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매출 20兆 찍었는데 두산·한화는 '폭망'... 더 심해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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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매출 20兆 찍었는데 두산·한화는 '폭망'... 더 심해진 양극화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12.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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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명소 자리해 초반 수익 좋았지만... 두산·한화 결국 철수 결정
사상최대 연매출 20조... 마케팅 비용 과다지출로 이익률 뒷걸음

올해 면세업계는 온탕과 냉탕을 오간 한 해였다. 두산과 한화가 사업성 악화로 사업철수를 결정한 것에 반해 면세업계는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인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적자허덕이던 두산·환화, 면세사업 철수 결정

한화와 두산은 2015년 말에 면세사업권을 획득했다. 당시 면세사업은 국내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로 넘치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2017년 사드 한파가 덮치며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다.

갤러리아 면세점 정문. 사진= 갤러리아면세점
갤러리아 면세점 정문. 사진= 갤러리아면세점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운영해온 두타면세점은 최근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두타면세점은 영업 정지일을 2020년 4월30일에서 2020년 1월25일로 앞당겼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20년 상반기 영업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는 여의도 63빌딩에서 영업하다가 올해 9월 중단했으며 사업기간동안 약 1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와 두산은 외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명소에 자리잡아 초반 수익을 올리며 기대를 하게 했지만 2016년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유커들이 급감하며 어려움을 겼었다. 이후 다이공에 의해 면세시장이 강북으로 재편되며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철수까지 결정하게 됐다. 

현재 면세시장은 다이공을 위주로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강북은 롯데와 신세계가 자리잡고 있으며, 내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가세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역대최대 매출 달성 목전... 내실은 '흔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6568억원으로 반기 기준 종전 역대 최고 기록이던 2018년 하반기 매출 9조7608억원을 뛰어넘었다. 업계는 이런 추세면 올해 20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덩치만 키웠을 뿐 내실은 부실해졌다. 롯데면세점은 3분기 매출 1조 5692억 원, 영업이익 893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2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던 1분기와 비교하면 3분기는 16% 감소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3분기 전년대비 22%증가한 1조3386억원으로 사상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24%감소한 451억원에 그쳤다. 전 분기인 2분기와 비교하면 35%나 줄어들었다. 업계 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꼽히지만 홍콩 시위로 체랍콕 면세점 실적 악화도 한 몫 한 것으로 지목된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신세계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성장한 7888억 원, 영업이익은 106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면세업계는 다이공 매출이 90%를 차지할만큼 기형적 구조를 지니며 중국의 정세에 따라 매출이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또 이들을 면세점으로 인도해주는 댓가로 여행사에 지불하는 송객수수료 증가도 내실을 흔드는 이유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중국이 개정된 '전자상거래법'단속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우려가 있다. 국내 면세점이 다이공에 의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이 이들을 본격적으로 단속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가 외적으로 호황이지만 다이공 의존도가 높아 업체 자체적으로 다양한 고객확보를 위한 마케팅을 적극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판도 바꿀까... 인천공항면세점 눈치싸움

이달 내 예고된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을 두고 업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인천공항은 2020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를 이달 내 발표할 예정이다. 총 8개 구역중 대기업에 할당되는 곳은 총 5곳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사진=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사진= 인천공항공사

입찰대상 구역은 모두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알짜베기 구역이다. 더불어 지난해 관세법 개정에 따라 최장 10년 운영이 보장돼 수익성도 보전되는 매우 매력적이다.

업계는 지난해 신세계에 3개 구역을 뺏긴 롯데가 그룹적 역량을 동원해 가장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5개 구역중 3개구역을 운영중인 신라면세점도 수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입찰가격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업계 4강 진출을 위해 두타면세점에 이어 인천공항면세점 입찰도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세계 공항면세점 매출 1위를 할만큼 매력적인 곳"이라며 "경우에 따라 이번 입찰에서 판도가 변화할 수도 있어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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