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신용·체크카드' 사용 확대... 카드업계, '잘파세대' 노린다
상태바
미성년자, '신용·체크카드' 사용 확대... 카드업계, '잘파세대' 노린다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1.07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금 안 쓴다"... 미성년자 자녀 용돈, '체크카드' 53.3%
신한·삼성카드, 미성년 자녀 '가족 신용카드'
롯데·국민카드, 부모 안심 노린 '선불형 용돈카드'
"청소년, 소비 분별력 우려" VS "안전장치 많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금을 받지 않는 매장, 대중교통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미래 핵심 소비층인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초반 이후 출생 세대를 일컫는 알파세대를 합친 신조어)를 위한 카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7일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서 진행한 '미성년자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방식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3.3%(551표)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미성년자 자녀들에게 '체크카드'를 통해 용돈을 지급한다고 답했다. 현금이 20.8%(215표)로 2위를 차지했으나 ▲'부모 명의의 카드'가 11.1%(115표) ▲'자녀 명의의 가족 신용카드'가 7.8%(81표) ▲'선불카드'가 7.0%(72표) 등으로 뒤를 이었다. 

신용카드는 원칙적으로 성년에게만 발급됐으나 2021년 금융위원회가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의결한 뒤 만 12세 이상의 미성년자들도 개인 명의의 신용카드 소유가 가능케 됐다. 

금융위는 올해 4월 해당 서비스에 대한 지정 내용을 변경하며 1회 결제 금액 제한을 폐지하고 이용 가능 업종을 확대한 바 있다. 이어 6월에는 우리카드와 현대카드에 대해서도 가족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카드 서비스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 소비자의 연령대는 점점 더 어려지고 대중교통이나 커피 전문점 등 여러 소비처에서 현금 사용이 제한돼 청소년들의 카드 사용 욕구도 커지고 있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카드 발급 서비스 확대는 카드사 입장에서 충성도 높은 미래 고객을 확보할 좋은 기회"라며 "미성년자를 위한 전용 서비스 출시, 캐릭터 마케팅 등 일명 '잘파세대'를 타겟으로 한 마케팅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삼성카드, 미성년자 '가족 신용카드' 서비스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여러 종류의 청소년 대상 카드 서비스가 있지만 가족 신용카드를 제공하는 곳은 아직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뿐이다. 

앞서 신한카드는 '신한카드 마이틴즈(My TeenS)'를, 삼성카드는 '삼성 아이디 포켓(iD POCKET) 카드'를 출시했다. 두 카드 모두 만 12세 이상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 전용 가족 신용카드로 부모의 유효한 개인 신용카드에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두 카드 모두 기본 한도는 월 10만원까지다. 요청 시 월 50만원까지 상향 조정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CU, GS25 등과 같은 편의점부터 대중교통, 서점, 학원, 병원, 약국, 스터디카페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유일하게 애플페이 서비스를 지원 중인 현대카드의 경우 조만간 신용카드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SC제일은행과의 제휴로 'SC제일은행-현대카드 M CHECK' 체크카드를 출시했으며 해당 카드를 에플페이에 등록해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롯데·국민카드·하나은행, 부모 안심 겨냥... '선불형 용돈카드' 

사진=각 사
사진=각 사

부모가 일정 금액을 용돈으로 지정한 뒤 해당 금액 내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용돈을 관리하며 사용하는 '선불형 용돈카드'도 인기를 끈다. 

올해 하반기 롯데카드는 만 6세 이상의 자녀에게 발급 가능한 '티니카드'를 출시했다. 부모가 한 달분의 용돈 금액을 설정한 후 월말까지 사용한 만큼의 금액이 연결된 부모 명의의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금액을 변경하거나 추가 지급할 수 있다. 

자녀는 '로카페이' 앱을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카드를 이용할 수 있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앱을 통해 소비 내역을 확인하며 용돈 관리도 겸할 수 있단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카드의 '리브 넥스트(Next) 카드'는 리브 넥스트 앱 회원인 만 14세에서 18세까지의 청소년 전용 상품이다. 앱 내에 개설된 '리브포켓'에 금액을 미리 충전하고 사용한 만큼 차감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에서도 '아이부자 앱'의 결제 전용 선불카드 '아이부자카드'를 출시했다. 지정된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교통카드, 은행 ATM 기능은 물론 은행에서 제공하는 각종 금융 기능과 제휴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청소년, 절제력 약해 무분별 소비 우려" VS "안전장치 많아... 금융 경험도 중요"

일각에서는 청소년 대상의 카드 문화 확산이 무분별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소년들의 절제력이 떨어져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7월 카드고릴라에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과반수 이상(58.7%)이  '미성년의 카드 남용, 부정 사용 등 부작용이 걱정됨'이라고 답했다. 

반면 카드 사용에 각종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고, 청소년들이 일찍이 각종 금융 경험을 해 올바른 금융 문화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드 발급은 대개 부모를 통해 이뤄지고 사용 가능 업종도 청소년 밀접 업종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건당 결제 한도는 물론 월 이용 한도까지 부모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신용카드 등 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건전한 금융 거래 경험을 쌓고 올바른 소비·지출 습관을 만들게 되는 효과가 있다"며 "아울러 처음 이용했던 카드사 상품을 추후 지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고객과 카드사 모두가 장점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한 카드 상품 출시는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