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정유사 갑질·최저임금 폭탄에 주유소 죽을 판"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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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정유사 갑질·최저임금 폭탄에 주유소 죽을 판"'한국주유소협회 광주광역시지회' 한진현 회장 인터뷰
한국주유소협회 광주광역시지회 한진현 회장 @시장경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가장 많이 받는 업종이라고 하면 편의점 못지 않게 주유업종을 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유업계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특성(고령자, 신용불량자 등) 때문에 종사자의 90% 이상이 4대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정부의 일자리안정기금 지원혜택도 거의 받지 못하는 업종이 주유업종이다. 더욱이 유류 판매가의 60%가 세금임에도 세금부분에 대한 카드수수료까지 주유업계가 부담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20년 간 주유소를 운영해온 한국주유소협회 광주광역시지회 한진현 회장을 만나봤다.

△ 지난 3일 최저임금 고시가 확정되면서 주유업계에 부담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 청천벽력과도 같은 뉴스였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업계에서도 최저임금에 저항하는 투쟁 강도를 높일 생각이다. 내년이 되면 2017년에 비해서 30%나 오르게 된다. 주유업계가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다. 고정지출 중 가장 큰 것이 인건비이다. 현재 셀프주유를 채택하고 있는 주유소는 전국 12,300여개 주유소 중 2,300개에 달한다. 향후 2~3년내에 4천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나마 대도시 중심이다. 주유기 교체를 위해 2억여원의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시골 변두리의 주유소는 감당이 어려운 실정이다.

△ 일자리 안정기금 등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나?

-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안정기금이 주유업계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자리안정기금은 4대보험에 가입된 근로자에 한해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유업계에서는 4대 보험 가입을 반대하는 근로자들이 90%가 넘는다. 게다가 최대 월 13만원인 기금을 지원받으려고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류 준비하는 인건비가 더 들어간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 업종별, 지역별 차등화를 해야 한다. 70세가 넘은 고령자를 채용하면서 젊은 친구들과 똑같은 비용을 주라고 하면 부담 때문에 고용할 수가 없다. 이건 모순이다. 고령자들은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시골주유소에서는 알바생이 주인보다 돈을 더 가져간다. 최저임금 인상이 신용불량자나 고령자 등 어려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 최저임금외에 업계가 겪고 있는 애로사항들이 있는가?

- 주유업계에서는 카드수수료, 최저임금, 사후정산(정유사와 주유소간의 기름값 정산방식)이 3대 문제점으로 꼽힌다. 주유업계가 부담하는 카드수수료가 어머어마하다. 가계 지출 중 가장 큰 부분이 외식비와 주유비이다. 주유업계에서 카드수수료 인하운동에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지만 최저임금은 업종별, 지역별 세분화가 이뤄져야 한다. 농촌 변두리 지역의 주유소는 약국, 병원 등과 같은 공익시설에 속한다. 요즘은 농민들에게 기름배달 안 해 주면 농부가 농사를 못 짓는다. 지방 국도를 달리다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어쩔 것인가? 도시와 농촌의 주유소는 역할이 다르다. 일본만 하더라도 변두리의 주유소는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는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농촌 등 변두리에 있는 주유소에서는 사람을 고용할 수 없다. 침식제공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크다. 그러나 정부에 얘기를 하려고 해도 창구가 없는 실정이다.

△ 사후정산이 문제라는데 무슨 얘기인가?

- 정유사와 주유소의 유류대금 정산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주유소가 유류대금을 선입금하고 후정산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주유소가 기름값을 모르고 판매하는 상황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정유사의 횡포라 할 수 있다. 국제유가가 급격히 올라 정유사가 손실이 나게 되면 주유소에 부담을 전가시킨다. 예컨대 정유사는 자신들의 기준가로 선입금을 받아 손실예상분을 미리 수납해 놓는다. 주유소는 손실예상분을 고려하지 않고 기름을 판매하며 정유사는 매월 정산때까지 확정가를 정해 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국제유가가 치솟게 되면 정유사는 손실분을 주유소에 떠넘긴다. 국제유가가 하락해도 기름값을 낮춰 받지는 않는다. 인하된 유가로 매입한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국내에 들어오려면 1개월여의 기간이 걸린다는 것이 정유사의 입장이다. 기름값의 등락폭이 심할 때 주유소들이 기름값으로 장난을 친다고 뭇매를 맞지만 정유사의 농간일 뿐이다. 사후정산제는 정유사의 대표적인 갑질이다. 그나마 ‘에쓰오일’은 확정가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하는데 타 정유사들 때문에 시행을 못 하고 있다.

△ 지난해 정부를 상대로 유류세 카드수수료 반환소송을 제기했는데 어찌 되고 있는가?

- 과거에는 기름값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으나 요즘은 현금으로 기름값을 결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만큼 카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신용카드 활성화정책은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막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 주유업계는 탈세가 불가능하다. 주유업계의 원가절감 차원에서 진행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름값의 60%가 세금이다. 세금에 대한 수수료까지 주유업계가 부담하고 있다.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을 때 기름값을 주유업계가 선불로 지급한다. 물론 세금까지 포함해서 지급하고 있다. 선불로 지급한 기름값의 이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우리와 상관없는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까지 부담한다. 오죽하면 주유소를 ‘국세청 분소’라고 부르겠는가? 카드수수료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본다. 많은 선진국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가 판매하고 있는 기름에 대한 부담은 우리가 한다 하더라도 세금에 대한 부분까지 우리더러 부담하라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 협회 이야기를 해 보자. 협회가 요즘 뒤숭숭하다는데?

- 올 해 초 선출된 회장선거에 문제가 조금 발생해 현재 회장직이 공석이다. 오는 8일 비대위를 구성해서 9월말경 총회를 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의 협회와는 다른 협회가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유회사와도 상생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주유소들이 일방적으로 정유사에게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차기 중앙회장이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주유소와 정유사간의 관계설정이 나아질 수 있으리라 본다.

△ 주유소가 수수료까지 부담해가며 막대한 세금을 거둬주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은 전혀 없는가?

- 주유업종은 폐업비용이 만만치 않아 폐업도 제대로 못한다. 오염된 토양을 복원시키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사가 망한 주유소가 무슨 돈이 있겠는가? 지방 국도를 달리다 보면 가끔 방치된 주유소들이 눈에 띈다.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렇게 방치된 주유소가 전국적으로 1천 곳이 넘는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이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일본은 주유소의 폐업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주유협회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이 공제조합이다. 폐업하는 주유소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협회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협회의 절대적인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 달라.

- 주유업계의 영업환경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열악해 졌다. 정유사의 갑질(사후정산)과 카드수수료, 최저임금이 3대고통의 근원이다. 협회차원에서 많은 대항을 하겠지만 모든 소상공인과 생존권 확보 운동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흥수 기자  hs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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