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막혀 성장 멈춘 금융지주... 앞길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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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막혀 성장 멈춘 금융지주... 앞길 첩첩산중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9.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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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계열사 은행 의존도 여전, 금융당국 리스크 관리 강화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 증가폭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각종 규제 장벽 앞에서 은행업의 성장세가 둔화된 여파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신한·KB·농협·우리·하나·BNK·DGB·JB·한투·메리츠 등 금융지주사 10곳의 연결당기순이익은 8조5,692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731억원)보다 21.2% 늘었다.

이는 올해 초 출범한 우리금융지주가 조사 대상으로 새로 편입된 영향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 1조1,797억원을 제외하면 상반기 증가폭은 4.5%(3,16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폭(10.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권별 자회사 순이익 증감을 살펴보면 금융투자는 4,590억원(35.1%), 보험은 922억원(18.6%) 증가한 반면 여전사는 -481억원(-5%), 기타 부문은 -55억원(-2.9%)으로 줄어들었다. 금융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익은 129억원(0.2%) 늘어났다.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은행에 대한 금융지주사의 이익 의존도는 64.1%로 여전한 모습이었다. 은행을 제외할 경우 금융지주사들의 업권별 이익 비중은 금융투자 17.9%, 여전사 10.2%, 보험 5.9%, 기타 부문 1.8%에 불과했다.

상반기 전체 금융지주사의 총자산은 2,587조원이다. 지난해 말 2,068조원보다 25.1%(519조원)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 자산 359조4,000억원을 제외할 경우 기존 9곳의 총자산은 7.7%(159조6,000억원) 증가했다. 총자산 대비 권역별 자회사의 자산 비중은 은행이 75.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지주사의 총자본·기본자본·보통주 자본비율은 각각 13.75%, 12.33%, 11.43%였다. 지난해 말보다 각각 0.63%p, 0.67%p, 0.86%p 하락했다.

올해 6월 말 금융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32.22%보다 6.43%p 하락한 25.79%로 집계됐다. 자회사 출자 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7.90%로 작년 말(122.86%)보다 소폭 하락했다.

6월 말 현재 금융지주사 10곳의 소속회사 수는 237개, 점포 수는 8,611개, 임직원 수는 15만2,074명이다. 지난해 말 대비 각각 28개사, 1,407개, 2만6,521명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  편입으로 소속회사(24개), 점포(1,378개), 임직원(2만3,119명)이 늘어났다.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 금융지주사들의 자회사 편입이 지속된 것도 규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향후 미·중 무역분쟁, 한·일 관계악화, 국내 경기부진 우려 등에 대비해 금융지주사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잠재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과도한 단기실적 추구 행위를 지양해 소비자보호 미흡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금융지주사가 건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해 소비자권익을 보호하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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