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 "신한 아성 깨자"... 부산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유치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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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협 "신한 아성 깨자"... 부산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유치戰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8.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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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경쟁입찰...우리·농협은행, 입찰 참여
하나·국민은행도 입찰 참여에 무게 두고 검토 중
사진=이기륭 기자
사진=이기륭 기자

지난해 청주시금고와 청주지법의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을 두고 경합을 벌인 은행들이 올해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공탁금 금고지기가 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최근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공탁금 보관은행 지정 입찰공고를 냈다.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신청서를 받고 제안서 평가와 프레젠테이션 등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말쯤 공탁금 보관은행을 선정한다. 뽑힌 은행은 2024년 말까지 공탁금 관리를 맡는다.

그동안은 수의계약을 통해 신한은행이 독식하던 구조였지만 2017년부터 경쟁입찰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공탁금 보관은행이던 신한은행이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공탁금 보관은행 입찰이 목전으로 다가오자 시중은행들은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움직임이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입찰에 참여하는데 무게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공탁금 규모는 1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법원 공탁금은 민형사 사건에서 당사자간 합의금이나 배상금 규모에 다툼이 있을 경우 최종 금액 확정 시까지 법원이 맡아두는 돈이다. 은행은 보관했던 공탁금을 권리자에게 지급하면서 보관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또 민원인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부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의 관전 포인트는 신한은행의 아성이 깨질지 여부다. 신한은행으로부터 공탁금 관리 역할을 빼앗는 다른 시중은행은 부산 지역에서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간 전국 법원은 각 법원마다 공탁금 보관은행을 각자 선정해 사실상 수의계약을 맺었다. 기존에 선정된 보관은행과 재계약 형식으로 장기간 계약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다.

신한은행은 조흥은행 시절인 지난 1958년부터 지금까지 법원 공탁금 업무를 맡고 있다. 1958년 법원 공탁금이 생겨나면서 정부는 조흥은행에 해당 업무를 맡겼고 이후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이 합병하면서 각 법원에 들어가 있던 조흥은행 대신 신한은행이 법원 공탁금을 관리하게 됐다.

신한은행이 공탁업무를 맡은 지방법원만 13개에 달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서울 5곳 법원 중 북부지법(NH농협은행)을 제외한 4곳은 모두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 이상 신한은행에 공탁금 관리를 위임했다. 앞서 2017년 말 인천지법·부천지원 2곳, 지난해말 청주지법·천안지원 경쟁입찰에서도 신한은행이 재지정됐다.

공탁금 보관은행 입찰에서 평가항목은 ▲재무구조의 신뢰성(35점) ▲공탁 등 법원 업무 수행능력(35점) ▲민원인 이용 편의성 및 지역사회 등 기여도(30점) 등 크게 세 가지다. 세부 평가 항목으로 보면 '해당 지역의 지점 현황 및 계획과 공탁금 등 납부편리상태 및 증진 방안'(15점)이 배점이 가장 커서 입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공탁금은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짭짤한 수익원이다. 별다른 조달노력이나 비용 없이도 대규모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시중 예금 금리보다도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 지자체·공공기관 등의 금고경쟁에서는 ‘역마진’을 우려하며 거액의 출연금을 내야하는 반면, 공탁금 보관은행은 발생한 공탁금 관련 수익의 0.5%만 법원에 출연하면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원 공탁금 관리은행으로 지정되면 수익성을 높일 기회를 얻는 만큼 대부분 시중 은행들이 들어가려고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다른 법원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직원들을 통해 우량 고객도 확보할 수 있어 이번 경쟁입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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