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사라진 '혜자카드'... 카드사, 연이은 단종에 소비자 '울상'
상태바
어느새 사라진 '혜자카드'... 카드사, 연이은 단종에 소비자 '울상'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1.12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카드, '코스트코' 이어 '에너지플러스' 에디션 중단
카드사, 고혜택 카드 줄여... 지난해 3분기, 총 281종 단종
단종 시 예고 無... "찾아보니 갱신 막히고 혜택 줄어"
"카드단종, 고지의무 없어 소비자 불편... 개선해야"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를 이유로 일명 '혜자카드'로 불리는 고혜택 카드를 단종시키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카드 단종과 관련된 사전고지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27일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에디션1'을 단종한 뒤 다음날 바로 에디션2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 3일 주유 할인 신용카드인 '에너지플러스 에디션2'의 신규·갱신·교체·추가 발급도 종료됐다. 

코스트코 리워드 에디션1의 경우 전월 실적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포인트를 지급하고 연회비도 1만원으로 저렴해 인기를 끌던 카드였다. 아울러 에너지플러스 에디션2는 전월 실적에 따라 15% 청구할인을 통해 최대 4만원까지 할인 혜택이 주어져 '혜자카드'로 불리는 카드 중 하나였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달  '1Q 데일리플러스 카드'를 비롯한 8종의 신용카드에 대한 신규·교체·갱신·추가 발급을 중단했다. 우리카드는 '뉴아이앤유카드(NU I&U)'와 '카드의정석 마일리지 스카이패스' 등 50여종의 카드를 단종했으며, KB국민카드 역시 '가온비즈티타늄', '이지스터디티타늄카드' 등 10여 종의 카드의 신규발급을 종료했다. 

국내 신용카드·체크카드 단종 현황. 사진=시장경제DB
국내 신용카드·체크카드 단종 현황. 사진=시장경제DB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카드)의 단종된 카드는 신용카드가 247종, 체크카드가 34종에 달했다. 이는 전년(116종 단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카드 단종 시 예고 없이 발급을 중단시킨다는 것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용카드는 하나 쓰다 보면 혜택도 혜택이지만 편리해서 그 카드를 지속적으로 쓰게 되는데 재발급이나 갱신에 대한 안내도 없이 갑자기 단종돼 당황스럽다"며 "상담을 해도 해결방법이 없고 할테면 하고 싫으면 말으라는 방식"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글이 업데이트 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공감하는 댓글도 다수 달려 있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어 (커뮤니티의)글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찾아보니 갱신도 막히고 혜택은 줄었다', '소리소문없이 발급 중단되는 카드들이 너무 많다',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등의 불만들도 많았다. 

업계에서는 단종 사실을 당일에 안내하는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단 입장이다. 단종 사실에 대한 고지가 약관이나 가이드라인으로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지 의무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전화, SNS메신저를 통한 알림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며 "또 해당 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위해서 재발급 기간을 두기도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종에 대한 사안은 고지의무 사항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게 맞다"며 "하지만 그게 소비자 불편인 만큼 지속되는 상황에 있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카드사들이 알짜 카드를 단종시키고 혜택이 축소된 방향의 후속 카드나 신규 카드를 내놓는 것은 카드사들의 업황 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카드사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 카드론 대출 증가 등 건전성과 관련된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8개 전업카드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30억원)대비 11.7%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신한·KB국민·삼성·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 자산 중 한 달 이상 상환이 밀린 연체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조564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연체율은 ▲하나카드 1.66% ▲우리카드 1.36% ▲신한카드1.35% ▲KB국민카드 1.22% ▲삼성카드 1.06%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떨어졌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긴 해도 아직은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가 쉽게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이에 따라 카드업계의 경우 전반적으로 건전성 관리, 수익성 강화에 힘을 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