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14조 급증... 코로나發 기업 대출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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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14조 급증... 코로나發 기업 대출 '눈덩이'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5.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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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중소기업 대출, 한 달 새 14조2,432억원 증가
"기업대출 부실화 가능성... 좀비기업부터 추려내야"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뿐만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기업 대출도 두 달째 수직상승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월 말 기준 463조9,2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8조4,379억원 늘어난 수치다. 관련 통계로 보면 2015년 9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부문이 5조1,219억원 급증했다. 전체의 61%가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분이다. 코로나 지원 대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영세 소상공인에게 3,000만원까지 연(年) 1.5%로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도 2015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4월 말 기준 88조5,0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5조8,952억원(7%) 증가한 규모다. 1년 전에 비하면 12조2,118억원(16%) 늘어났다. 일반인들의 기준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 자금이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신규 대출도 있지만 마이너스통장으로 인출한 자금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통상 대기업은 회사채 등을 통해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이 어려워지자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자금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과 합한 전체 기업대출은 지난달 14조2,432억원 늘어 전월(13조4,568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 증가액을 경신했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현재 은행들은 대출 증가액 만큼이나 늘고 있는 연체율을 세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코로나 장기화 사태가 맞물려 경제적 충격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심리 회복도 더디기 때문에 기업들은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은행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기업들의 대출 연체율은 당분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정책적으로 은행들에게 대출 확대를 요구하지만 바닥을 모를 정도로 경기가 악화될 경우 부실 위험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무조건 대출을 하라고 은행을 압박할 게 아니라 부실화 가능성이 큰 좀비기업(한계기업)을 구분해 우선적으로 구조개선을 실시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지원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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