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내부통제' 부실 암초에...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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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내부통제' 부실 암초에...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진땀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3.11.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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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5.6% 늘었지만..."NPL 증가, 연체율 상승"
중기 대출이 절반 이상..."3분기 충당금 2배 증가"
대구銀, 증권계좌 임의개설 논란…TF, 전환 계획 수립 중
사진=대구은행
사진=대구은행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선언했지만 진전은 더딘 모습이다. 3분기 순익 성장에도 ▲부실채권 증가 ▲연체율 상승에 직면해있고, 올해 내부통제 문제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언급하면서 전환 과정이 순탄하지 못한 실정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3479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작년 3분기에 비해 5.6% 늘어난 실적으로 지방금융 은행 계열사 중에선 BNK부산(393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자-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 눈에 띈다.

이자이익은 5.9% 증가한 1조1072억원을, 비이자이익은 흑자전환하며 860억원을 달성했다. 비이자이익 중에서는 ▲유가증권 ▲외환·파생상품 ▲대출채권매각손익이 고르게 불어났다. 이에 따라 총영업이익은 14.3% 늘어난 1조1932억원을 시현했다. 

실적은 준수했지만 건전성에는 적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부실채권으로 구분하는 고정이하여신(NPL,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이 3분기 3125억원으로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2169억원)에 비해 44.1% 증가한 수준으로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이때 0.14%포인트 올랐다.

연체율(관리기준)도 0.28%포인트 오르며 0.54%를 기록했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중소기업 연체율이다. 1년 만에 0.34%에서 0.70%로 오르면서 ▲전체 기업(0.30%포인트) ▲가계(0.25%포인트) 오름폭을 모두 웃돌았다. 

원화대출금 중 중소기업이 빌린 돈이 절반 이상(53.5%)인 동시에 경기침체가 계속됐던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불확실한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제조업·부동산이 전체 대출 중 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영업보다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둬야하는 처지다. 대구은행은 이를 위해 3분기 충당금을 2465억원 쌓았다. 작년보다 2배(98.5%)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대구은행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 몰래 증권계좌를 개설한 사건도 시중은행 전환 과정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구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지난 2021년부터 2년여간 고객 예금계좌와 연계한 증권계좌를 임의로 개설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점 직원들은 연락처를 허위로 바꿔놓거나 개설 사실 등을 고객에게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고객은 총 1552명이며 증권 계좌만 1662건이다. 금감원은 대구은행이 ▲내부통제 ▲업무절차 ▲전산통제 ▲사후점검 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책임을 묻고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부각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은 11일,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각각 출석해 이를 언급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 대구은행의 내부통제 체계를 들여다보고 지주-은행과의 책임관계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향후 행보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전성과 내부통제 부담을 동시에 떠안은 대구은행은 진행상황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 인가 신청일을 미리 정해놓지는 않았다"며 "다만, 빠른 시일 안에 (신청)하겠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 전환 TF는 현재 사업 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하는 단계로 정상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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