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 의지는 강한데...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말만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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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회장, 의지는 강한데...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말만 무성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1.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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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종금 활용한 증권사 진출 모색
"부동산PF로 휘청이는 증권사 인수 가능"
우리종금 여의도 증권가에 새 둥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후 지속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모색하고 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이를 의식해 올해는 그룹 기업인수·합병(M&A) 전담부서인 사업포트폴리오부를 중심으로 증권사 인수 후보군을 광범위하게 물색하고 있다. 다만 시장은 우리금융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매년 M&A를 위해 매물로 나온 증권사와 협상을 진행하다 중단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은 지난달 21일 우리금융이 5000억원의 유상증자 주금을 납입함에 따라 자기자본이 기존 6744억원에서 1조1000억원대로 올라서게 됐다.

업계는 자기자본이 늘어난 것이 증권사 M&A를 위한 초석으로 보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자”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직후에도 증권사 인수 의지를 드러냈었다. 지난해 3분기 우리금융 내 은행 순이익 의존도는 90%로 나타났다. 60% 수준인 다른 대형 금융지주에 비하면 은행에 편중된 모양새다. 우리금융은 이를 완화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방안은 ▲중소형사 인수 뒤 우리종금과 합병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대형 증권사 인수 등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그룹 M&A 전담부서인 사업포트폴리오부를 중심으로 증권사 인수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 후보군 물색은 손태승 전 회장 때부터 있었지만 최근 이뤄진 조직개편을 통해 추진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유안타증권, 한양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다양한 증권사들과 협상을 진행했거나 인수를 타진했다. 그러나 유안타증권은 모기업인 유안타금융그룹이 지분을 사들였고,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대주주인 LS그룹이 최근 대주주 변경을 신청하는 등 행동에 나서 인수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한양증권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우리금융과의 인수 협상에 대해 "진행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

업계는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대해 당분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내내 제기됐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로 올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다올투자증권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강등은 몸값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우리금융 역시 매수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불안정한 부동산 PF 시장을 고려해 그룹 가이드 하에서 우량사업장을 선별해 취급 중”이라며 “자산관리 강화를 위해 최근 여신관리부를 분리 신설했으며 역할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 “적정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증권업계는 우리금융이 실제로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을 품고 있다. 증권계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해마다 증권사 인수를 위해 각 증권사들에 대한 재무건정성을 살펴보고 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증권사 가치만 손상시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종합금융은 서울 중구 우리금융디지털타워 건물에서 떠나 여의도역 인근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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