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等] KT&G복지재단, 3년간 기부수익 66% '뚝'... 투명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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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인等] KT&G복지재단, 3년간 기부수익 66% '뚝'... 투명성 '글쎄'
  • 시장경제 이준영 기자, NGO저널 박주연 기자
  • 승인 2023.07.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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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앤지복지재단, 총자산가액 국내 두 번째
재단 인건비·인력비용 국세청 공시와 달라 '혼란'
민영진 KT&G 사장, 퇴임후 복지재단이사장 이동
민간 공익법인 평가기관 ‘한국가이드스타’ 평가는 '평가제한'... 기대 못 미쳐

<편집자 註> 공익법인 운영 투명성은 공정 사회로 나가는 지름길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주장이 분출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공익법인의 역할과 의미는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공익법인은 '공익법인설립에관한법률'에 근거하지만 ‘공익법인등(等)’은 상속증여세법상 시행령에 규정된 학교법인, 복지법인, 의료법인, 지정기부금단체 인정을 받은 사단법인·재단법인, 기타 비영리민간단체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시장경제>는 <NGO저널>과 함께 공익법인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해 ‘공익법인等’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사회복지법인 케이티앤지복지재단 홈페이지 캡처
사회복지법인 케이티앤지복지재단 홈페이지 캡처

KT&G복지재단(케이티앤지복지재단, 이하 재단)은 지난 2003년 KT&G가 기존 사회공헌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KT&G가 자사주와 현금 53억 원을 출연했으며 사회복지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다함께 행복을 나누는 선진복지의 실현’을 위해 2003년 설립되었으며, 사회복지시설 지원, 지역 연계를 통한 저소득 아동·노인·다문화 지원, 의료비 지원, 대학생 자원봉사 활동 및 동아리 지원, 동남아시아 교육환경 지원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으로 사회복지사업을 진행하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KT&G복지재단은 사회복지법인 중 (복)삼성생명공익재단에 이어 총자산가액이 두 번째로 큰 재단이다. 

지난 3월 28일 한국가이드스타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사회복지법인 현황 분석에 따르면, 재단의 총자산가액은 약 2455억 원으로 약 2조1700억 원의 (복)삼성생명공익재단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세 번째로 많은 곳은 약 1777억 원의 동행복지재단이다. (2022년도 국세청 공시 공익법인 결산서류 기준-사업연도 2021년 내역, 2022년 11월 30일 이후 재공시 분 미반영 기준)

한국가이드스타는 비영리법인의 투명성과 재무안전성을 공개해 누구든 안심하고 현명하게 기부할 수 있는 문화 조성을 표방하는 민간 공익법인 평가기관으로, 매년 공시자료 등을 근거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가이드스타 평가자료에 따르면 KT&G복지재단은 공익법인의 핵심 가치인 투명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가이드스타 홈페이지에서 평가 결과를 검색한 결과, 사회복지법인 케이티앤지복지재단(KT&G복지재단)의 투명성 및 책무성에 대한 평가는 '평가제한'이고 재무효율성 평가 역시 '평가제한'이었다. 

한국가이드스타 홈페이지에서 재단 평가자료 검색한 결과/이미지 캡처
한국가이드스타 홈페이지에서 재단 평가자료 검색한 결과/이미지 캡처

한국가이드스타는 재단에 대해 “종합평가 '평가제한'으로 일반적이지 않아 평가를 유보해야 한다고 판단되는 법인”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는 투명한 자료 공개 등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한국가이드스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가이드스타의 평가 결과는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를 갖고 저희가 설정한 평가지표로 계산한 것으로서, KT&G복지재단의 경우 평균 인건비가 2천만 원 이하의 결과로 나와 그런 평가가 나온 것”이라며 “다만 저희가 설정한 평가지표 결과는 공시자료 결산서류 양식 자체의 한계 등 이유로 실제 인건비가 그런지는 알 수 없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가이드스타는 공익법인의 투명성 및 재무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평가지표(GSK4.0)에 의거해 공익법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오해 소지 제거한 투명한 공시자료 공개가 필요

실제로 재단 측이 밝힌 인건비는 한국가이드스타 평가지표 결과와 크게 달랐다. 국세청 공시자료에 따르면 퇴직금을 제외한 급여, 상여금, 복리후생비 등 인력비용은 약 1억 4천5백만 원으로, 고용직원 총합인 26으로 나누면 1인당 연봉은 약 550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계산이 맞는다면 직원들은 최저생계비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가이드스타 평가지표 결과가 '평가제한'으로 나온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세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시자료에 기재된 인건비는 상근인 이사장과 재단 사무처 직원 4명의 인건비”라며 “나머지 직원의 인건비는 사업비의 인건비 항목에서 지출된다”고 밝혔다. 

재단 측 설명에 따라 인건비를 단순 계산하면, 이사장을 포함해 사무처 직원 4명의 급여는 1인당 연봉이 2900만원이다. 

또 재단 관계자 설명에 따라 감사보고서를 살핀 결과, 사업비 항목 가운데에는 인력비용이 있었다. 지출된 인력비용은 약 20억 원으로 이사장과 사무처 직원 4인을 제외한 21명으로 계산하면 1인당 약 9500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단순 계산에 따른 결과이지만 재단 이사장 및 사무처 직원의 평균 인건비와 나머지 21명의 직원 평균 인건비 간의 차이가 큰 대목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국세청 공익중소법인지원팀 관계자에 따르면, 공시자료에 기재된 고용직원수는 연평균 상시근로자 수로, 일용직을 제외한 정규직 및 비정규직의 상시 인원을 합한 인원이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최신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KT&G복지재단의 2022년 12월 31일 현재 자산총액은 약 2840억 원이며 공익목적사업의 부채총계 약 15억 원을 제외하면 순 자산 총계는 2825억 원을 기록했다. 

공익목적 사업과 기타사업으로 약 293억 원의 수익을 거둔 반면 공익목적 사업과 기타사업 등으로 약 295억 원의 비용을 썼다. 사업비용은 약 138억 원으로 소외계층지원사업비, 사회복지시설운영, 해외구호및의료지원, 1004및인터넷복지 등의 사업으로 지출했다.

정관에 기재된 공익목적사업 현황으로는 ‘사회복지시설 설치운영 및 지원사업’, ‘아동·노인·장애인복지 지원사업’,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학자금 및 생활비 지원’,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중대질병 치료비 지원이다. 

재단 측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기재된 의료비 지원대상 선정 과정과 관련한 질문에는 “재단에서는 의료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며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 기관의 사연 접수를 받아 공정한 심사(환자의 경제적 상황, 치료의 시급성 등)를 거쳐 지원 환자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 홈텍스 공시자료 캡처
국세청 홈텍스 공시자료 캡처

 

KT&G, 자사 재단후원금 지원에 인색... 3년간 74% '삭감'

KT&G복지재단 최근 몇 년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KT&G의 재단 후원금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사업수익 중 2022년 ‘KTNG후원금’(KT&G의 다른 표기로 보임)은 5천만 원으로, 전년(2021년)도 7천9백만 원에서 37%가량 대폭 줄었다. 2020년은 1억3천9백17만4천 원이었고, 2019년은 1억9천4십5만 원이었다. 2022년 후원금은 3년 전인 2019년도에 비하면 73.7%로 크게 줄었다.

KTNG후원금을 포함한 기부금수익 전체로 보면 3년 전보다 66%가 줄었다. KT&G가 2022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순이익이 3% 늘었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자사가 만든 재단 공익활동 후원금 지원에 상당히 인색한 셈이다. 

재단 등기사항일부증명서에 따르면, 이사회는 민영진 이사장을 포함해 이정길 이사, 김영석 이사, 노시철 이사, 홍성칠 이사, 유인경 이사, 강종필 이사, 한우재 이사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노시철 이사와 한우재 이사를 제외하면 모두 연임 중이다. KT&G복지재단은 이사진 구성과 이들의 이력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사업법은 이사회를 필수설치 기관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 7명 이상과 감사 2명 이상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사의 임기는 3년, 감사의 임기는 2년으로 하며 연임이 가능하다. 또 특수관계인은 이사 현원의 1/5을 초과할 수 없게 돼 있다. 

 

유인경 이사 선임, 법률문제 없지만 논란 여지

재단 이사진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은 유인경 이사다. 유 이사는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민 이사장이 KT&G 사장 재직 시절인 2013년 12월 주간경향 10일자 <[유인경이 만난 사람] KT&G 민영진 사장 “정부 담뱃값 인상 논의 세수 늘리려는 것”> 제하의 기사에서 그와 인터뷰를 한 사실이 확인된다. 

관련 기사 캡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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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이 공익재단 이사가 된 자체는 아무 문제가 아니다. 다만 유 이사가 재단 이사로 선임되기 약 4년 7개월 전 민 이사장을 인터뷰했는데, 공교롭게도 전체적인 취지가 마침 담뱃값 인상 움직임을 보인 정부에 대한 비판, 반박과 함께 자사 생산제품 홍보,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 홍삼 제품홍보 등을 부각한 것이었다. 

인터뷰 기사 전체 맥락이 민 이사장 입장에서 속칭 ‘판을 깔아주는’ 내용으로 읽혀,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유 이사 선임이 일종의 ‘보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기자는 이 인터뷰 기사 말미에 “하루에 담배 3갑을 피우는 민영진 사장은 “담배는 감성이 아니라 이성을 증진시키는 유일한 기호품인데 너무 비난만 받고 있다”고 담배예찬론을 펼쳤다”며 “KT&G에 최적화된 사장인 것 같다”고 끝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재단 측은 “유인경 이사는 경향신문 재직 시절, 주간경향의 ‘유인경이 만난 사람’이라는 지면을 통해 정치인, NGO활동가, 예술인, 기업가 등 각계 각층의 다양한 분들과 수많은 인터뷰를 해왔다”며 “재단 이사장님의 경우에도 기업가로서 주간경향과 공개적인 한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강연 및 방송활동 경험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 능력 또한 갖추고 있어 재단법인 행복세상의 이사 수행을 통해 공익법인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와 같은 대외 커뮤니케이션 능력, 언론인으로서의 전문성, 공익법인 이사로서의 경험 및 여성으로서 이사회 내 성 다양성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이사로 선임되었다”고 부연했다. 
 

역대 KT&G 사장들, 퇴임후 '재단 이사장 이동' 관행

재단 이사장은 역대 KT&G 사장들이 퇴임 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복지재단 운영에 있어 비전문가가 이사장을 맡는 관행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낙하산 인사 등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익재단 분야의 전문가 A씨는 “KT&G복지재단은 KT&G에서 출연해 만든 공익법인으로 봐야 하고 통상적으로 재단이나 사회복지법인이나 동일한 재단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출연자의 의사가 굉장히 중요한 운영방침이 될 수 있어서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그런 형태로 운영할 수도 있어 보인다”며 “그러나 사회복지법인을 운영할 전문성을 갖고 있느냐는 면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복지사업법의 적용을 받는 사회복지법인은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해 공개할 의무가 있다.(제25조) 

이를 근거로 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제1차 이사회 회의록, 2022년도 세입세출 명세서, 2022년도 후원금 수입 및 사용 결과 보고, 2023년 제2차 이사회 회의록 등을 공개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이전 자료는 발견할 수 없었다. 

공익재단 분야의 전문가 A씨는 이사회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서는 “사회복지법인은 법에 따라 회의록 공개가 의무사항”이라며 “홈페이지 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 쪽으로 공개를 하게끔 되어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 선임 문제에 대해선 “(친분이 있는 인사의 이사 선임 문제는) 법률상 제한의 대상은 아니어서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사 선임 여부는) 이사회 자체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재단 측은 “회의록 공개와 관련하여 재단은 관련 법률에 따라 이사회 개최 후 이사회 회의록을 주무관청에 제출하였으며 아울러 재단 홈페이지에도 3개월간 공개한 바 있다”며 “공개기간 후 회의록 공개는 법률에 의해 제한하고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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