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소매상 2~3명 보기도 힘들어"... 수출길 막힌 동대문 패션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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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소매상 2~3명 보기도 힘들어"... 수출길 막힌 동대문 패션街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0.03.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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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코로나에 연이은 타격, 매장 유지도 쉽지 않아
동남아·내수 시장 공략 전환 등 위기 극복 노력도
사진=시장경제신문DB. 지난해 열린 서울 패션위크.
사진=시장경제신문DB. 지난해 열린 서울 패션위크.

동대문 패션타운이 코로나19 쇼크에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 상인들의 발길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 내수 소매상마저도 방문이 뜸해 점포를 가진 사업자들은 점포 유지마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동대문 apM플레이스에서 만난 여성의류 점포 2곳을 운영하고 있는 A씨(42·남)는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 하루 평균 20~30명 정도 소매상들이 방문했지만 최근에는 하루에 2~3명 보기도 힘들다”며 “아예 동대문 상권 내에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A씨가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국내 내수용보다 중국 등 해외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들을 취급하는 곳으로 이번 코로나 사태로 수출길이 사실상 끊긴 상황이다. 또,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내 내수 유통을 알아보고 있지만 마케팅 방식 자체가 달라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A씨의 이야기처럼 현재 동대문 패션타운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흔히 동대문 큰손으로 거론되는 중국 보따리상들과 패션 인플루언서 등의 방문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고, 원단 등을 주로 공급하는 대구지역 공장도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완제품 생산이 쉽지 않다.

특히, 일부 업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중국과 교역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신제품 생산 비중을 높인 상황이라 타격이 더 크다. 패션업계는 2016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금지령) 이후 지난해 하반기까지 수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 조금씩 기지개를 다시 켜는 상황이었다.

일단 동대문 상권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빠르게 종료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또,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있어 4월 중순 이후부터는 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다만, 현재 재고물량 처리를 위해 전문 구매업체를 통해 유통하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으론 최근 몇 년간 패션업계의 어려움을 계기로 새로운 수요처를 찾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중국시장이 수익은 높지만 변수가 많아 수익이 적더라도 안정적인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의식이 생긴 것이다.부

A씨는 “한한령과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중국 시장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업주들을 주변에서 많이 만난다”며 “제품 생산단가 등을 조정해 동남아와 내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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