DGB만 소상공인 2차 대출... 지방銀, 부랴부랴 "전산망 구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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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만 소상공인 2차 대출... 지방銀, 부랴부랴 "전산망 구축 중"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5.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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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중 5개 지방은행이 신보기금과 전산연결 안돼
지방銀 중 DGB대구은행만 전산망 기술 유일 보유
전북·광주은행 "6월 중순 서비스 개시에 최선"
경남은행 "신보와 협의중... 6월 초 세부일정 나올 듯"
금융위, "개별 시스템 아닌 클라우드 기반으로 가야"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 사진= DGB금융그룹 제공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 사진= DGB금융그룹 제공

지방은행 대부분이 신용보증기금과 전산 연결이 돼있지 않아 2차 소상공인 대출신청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일선에서 지원해야 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IT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금융 클라우드'로 지방은행이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8일부터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신청 사전접수가 시작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그리고 지방은행으로는 유일하게 DGB대구은행에서 접수가 가능하다. 

이번 2차 소상공인 긴급대출은 신용이 낮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가 대출액의 95%를 보증한다. 100만원의 대출이 있을 경우 신용보증기금이 95만원을 보증하므로 은행 입장에서는 5만원에 대한 부실 위험만을 지게 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또한 1차 소상공인 대출과는 달리 사전에 신용보증기금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신청자가 필요 서류를 은행에 접수하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발급받는 방식이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20일 "이번 2차 대출의 경우 은행은 대출 신청자의 신용 정보를, 기금 측은 신용보증에 필요한 정보들을 상호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은행 측은 자사의 단말기와 신용보증기금의 단말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이를 관리·운용할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현재 6개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DGB대구은행만이 전산망을 보유해 2차 대출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이미 10여년전 수탁보증 대출상품을 만들어 판매한 경험이 있다. 당시 기본적인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두었기 때문에 이번에 간단한 추가 작업만으로 2차 소상공인 대출업무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수탁보증은 물적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해 은행이 채무를 보증해 자금지원을 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서는 신용보증기금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계대출보다 중소기업 대출에 주력해온 DGB대구은행의 인프라가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DGB대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은행들은 뒤늦게 2차 소상공 대출에 필요한 전산망을 구축하기 위해 분주하다. 전북·광주은행 관계자는 "6월 중순 서비스 개시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 측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6월 초면 세부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용보증기금과 은행간 전산망 연결의 경우처럼 기존 단말기들을 상호 통합하는 작업을 흔히 SI(System Integration)라고 부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기술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금융권의 경우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기 때문에 작업이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말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게임이나 포털과 달리 금융권 SI는 사소한 오류로도 대외 신인도가 추락하므로 시스템 디자인과 개발이 완료된 이후에도 테스트 과정이 길고 복잡하기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다른 지방은행 전산 담당자는 "보안을 위해 보증기금과 전용선을 설치해야 하고 추가로 필요한 설비도 구입해야 한다. 예고한 6월 중순까지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T업계 전문가들은 은행마다 자체적으로 전산 시스템을 두는 이러한 방식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 지적한다. 한 해외 IT업계 종사자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도입했다면 대부분 은행들이 손쉽게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보증기금이 신용 보증에 필요한 정보를 '클라우드 인프라'에 제공하고 이를 각 은행들이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은행마다 자체 전산망과 운용 소프트웨어를 따로 구비할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IT자원을 빌려쓰고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이미 클라우드 방식의 도입을 독려해오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5월 29일 공개한 '클라우드와 금융혁신' 보고서에서 클라우드 방식이 대량의 데이터를 쉽게 수집·분석할 수 있어 디지털 금융혁신의 동력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최근 지방은행 가운데에서는 제주은행이 최초로 주 전산시스템과 서버를 클라우드 활용에 유리한 방식으로 교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T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해외에 본사를 둔 IT업체 종사자는 "한국은 아직 정보와 솔루션을 직접 소유하려는 보수적인 문화가 있어 새로운 방식에 호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 측면에서도 클라우드 방식이 유리한데도 기존 공인인증서를 놓지 못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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