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연말 쇼핑 시즌 건너뛰나... "일단 건전성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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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연말 쇼핑 시즌 건너뛰나... "일단 건전성부터"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1.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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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군제·블프·크리스마스' 놓고 카드사, 온도차 보여
신한·하나·KB·우리 등 금융지주 카드사... 프로모션 '확정'
삼성·롯데·현대 등 오너 카드사... '미정'
고물가·임금하락에 '건전성' 우선순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에도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연체 증가율 등 건전성부터 잡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롯데·현대·BC) 중 신한카드, 하나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금융지주 카드사들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삼성, 현대, 롯데 등 오너 카드사들은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카드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이달 말까지 큐텐, 아이허브 등의 해외직구 쇼핑몰에서 일정 퍼센트 리워드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이달 11일부터 17일, 23일부터 29일까지는 광군제를 겨냥해 알리익스프레이스에서 200달러 이상 결제 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의 경우 프로모션을 통해 연말까지 해외 가맹점에서 구매한 뒤 인증하면 몰테일, 아이포터 등에서 배송 대행 비용을 할인해 주고 'KB직구클럽'을 통한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하나카드 역시 '하나카드 해외직구 라운지'를 경유해 구매할 경우 하나머니를 적립해 주거나 캐시백을 제공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제공 중이다. 우리카드는 11번가와 함께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통상 중국의 광군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이 집중되는 연말을 대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매번 3분기 대비 4분기 실적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 카드승인실적 자료에 따르면 각 년도별 4분기 승인금액증가율은 2019년 7.3%, 2020년 1.7%, 2021년 13.8%, 2022년 8.4%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경기 불황과 금융당국의 연체율 관리가 강해지면서 '건전성'이 경영 우선순위로 떠오른 상태다. 최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8월 3.4%, 9월 3.7%로 3개월 연속 3%대에 머물렀다. 

소비자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낸 임금인 '실질임금'도 감소세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실질임금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 감소한 353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질임금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2월에 반등한 후 다시 여섯 달 동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말 쇼핑 시즌을 두고 특수를 기대하기보단 내부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고객이 이용함으로써 자금이 들어오는 것인데 고물가 상황에 소비 심리도 위축돼 기대가 낮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혜택을 줄일수록 신규 고객 유치를 비롯한 고객 관리가 어려워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자금 조달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되는 만큼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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