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대기업 1등급란은 유통과정 길어 죽은 계란"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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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대기업 1등급란은 유통과정 길어 죽은 계란"김낙철 한국계란유통협회 회장 인터뷰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이 발생하고 근래들어 연중행사처럼 되어 버린 조류독감 파동 등으로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식용란 선별유통업자들이다. 온갖 파동으로 계란 유통시장이 피폐해지면 농가나 대기업 등은 정부의 지원금이라도 받지만 그들은 모든 손실을 본인들이 떠안아야 했다. 지난 해에는 살충제 계란 파동이 발생하면서 식용란의 유통과정을 개선하는 법안이 개정됐는데 해당 법안은 유통업자들을 죽이는 법이라고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다. 정부가 살아있는 신선한 계란을 죽여서 소비자에게 공급하라는 법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대기업의 경제논리에 정부가 충실한 하수인이 되어버렸다고 주장한다. 한국계란유통협회의 김낙철 회장을 만나봤다.

△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해 달라.

- 한국계란유통협회 5대 회장이자 고향축산(주)의 대표이다. 한국계란유통협회는 50년 전 계란상인연합회로 출범해서 13년 전에 사단법인화했다. 계란 유통시장에 대해 정부의 관여가 없을 때 선배들이 연합회를 만들어 양계협회와 함께 계란의 공급물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다. 협회를 잘 이끌어서 조그맣게 영업하는 사람들에게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 조류독감이나 살충제 계란 파동 등 근래 들어서 업계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는 이슈들이 많이 터졌다.

- 과거에는 한 양계장에 돌림병이 돌면 한 곳에서 끝났다. 지금은 밀집되어 있는 사육형태이기 때문에 대규모로 번지고 급속도화 되어 갔다. 정부의 현대화 사업으로 양계농장에 과도한 지원을 하면서 물량이 과잉 공급되게 됐다. 경제논리에 밀린 밀집사육의 결과이다. 조류독감이 일부러 퍼뜨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퍼졌다. 항간에는 조류독감에 사용했던 약품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떠돈다. 조류독감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처방하는 소독약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조류독감으로 1/3의 닭을 폐사시키고 결국 외국에서 계란을 수입했지만 유통상의 문제로 일반 소비자들은 수입계란을 구경할 수 없었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들여가며 계란을 수입했지만 수입된 계란은 대기업의 몫이었다. 우리같은 영세자영업자들은 멀쩡한 계란 수십만개를 파묻어야 했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손가락질뿐이었다.

△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해 지난해 10월 ‘축산물 위생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유통업자들에게 많은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집단행동까지 펼쳤는데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나왔나?

- 지난 4월 25일자로 공포됐다. 1년의 준비기간과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서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내년 10월 이후에는 국민들은 보다 건강한 비세척란을 먹기 어렵게 된다. 식약처에서 현장을 둘러보고 관련법조항을 만들었으면 보다 합리적인 법조항들이 나왔을 것이다. 우리협회에서 협회에서 식약처 담당자들과 함께 양계장을 둘러보았다. 식약처 담당자들의 계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살충제 계란 때문에 선별업이 출발했지만 세척시설을 갖춘다고 살충제를 닦아 내지는 못한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것이다. 소비자를 위해 만든 법이라고 하지만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는 법이 돼버렸다. 정부에서 양계장만 제대로 관리해서 제대로 된 생산이 되면 해결될 일이었다.

△ 계란 파동으로 인해 많은 유통업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들었다.

- 조류독감이나 살충제 계란 파동 등이 발생하면서 판매를 접은 유통인들이 많다. 살충제 파동 때는 살충제와는 상관없는 계란도 국민들이 불신해서 판매가 안 돼 상당히 많은 고통을 입었다. 폐기처분한 계란이 많아서 유통업자들이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 닭을 키우는 양계장은 국가의 보조금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정상적인 계란임에도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하는 등 유통업자들이 입은 손실에 대해서 정부는 보조금 지원을 전혀 해 주지 않았다. 유통업자들이 모든 손실을 떠 안은 것이다. 잘못은 농림부와 양계장이 저질렀는데 애꿎은 유통업자들만 손실을 본 것이다. 협회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 ‘식용란 선별 포장업’, 무엇이 문제인가?

- 식약처에서는 물세척란의 경우 0도~10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물세척은 계란을 보호하는 큐티클층을 없애버린다. 그래서 냉장보관이 필수이다. 브러쉬세척이나 에어세척은 큐티클층이 약간만 손상되기 때문에 물세척란보다 건강해서 유통기간이 늘어난다. 식약처에서는 모든 계란을 1등급란으로 만들어 판매하겠다는 생각이다. 싞약처에서는 선별포장업장이 되어 있다고 하는 곳이 70여 곳이지만 모두 대기업 계열 유통업자들뿐이다. 모든 계란을 1등급란으로 만들어 판매하겠다는 것이 식약처의 생각이다. 하지만 계란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키우게 된 것은 대기업의 마케팅이다. 대기업이 계란유통사업에 진출하면서 대기업생산계란이 좋은 것이라는 마케팅을 폈다. 소상공인들이 마케팅에서 밀렸다. 소비자들은 비싼 계란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에서 계란유통에 손을 대면서 유통과정이 배 이상 늘어났다. 우리 같은 유통업자들은 매일 새벽에 농장에 나가 계란을 받아서 바로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그러나 대기업은 몇 가지의 세척 및 선별 등 몇 가지 단계의 공정을 더 거친다. 유통과정이 늘어나다 보니 계란의 신선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것을 1등급란이라고 포장해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

△ 왜 이런 불합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가?

- 농장에서 살충제를 뿌렸는지 항생제를 썼는지 유통업자들은 알 수가 없다. 농장주의 잘못으로 피해는 유통인들이 지고 있다. 정부의 보상은 농장주들에게만 지원된다. 농장에서 모든 것을 책임져 줘야 한다. 식약처는 다른업종과의 형평성 유지를 위해 유통인들이 확인을 해서 소비자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항생제계란이 발생하면 농장주는 몇십만원의 과태료만 물면 되지만 유통업자들은 판매량에 따라 벌금이 과금되기 때문에 수백만원의 벌금을 낸다. 유통업자들은 항생제 사용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계란의 생산에서부터 소비까지 모든 과정의 책임을 유통업자들에게 지우고 있다. 살충제 때문에 생겨난 식용란 선별포장업에 살충제 관련된 조항은 전혀 없다. 살충제 성분은 물세척을 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다. 무슨 이유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대규모의 농장이나 대기업들만 좋은 법이다. 소상공인이나 소농들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의 법이다.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촉구를 하고 있는 이유이다. 지금은 적합업종에 포함돼 있다. 대기업은 자제하라는 권고사항이다. 올해 말로 끝이 난다. 한 번 더 권고하면 3년이 늘어나고 3년이 지나면 더 이상 자제시킬 수 없다. 그래서 법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2,750곳 되는데 2,500여개는 문 닫아야 한다. 정부발표대로라면 200개 정도 밖에 살아남지 못한다. 대책도 없다.

△ 모든 것이 대기업의 유통사업 진출 때문이라는 말로 들린다.

- 대기업의 계란은 선별업자들의 계란과 가격경쟁이 안 된다. 대기업은 유통과정이 복잡하고 선별업자들은 직거래 형태이기 때문에 선별업자들의 계란이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대기업이 시장을 침탈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신선하지 못 한 계란을 더 비싼 돈을 내고 먹어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 냉장보관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오래 된 계란을 먹을 수 밖에 없다. 중소상인들의 일자리 뺏기에 다름 아니다. 대부분의 유통업자들이 새벽에 일어나 농장으로 간다. 대기업의 유통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선별업자들의 유통을 거친 계란들이 신선하다. 유통과정이 늘어나면서 계란의 신선도가 떨어진다.

△ 계란 유통업을 얼마나 했으며 나름 성공한 비결이 있다면?

- 처음에는 10평 규모의 사업장으로 시작했다. 농장에서 바로 가져다 유통기한을 짧게 했다. 덕분에 거래처에서 소개를 해 줘서 거래처가 늘어났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신선함으로 승부를 봤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농장에 가서 계란을 싣고 와서 바로 포장해서 저녁 늦게까지 거래처에 배달. 밤 12시 돼야 잠자리에 들었다. 부지런하면 아직은 기회가 있다. 한 곳에서 수십년간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막연한 기대심리만 가지고 사업을 하면 망하기 쉽다. 절실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망하지 않는다. 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허황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떤 업종이든간에 부지런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김낙철 한국계란유통협회 회장

김흥수 기자  hs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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