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인뱅 도전 '삼쩜삼' 자비스앤빌런즈... 자금력 있을까? [시경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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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인뱅 도전 '삼쩜삼' 자비스앤빌런즈... 자금력 있을까? [시경pick]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3.12.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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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예비인가 목표...금융권 등 컨소시엄 논의
인력·자산 늘고 자회사 스무디 인수..."손실폭도 줄여"
업계 "몸집 더 불리고 '자금 조달 계획'도 동시 갖춰야"
사진=자비스앤빌런즈
사진=자비스앤빌런즈

세금 환급 서비스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치열해진 인터넷은행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자비스앤빌런즈는 최근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가칭 '삼쩜삼뱅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예비인가를 목표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는 전통·인터넷금융에서 혜택을 못받았던 고객을 타깃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 2015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세금 신고·환급을 지원하는 서비스 '삼쩜삼'을 제공 중이다. 삼쩜삼은 2020년 5월에 출시한 이래 이듬해 11월 700만명 고객을 돌파한 이후, 현재는 180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환급액은 9100억원에 달한다. 

서비스의 성장과 맞물려 자비스앤빌런즈는 같은 기간 몸집을 불렸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급여·상여비는 전년 대비 2배(128.3%) 늘었으며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 인력 관련 비용도 함께 증가했다. 직원수는 그 사이 86명에서 141명이 됐다. 이달 자비스앤빌런즈의 직원은 총 145명으로 확인됐다. 

또 294억원의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했다. 이를 토대로 한 자비스앤빌런즈의 2022년 자산은 전년 대비 약 2배(195%) 늘어난 409억원에 달했다. 인력·자본 증가 외에도 자비스앤빌런즈는 모바일 스타트업 스무디를 인수한 바 있다.  

스무디는 고화질 영상통화 앱을 만든 스타트업으로 자비스앤빌런즈는 현재 이 회사의 지분 46.26%를 갖고 있다. 그외 여러 요인들이 겹치면서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해 손실을 1139억원에서 272억원으로 줄이며 흑자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3월 14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열린 '2023 런던 콘퍼런스:스타트업 프롬 서울' 투자유치 설명회(IR) 모습. 사진=자비스앤빌런즈
지난 3월 14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열린 '2023 런던 콘퍼런스:스타트업 프롬 서울' 투자유치 설명회(IR) 모습. 사진=자비스앤빌런즈

그러나 일각에선 은행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선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고, 조달 채널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통상 금융사는 설립 초 필연적으로 적자에 직면한다. 기존 금융사보다 영업력이 약하고 인프라, 전문인력, 인지도가 부족해서다. 따라서 금융사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출범 직후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흑자로 전환하는 데 수년 걸린 원인이 여기에 있다. 

또 여신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을 빌려줄 채널도 구해야한다. 고금리 시기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결론이다. 

현재 자비스앤빌런즈는 삼쩜삼뱅크 예비인가를 위해 금융권, 플랫폼들과 컨소시엄을 논의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의 규모와 방식이 어떻게 구성되느냐가 출범, 예비인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자비스앤빌런즈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연합회, KCD 등 새로운 '플레이어'가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규 진입자가 시장에 뛰어들면 업권이 넓어지고 고객에서도 선택권이 확대된다"며 "이 현상은 다른 경쟁자들도 긴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네 번째 인터넷은행의 출범은 장기적으로 고객 혜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편으로 우려스러운게 현재 출사표를 던진 곳들은 개인사업자나 소상공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사업자, 소상공인은 개인보다 경기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고 대출규모 자체가 커 건전성 관리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며 "자본만큼이나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와 관련한 대안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른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자비스앤빌런즈의 경우 삼쩜삼이라는 친숙한 서비스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게 특징이다"면서 "동시에, 자금 조달에 대한 계획을 충분히 세워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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