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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자제력 없으면 카드 잘라라, 생활이 바뀐다"사단법인 서민금융연구원 조성목 원장 인터뷰

지금은 현역에서 떠났지만 금융감독원 재직시절 ‘해결사’ 혹은 ‘대책반장’이라 불리웠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범인의 목소리를 공개 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보이스피싱 일당들이 “금감원 조성목 국장인데....”라며 이름을 팔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금감원 재직 15년동안 서민금융부서에 몸 담으며 우리나라 서민금융의 틀을 다졌다는 평을 받는 인물, 서민금융연구원의 조성목 원장을 만나봤다.

△ 금감원을 떠난지 벌써 2년이 흘렀다

- 지금은 (주)SK루브리컨츠의 고문역을 맡고 있다. 2016년 4월에 금감원을 퇴직하고 나와 금감원 재직시절 못 했던 일을 하고 싶었다. 당시 서민금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전무했다. 은행이나 보험, 자산운용 등 소위 말하는 돈 되는 분야에는 모두 번듯한 연구기관이 있지만 서민금융분야는 돈이 안 돼서인지 전문적인 연구기관이 없었다. 그래서 서민금융을 연구하는 기관을 설립하기로 마음먹고 발품을 팔기 시작해 설립한 것이 지금의 서민금융연구원이다. 현재 원장직을 맡고 있다.

△ 서민금융연구원을 자세히 소개해달라

- 지난 해 9월 13일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기관이다. 지난 달 16일 서민금융포럼이라는 명칭을 연구원으로 변경했다. 서민금융은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한 분야임에도 그동안 체계적인 연구가 없었다. 금감원 재직시절인 2001년부터 사채피해신고를 받으면서 서민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퇴직 후 뭔가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서민금융시장이 척박하다는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이 분야는 정치적 입김이 상당히 많이 작용한다. 이론적 토대가 쌓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빈자리를 누군가가 채워야 하는데 아무도 안 채웠다. 재원확보가 어려워 누구도 안 하려고 한다. 서민들이 우리 경제의 뿌리임에도 아무도 덤벼들지 않았다. 저명한 학자들과 현업종사자, 소비자 단체 등을 아울러서 함께 하고 있다. 다른 연구소들은 책상위에서 이뤄지는 연구가 대부분이지만 우리는 현장 중심의 연구를 한다.

△ 연구원의 역할을 어떻게 가져가고 싶은가?

- 법이 없으면 만들어야겠지만 있어도 소비자들이 이용을 안한다. 제대로 된 홍보가 부족해서 생겨나는 결과이다. 대부업협회에서 현재 ‘임의조정’(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채권을 조정하는 업무)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대부업자들의 자본금 요건을 규제하는 문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업자를 양성화시킨다고 인센티브 주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규제할 필요가 있는가? 규제에 걸린 대부업자는 숨어서 사채업하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 불법 사채의 피해자는 있는데 사채업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공무원들이 대부업 등록을 면허증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성매매 단속한다고 없어졌나? 더 많이 음성화됐다. 성매매를 뿌리뽑자고 나섰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도 결국 공창을 합법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본인이 집창촌 단속한 것을 후회한다. 관심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을 한다. 이런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서 연구하자는 것이 연구원이다.

△ 연구원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가

- 연구의 사각지대에 있던 부분을 알려야 하는데 쉽지 않다. 집은 지어졌는데 내부를 못 채우고 있다. 재원이 문제다. 신용카드회사에서 부담을 해야 하는데 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채업자와 카드회사가 다른 점이 뭐가 있나? 소비자를 재정적 곤궁에 빠뜨리기는 매한가지다. 사채시장으로 가기 전에 카드빚으로 먼저 시작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열심히 카드 돌려막다 한계에 도달하면 대부업계로 가서 손을 내민다. 원죄가 카드회사다. 채무불이행자 양산의 원초적 문제점인 카드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카드회사가 부담할 필요가 있다. 상환능력 안 따지고 돈 빌려 준 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개인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금융회사들은 소비자의 재정능력에 대한 관심이 없다.

△ 재원마련에 대한 고민이 많겠다.

- 맡겨놓은 물건 안 찾아가면 법원에 공탁해야 한다. 예금도 똑같다. 박선숙 의원이 발의한 미청구 자기앞수표 발행대금을 서민금융으로 돌리게 하는 법안이 올 해 초 국회를 통과했다. 휴면예금도 마찬가지다. 은행연합회장에게 스스로 알아서 내놓으라고 했다. 그러나 은행은 관행에 젖어서 휴면예금을 자기 돈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시했다. 2금융권까지 포함하면 1조원 규모의 별단예금이 형성돼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숨어 있는 돈들을 찾아야 한다. 소비자에게 환수해줘야 할 돈을 못 준 경우 서민금융 예산으로 사용해야 한다. 휴면보험금도 연간 천억이 된다. 빠르고 편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의 권리를 찾기 쉽도록 해 줘야 한다. 감독기관이 소비자들에게 홍보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해야 한다. 빚내라고 장려금 준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 카드사태 후 당정협의회에서 결론나기를 수수료를 없애기로 했다가 연회비의 10%로 정했다. 화근이 됐다. 빚을 권하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

△ 2016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 금감원에 재직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40% 수준으로 줄였다. 그놈 목소리 공개 등을 통해서 줄였다. 당시에는 ‘그놈 목소리’가 컸다. ‘나 금감원 조성목 국장인데’ 인지도가 그만큼 퍼져 있다 보니 우스꽝스런 일이 일어났다. 카드3사 정보유출 사건이 터졌을 때도 투입돼서 갈무리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현장에 나서 진두지휘했다. SBI저축은행을 일본의 SBI펀드에 매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SBI가 조성목한테 사기를 당했다는 말이 퍼졌다. 인수가 끝난 후 SBI가 추가로 투입한 돈이 1조 3천여억원이다. 사기운운하는 말이 떠돌길래 외국자본 1조3천억원 끌어왔으면 훈장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고 다녔더니 진짜 훈장을 받게 됐다. 할 일을 한 것 뿐이데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서민금융진흥원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제도는 좋으나 잘 운영되도록 관리감독을 잘 해야 한다. 대출이 나가면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잘 해야 한다. 현장목소리를 듣고 선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원이 한정돼 있으니 그들에게 들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 고정관념이나 타성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고정관념에 젖어 있으면 발전이 없기 마련이다. 자영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지원하는 것은 그 사람의 사업이 잘 돼도록 해 주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분야에 대한 분석없이 단순하게 자금만 지원해 주는 역할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지원에 대한 성과가 없다. 돈을 얼마 줬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렸는가가 중요하다. 통계가 없다. 성과분석이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발전이 없다. 창의력이 중요하다.

△ 업계에서 두 가지로 평판이 갈린다. 극과 극이다.

- 나는 원칙주의자일 뿐이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보다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이 더 많다. 멈칫거리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평판에 별 신경쓰지 않는다. 사명감만 가지고 일을 했을 뿐이다.

△ 서민금융 시장의 특성이 있다면?

- 금감원 재직시절 부하직원이 카드로 술을 많이 마셨다. 내가 카드를 빼앗아 잘라버렸다. 3년 지나니까 부하직원의 생활습관이 바뀌었다. 자제력이 없으면 잘라야 한다. 빠르고 편한 것은 위험하다. 연체율 비교할 때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연체율이 많이 차이가 난다. 대부업계가 저축은행의 절반수준이다. 대부업계는 대면심사를 원칙으로 한다. 그에 반해 저축은행은 비대면이 많다. 그러다 보니 연체율이 높다. 일본에 가서 화상대출 하는 모습을 봤다. 대출상담하면서 사람의 표정까지도 심사기준이 된다. 비대면으로 하다 보면 부실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 최고 이자율 인하 논란을 어떻게 보시는지?

- 체계적인 이해없이 정책이 이뤄졌다. 이자율 인하가 나쁘지는 않으나 인하 후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앞서야 한다. 암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런 부분은 드러나지도 않고 있다.

김흥수 기자  hs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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