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의 소주한잔] 묵은지와 돼지등뼈의 조화로움 '조아감자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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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의 소주한잔] 묵은지와 돼지등뼈의 조화로움 '조아감자탕'
  • 이성복 기자
  • 승인 2020.04.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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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봉명동 맛집, 조아감자탕] 허기지면 찾게되는 청주의 '숨은 고수'
사진=이성복기자. 조아감자탕
사진=이성복기자. 조아감자탕

[청주 봉명동 맛집, 조아감자탕] 을씨년스러운 날씨엔 감자탕이 제격이다. 돼지 등뼈를 손으로 잡고 마디마다 발라 묵은지에 싸서 먹다 보면 들깻가루, 깻잎, 파, 마늘이 덩달아 묻어나며 얼큰하게 입술을 적신다. 돼지뼈 국물엔 무청 시래기, 배추 우거지도 좋지만 묵은지가 역시 최고. 오래 묵은 신맛이 돼지고기 육즙 맛을 극강으로 끌어올린다. 부드럽고 달콤한 감자로 맵기를 다스리고 소주 한 잔. 라면은 불기 십상이니 사리로는 수제비나 옹심이가 알차겠다.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먹으면 비로소 조아감자탕 코스가 완성된다. 청주 봉명동의 숨은 고수다. 여름엔 봉평메밀로 하는 막국수와 소바도 인기다.

'감자'의 유래엔 설이 분분하다. 쌍떡잎식물 여러해살이풀 감자냐, 돼지 등뼈를 지나는 척수를 이르는 옛말이냐, 달착지근한 돼지고기 감저(甘猪)를 이르는 말이냐? 음식 이름은 쉬운 말로 쉽게 지어진다. 이 모든 설이 자연스레 섞여 돼지 등뼈에 감자를 넣어 먹는 감자탕이 된 것이 아닐까? 단백질, 칼슘, 비타민 B1에 탄수화물까지 넣어야 감자탕의 영양이 완성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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