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서 윤석헌까지... 은성수 금융위원장, 숨가빴던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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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에서 윤석헌까지... 은성수 금융위원장, 숨가빴던 한 주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9.2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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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20일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현장서 강행군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서 정부, 국회,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제공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서 정부, 국회,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추석 연휴 직후부터 정신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은성수 위원장은 당분간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금융권과의 스킨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6일부터 20일까지 한 주 내내 강행군이었다. 은성수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은성수 위원장과 함께 임명장을 받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함께 자리해 이목이 집중됐다.

은성수 위원장은 축사에서 "전자증권제도로 증권의 디지털화(digitization)가 이뤄지면서 비효율은 사라지고 절차는 단축되며 혁신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본시장 투명성 담보 측면에선 증권의 실명제(實名制)가 단행돼 증권의 위조·분실 위험이 사라지고 음성적 실물거래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실물증권이 전자적 기록으로 바뀜에 따라 투자자나 발행기업이 해킹‧오기재 등에 따른 피해를 우려할 수 있으므로 정보기술(IT) 시스템의 안정성과 정보보안을 철저하게 챙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예탁결제원에는 실물주식 등록 시 투자자 불편이 없도록 하고 비상장기업 전자증권 전환 시 지연 없이 심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은 조국 법무부 장관은 "전자증권제도 시행으로 기업의 성장, 체질 개선 위한 자금조달,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게 하고 혁신적 기업금융 서비스의 토대가 돼 우리사회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음날인 17일 은성수 위원장은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를 방문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현장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는 은성수 위원장을 필두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은성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재임 기간 중 중점 추진할 정책방향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재도약을 약속하며 다각적인 자금 지원 방침을 설명했다.

18일에는 은행권 청년 창업 재단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조성한 창업 공간인 디캠프에서 핀테크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은성수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국내 핀테크 산업의 수준이 아직까진 산업 지형을 변화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내 핀테크 업체 중 유니콘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한 만큼 더 큰 도약을 위해 우리의 강점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금융당국을 향한 핀테크 업계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증권업 인가를 신청했는데 금융당국에서 불가능한 안들을 제시하고 있어 증권업 진출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이슈로 은행업 진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규제와 비협조적인 태도 탓에 토스가 제3인터넷전문은행과 증권업 진출 포기를 검토 중이라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은성수 위원장은 19일 금융감독원을 찾기도 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갖는 회동이었다.

여러 우려와는 달리 화기애애한 장면이 연출됐다. 로비에서 은성수 위원장을 맞이한 윤석헌 원장은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눈 뒤 민원센터로 향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민원센터에서 금감원 직원으로부터 일본 수출규제와 파생결합펀드(DLF) 관련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요즘 현장을 다녀보니 기업은 금융사를 만나기 어렵다고 하고, 금융사는 금감원을 만나기 힘들다 하고, 금감원은 금융위가 만나주질 않는다며 호소하니 이는 결국 소통의 문제"라고 말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도 터놓고 이야기해야 오해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석헌 원장은 "위원장님 방문을 계기로 은행권, 감독원, 금융위 문턱이 닳아 없어져서 소통이 잘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수장은 앞으로 금융위와 금감원을 한팀으로 만들겠다며 2인 회의를 정례화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20일에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 있는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서민 금융 정책이 집행되는 현장을 살폈다.

간담회에 앞서 지원센터 운영 현황을 보고받은 은성수 위원장은 "안심전환대출,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햇살론 등 서민금융 상품의 종류가 너무 많아 금융위원장인 나도 공부하지 않으면 헷갈릴 정도"라고 했다. 그는 "상품이 너무 많다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무엇을 써야할 지 모르고 사각지대나 중복 지원이 생기게 돼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취임 후 본격적인 첫 주를 마친 은성수 위원장은 다음 주에는 자본시장과 관련 현장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조만간) 시중은행과 자본시장의 의견을 듣는 자리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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