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뚝뚝 떨어지고 바젤3까지... JB금융 김기홍 리더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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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뚝뚝 떨어지고 바젤3까지... JB금융 김기홍 리더십 '위기'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5.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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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광주은행 中企대출 비중 작아 바젤3 혜택 크지 않을 듯
BIS비율 하락세 지속... JB금융 "연내 내부등급법 승인 노력"
전문가들 "담보대출 치중 위험... 체질개선도 병행해야"
김기홍 JB금융 회장. 사진=JB금융 제공
김기홍 JB금융 회장. 사진=JB금융 제공

JB금융지주(회장 김기홍)의 자본적정성 지표의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2분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고 6월 바젤3 최종안이 적용되면 적정성 수치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전북·광주은행의 투자를 다변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13일 본지가 최근 JB금융지주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BIS비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었다. 소속 전북·광주은행의 자본적정성이 악화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세계적으로 은행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융당국은 BIS비율이 14%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 등 조치를 받게 되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 퇴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프=양일국 기자

전북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3분기 15.04%를 정점으로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는 각각 14.12%와 13.98%를 기록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금융당국의 권고치 이하로 추락한 것이다.

사진=JB금융그룹 제공
그래프=양일국 기자

광주은행의 BIS비율 역시 지난해 2분기 16.97%에서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4분기가 각각 16.71%와 16.02%였고 올해 1분기는 15.41%를 기록했다. 

문제는 당분간 금융권 상황이 좋아질 개연성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올해 2분기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될 경우 대출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져 RWA와 연체율이 급증할 수 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대비 금년 1분기 두 은행의 연체율이 소폭 증가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JB금융그룹 제공
그래프=양일국 기자

전북은행은 지난해 4분기 대비 가계와 기업 모두 연체율이 상승했다. 가계연체율은 0.42%에서 0.54%로, 기업연체율은 0.74%에서 0.91%로 각각 증가됐다. 광주은행의 경우 기업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 대비 가계연체율은 0.29%에서 0.35%로 증가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13일 "현재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심하고 있으며 금년 내로 금감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을 승인받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위험가중자산(RWA) 산출시 내부등급법에 따르는 것이 은행입장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내부등급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각종 리스크 관리 역량과 자체 신용평가체계를 엄격하게 검증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승인받는 것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좋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결과적으로는 BIS비율이 늘어 향후 자산을 키우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6개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전북은행만이 내부등급을 승인받지 못한 상태다. 광주은행은 과거 우리금융지주 소속으로 승인받은 것을 이어오고 있다.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지 못한 은행들은 바젤의 표준등급법에 의거해 RWA를 산출하게 된다. 

금년 6월부터 적용될 바젤3 최종안은 대체로 국내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를 개선해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바젤3 최종안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RWA 비율을 기존 100%에서 85%로 완화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많을수록 은행의 BIS비율이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북·광주은행은 대출 가운데 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바젤3로 인한 반사이익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기업 대출비중은 각각 51.9%, 51.0%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DGB대구은행과 BNK경남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대출에서 기업과 가계 비율이 7:3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대구은행은 총 41조의 대출 가운데 기업이 66.9%, 가계는 30.8%를 기록했다. BNK 경남은행 역시 총 30조3,000억원의 대출 중 기업이 67%, 가계가 29%를 기록했다.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전문가들은 DGB·BNK 금융지주가 현재 당기순이익 등 주요 지표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주 고객이 기업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전북·광주은행에 비해 유리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앙대 경제학과 김승욱 교수는 13일 "은행의 핵심 역량은 대출심사에 있는데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능성을 보는 안목이 탁월한 은행이 미래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욱 교수는 "해외 주요 은행들은 기업 심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공대생은 물론 의대생까지 채용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에 담보 대출에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업대출 비중이 낮은 것은 타 지역에 비해 기업이 많지 않은 특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많건 적건 대출에 목이 마른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가계대출이 큰 JB금융지주가 코로나19 여파에 선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러한 체질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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