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에 GDP 1%대로 추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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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에 GDP 1%대로 추락 가능성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8.0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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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보고서 발표
일본 수출규제로 한국 GDP 0.27∼0.44% 감소 전망... 2%대 어려워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성장률 2% 아래로도 볼 수 있다" 언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이기륭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이기륭 기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결정의 여파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도 유지하기 어려울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의 GDP가 0.27∼0.4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1일 발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 조치가 장기화해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이 10% 감소한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지난 2일 2차 보복으로 발표한 한국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가져올 악영향은 고려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백색국가 배제 조치의) 규제대상 품목 범위가 어느 정도이고, 한국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어렵다"고 했다.

이 같은 가정에 따르면 올해 2%대 성장은 어려워진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수정 전망치 2.2%조차 시장에선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4월에 전망했을 때보다는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비슷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3개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지난달 기준 2.1%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내렸다. 이들 중 스탠다드차타드(1.0%), IHS마켓(1.4%), ING그룹(1.4%), 노무라증권(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등 10곳은 올해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도 이런 시장의 견해에 일정 부분 수긍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수정 전망은 최근 격화한 '한일 경제전쟁'을 계산에 넣지 못했다. 그 내용과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일 긴급 점검회의에서 “일본의 조치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비관적 시나리오로 보면 (성장률을) 2% 아래로도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일 경제전쟁이 터진 데다 다음달부터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출품에 10% 관세를 매기는 '관세전쟁'까지 겹치면 2%대 성장이 어렵다는 점을 한은도 인식한 셈이다. 1%대 성장률은 금융위기(2009년 0.8%) 이후 최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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