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탄소섬유 국산화' 박차... '克日' 선봉에 선 조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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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탄소섬유 국산화' 박차... '克日' 선봉에 선 조현준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8.2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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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존도 높았던 소재 '탄소섬유'… 국산화 '이상 무'
효성 "미국·일본 이어 탄소섬유 글로벌 탑3 진입할 것"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20여년간 ‘탄소섬유’로 한 우물을 파 온 효성이 본격적인 투자 확대의 호기를 맞았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탄소섬유’ 국산화가 시급한 가운데, 꾸준한 연구개발로 원천기술을 확보한 효성이 우리나라 소재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등장한 것이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신소재인 ‘탄소섬유’ 생산량을 2배 늘린다는 목표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10배 강하다. 우주·항공 분야와 수소차, LNG 선박 등을 비롯, 광범위한 산업분야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기대되는 미래 핵심소재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산 탄소섬유 점유율은 약 60~70%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일본 기업이 만든 ‘탄소섬유’를 주로 수입해 써 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면서 탄소섬유도 원활한 공급을 장담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탄소섬유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소섬유를 독자기술로 개발한 효성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효성의 현재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연간 2000톤 수준이지만 2028년까지 24000톤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효성은 1차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2028년까지 10개 생산라인 증설을 모두 완료하면 현재 11위(2%)인 글로벌 점유율이 3위(10%)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전북 효성첨단소재 공장 전경. 사진=효성
전북 효성첨단소재 공장 전경. 사진=효성

◆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 개발 성공한 효성… 정부 "적극 뒷받침 할 것"

효성이 탄소섬유 개발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반의 일이다. 당시 조석래 회장은 탄소섬유가 지닌 가치를 꿰뚫어보고 독자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2500억원을 들여 전주 친환경복합산업단지에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했다. 당시 미국·일본이 양분하던 탄소섬유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효성이 개발한 고성능 탄소섬유 ‘탠섬(TANSOME)’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한국이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다. 일본 소재기업인 도레이의 제품인 ‘T700’과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 품질을 지녔다. 

이 같은 조석래 회장의 ‘기술 경영’은 아들인 조현준 회장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소재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우리나라에서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를 개발하고, ‘글로벌 톱3’ 진입까지 목표로 삼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석래-조현준 회장으로 이어지는 선구안과 기술혁신이 가장 주효했다는 평가다. 

효성의 탄소섬유 기술력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재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성의 성공 경험이 우리 경제의 큰 자산이자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효성첨단소재 전북 전주공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탄소섬유는 그 자체로 고성장 산업이며 효성의 담대한 도전과 과감한 실행을 정부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탄소섬유 등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선정해 향후 7년간 7~8조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는 한편,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연구개발(R&D)에 대해서는 예타 면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조현준 회장은 "효성은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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