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聯 김광수 용퇴, DGB금융 김태오는?... 은행권 CEO교체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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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聯 김광수 용퇴, DGB금융 김태오는?... 은행권 CEO교체 '촉각'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11.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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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선거 회추위 '시동'...전 지주회장들 하마평 거론
박종복 SC제일은행장 '4연임 확정'...'재무적 성과' 원동력↑
김태오 용퇴론·서호성 '연임'평가 엇갈려...거취 '불투명'
하반기 ‘경기 불확실’예상...안정 VS 변화 관전 포인트 분석
연말 임기 막바지에 있는 은행권 수장들. (왼쪽부터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편집=시장경제DB
연말 임기 막바지에 있는 은행권 수장들. (왼쪽부터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편집=시장경제DB

은행권 맏형 격인 은행연합회의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이를 필두로 임기 막바지에 있는 주요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교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개시 후 절차를 논의했다. 

이사회는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산업·기업·SC제일·씨티·광주은행, 케이뱅크 은행장 등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이사회는 회추위를 겸하는데 각 은행장들은 각 1명씩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회추위는 추천된 후보군을 대상으로 논의를 거쳐 최종후보를 선정한다. 최종 후보는 사원총회 의결을 거쳐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된다. 롱리스트, 숏리스트를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하는 구체적인 일정 등은 차기 회추위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오늘 이사회에서 회추위 구성과 일정 등을 논의했다"면서 "절차 관련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광수 현 은행연 회장은 당초 연임이 우세하다는 평을 받았다. 은행연합회 정관상 회장직의 임기는 3년으로,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장들이 대거 물갈이돼, 현실적으로 연임은 힘들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1일 취임한 김 회장은 오는 11월 30일부로 3년간의 임기가 만료된다. 

차기 후보 관련 하마평은 무성하다. 주로 현 정부 및 금융당국과 접점이 있는 인물들이 거론된다. 민간 출신으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허인 KB금융 부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 등 전 지주회장 출신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은행장 출신으로는 조준희·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이 후보군으로 점쳐진다. 업계 안팎에서는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유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조 전 은행장은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바 있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거론된다. 

아울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김태오 DGB금융 회장의 거취 여부도 관심사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3연임을 넘어 4연임까지 무난하게 성공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정부 영향 아래 금융지주 회장들의 잇단 교체에도 외국계 은행만은 '관치 무풍지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계 은행은 해외 본사 지분율이 100%여서 상대적으로 외부 입김에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 7일까지다. 박 행장은 2015년 이후 3연임하며 9년간 SC제일은행을 이끌어오고 있다. 박 행장은 취임 당시 SC그룹을 설득해 '제일은행'이라는 이름을 복원했다. 취임 직후인 2016년부터 SC제일은행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내부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그의 성과가 연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연임 시험대'에 올랐다. 모회사인 KT가 최근 리더 교체를 겪은 것이 '인사태풍' 변수로 떠오른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서 행장은 2021년 2월 케이뱅크의 3대 은행장으로 부임해 3년간 케이뱅크를 이끌어왔다. 지난해까지 경영 실적 개선 성과를 살펴보면 그의 연임 가능성은 긍정적이다. 서 행장은 취임 첫해 흑자전환을 이끌어낸 성과를 갖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주춤한 실적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대규모 대손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251억원에 그쳤다.

최근 KT 수장이 바뀐 것이 연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KT는 김영섭 신임 대표이사 체제 출범 후 인적쇄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케이뱅크의 대주주는 KT의 자회사인 BC카드다. 이에 KT의 손자회사인 케이뱅크에도 인사 교체 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임원후보추천위가 열리면 후보군 대상으로 엄정한 평가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케이뱅크 이사회는 은행장 퇴임 시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일 30일 이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군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 최종 후보자를 추천한다. 후보 추천 이후에는 주주총회 의결로 은행장을 선임한다. 임기는 3년이며,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

김태오 DGB회장의 연임은 낙관적이지 않다. DGB금융 정관상 나이 제한이 걸리기 때문이다. DGB금융 내부 규범은 만 67세 이상 후보자를 회장으로 선출하거나 재선임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54년 11월 생으로 현재 만 68세다. 김 회장은 최초 회장 공모 면접 시 "연임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차기 회장 선임 절차 과정 중 내부에서 나이제한 규정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와 여론의 비난을 샀다. 특히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주회장 장기 집권 불가’ 시그널을 보였기 때문에 김 회장의 연임 불가 기류는 커지고 있다.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부정적 기류도 김 회장 연임에는 악재다. DGB금융은 2020년 캄보디아 현지 당국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가 사법 당국에 적발된 바 있다. 김 회장은 당시 대구은행장을 겸직하고 있었을 때여서 사건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공무원들에게 40억원대의 뇌물을 제공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21년 12월 해당 사건을 재판에 넘겼고 이후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에 따라 DGB금융 차기 회장 방향도 자연스럽게 외부 인선에서 나올 가능성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현재 내부 출신으로는 황병우 DGB대구은행장과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외부에선 허인 KB금융 전 부회장,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 은행권 임원 인사가 물갈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요한 것은 인선을 앞두고 있는 금융사들이 하반기에 예상되는 경기적인 면에서 이슈들(이자수익 감소, 연체율 상승)로 인한 분위기 속에서 안정을 택할지 변화를 택할지는 이번 인선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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