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의 소주한잔] 껍데기 불사르는 밤... 왕십리역 '갈매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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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의 소주한잔] 껍데기 불사르는 밤... 왕십리역 '갈매기의 꿈'
  • 이성복 기자
  • 승인 2020.04.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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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왕십리역] 왕십리에 돼지고깃집 많고 많지만...
사진= 이성복기자. 갈매기의 꿈.
사진= 이성복기자. 갈매기의 꿈.

[갈매기의 꿈, 왕십리역] 갈매기살은 돼지의 횡경막과 간 사이에 있는 간막이살이다. 끼룩끼룩 나는 갈매기가 아니거늘, 가게 이름을 유명 소설에서 풍자적으로 따붙여 기억하기 좋다

'갈매기의 꿈 (Jonathan Livingston Seagull·1970)'은 리처드 바크의 우화소설로 1973년 제작한 동명의 영화(1982년 한국개봉)와 닐 다이아몬드의 오리지날 사운드트랙으로도 유명하다. 동료 갈매기들의 조롱과 질시를 이겨내고 하늘 높이 비상을 시도하는 갈매기 조나단의 도전을 그렸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명제를 안주로 갈매기살 뜯으며 소주 한 잔 하자. 2만4천원 500g이면 두셋 먹기에 너끈하다. 생갈매기살 소금구이 못지않게 돼지 껍데기 맛이 기가 막힌다. 오늘 현재로 이 집이 ‘최애’껍질이다. 양념 숙성에 비결이 있을 터. 마무리는 김 뿌린 최루탄주먹밥과 해물탕 ‘포스’의 용궁라면이다. "구름이 펼쳐져 페인트칠한 듯한 하늘로 그는 사라져 버렸지만, 시인의 눈으로 보면 당신도 원하기만 하면 곧 그를 찾아낼 수 있어요." 거나하게 귀가해서 닐 다이아몬드의 'BE'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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