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발목 잡힌 증권사... 실적악화에 이어 신용도 강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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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발목 잡힌 증권사... 실적악화에 이어 신용도 강등 위기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3.12.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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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우려와 분양 연기에 따른 손실금액 증가
투자심리 악화로 IB 및 투자·부동산금융 시장 위축
"내년 해외 상업용 부동산 3조 7000억원 손실"
KB, NH투자,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하나, 한국투자 등 대형 증권사 9곳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5년여간 장애인 미고용으로 납부한 부담금 합계가 2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KB, NH투자,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하나, 한국투자 등 대형 증권사 9곳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5년여간 장애인 미고용으로 납부한 부담금 합계가 2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국내 기업 신용평가사들이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부동산 침체로 인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실적악화가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국내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내년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증권 업종의 내년 신용등급 방향성과 관련해 산업환경 등을 고려해 올해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부동산 PF에 부실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브리지론은 대부분 회수가 아닌 만기 연장만 되고 있고 본 PF는 미분양 우려 또는 분양 연기로 절대 규모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면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브리지론 익스포저(위험노출)가 집중돼 있는 증권·캐피탈·저축은행의 내년 실적 저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권 업종의 경우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지론 비중은 지난해 말 26%에서 올해 9월 말에는 27%로 오히려 커졌다. 

중·후순위 비중은 49%에서 44%, 비수도권 비중은 45%에서 44%, 비주거용 비중은 41%에서 37%로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 본부장은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브리지론 중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중·후순위, 비수도권, 비주거용 브리지론 비중이 큰 금융회사는 실적 악화 가능성이 크며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전반적인 투자심리 악화로 IB 및 투자, 부동산금융 시장이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증권사 IB부문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부동산금융 시장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며 “신규 딜 수임 가능성은 제한적인 가운데 기존 건의 건전성 저하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사의 경우 국내 부동산 PF에 대한 손실 부담이, 대형사의 경우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손익과 재무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증권사들의 등급 조정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말 한국기업평가는 다올투자증권 기업신용등급(ICR) 및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고, 하이투자증권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효섭 한기평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의 등급전망 변경은 IB부문 실적 둔화와 대손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익스포저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된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주 한기평 연구원은 다올투자증권의 등급전망 변경에 대해 "IB 수익 급감과 대손비용 확대로 영업실적 및 경상적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점,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 추세인 점, 부동산 PF 관련 건전성 부담이 내재하며 유동성 대응력에 대한 관찰이 필요한 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해외 부동산도 증권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대부분 대형 증권사에서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큰데, 미국·유럽의 부동산 가격지수는 계속 하락하고 있어 관련 손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증권사들의 내년 해외 상업용 부동산 만기 도래 규모는 3조7000억원 수준으로 내년에도 해외 대체투자 관련 손실 인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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