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리볼빙' 잔액 7.5조... 연체율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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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리볼빙' 잔액 7.5조... 연체율 관리 비상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1.2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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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빙 잔액, 1년새 약 4000억원 증가
신한·국민·삼성·롯데카드, 각 1500억원 이상 늘어
저축銀·대부업계 대출 축소에... '리볼빙' 수요 몰려
'고금리' 리볼빙... 연체 시 빚 불어날 가능성 多
올해 1분기 리볼빙 연체율, 2.38%... 리스크 우려 대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이 7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업황 악화에 저축은행은 물론 대부업계까지 서민 대상 대출을 축소하고 나선 탓에 서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급전 창구'인 리볼빙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 리볼빙 연체율이 2%를 넘어서면서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현대·롯데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7조45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838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일부 카드사들이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기부터 올해 10월, 1년새 리볼빙 잔액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카드사는 KB국민카드로 1621억원 규모였다. 이어 ▲신한카드 1620억원 ▲삼성카드 1606억원 ▲롯데카드 1553억원 ▲하나카드 316억원 ▲우리카드 198억원 순이었다. 유일하게 현대카드만 3077억원 감소된 양상을 보였다. 

리볼빙이란 해당 월에 결제해야 할 카드 대금 일부를 0~100% 비율로 설정해 먼저 결제한 후 나머지 금액을 이월해 나중에 결제하는 서비스다. 당장 돈이 없는 상황을 무마할 수는 있지만 한 번 연체 시 기존 카드값에 연체 수수료율이 중복 적용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오래 사용 시 신용점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7개 전업카드사 리볼빙 수수료율 공시 자료. 사진=여신금융협회
7개 전업카드사 리볼빙 수수료율 공시 자료. 사진=여신금융협회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법정 최고 수준인 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10월 기준 평균 리볼빙 수수료율은 16.71%다. 그중 신용점수 700점 이하 고객들에게 적용되는 평균 리볼빙 수수료율은 18.54%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서민들의 대출 창구가 막히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단 입장이다. 오랜 기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은 어려워진지 오래고, 상대적으로 쉬운 카드사 대출마저 막히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 9월부터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들에게 카드론을 시행해 주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황 악화로 저축은행은 물론 대부업계까지도 대출을 축소하고 있어 비교적 이용이 간편하고 '당장' 이용 가능한 리볼빙으로 수요가 몰린단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리볼빙은 서민들에게 대출이 막혔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나 다름없다"며 "물가가 높다 보니 최근 물품 구매 시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 후불로 갚아 나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리볼빙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리볼빙 연체율도 증가세를 보여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연체율은 2.38%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1.55%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거의 1%p 가까이 오른 셈이다. 

리볼빙 이용 시 정해진 비율만큼 대금을 지불하고 나면 남은 금액은 연체금으로 잡히지 않는다. 그 후에 정한 비율만큼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거나 잔액이 일시불 한도금액까지 차게 될 경우 그제야 연체로 처리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이후 연체율이 증가할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관련 우려가 오히려 시장을 경직시킬 수도 있단 입장도 나온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리볼빙 잔액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맞지만 규모가 크지 않으며 아직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대적으로 여러 대출 창구가 막히며 카드사를 통한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경향은 보인다"며 "대내외적 환경이 안 좋긴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리볼빙 한도를 정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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