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매각 흥행 '빨간불'... 사모펀드만 참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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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매각 흥행 '빨간불'... 사모펀드만 참전하나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10.0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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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틴헤드PE' 참여 거론...우리금융 미온적
P&A 매각 방식 관측...부채규모 여전히 우려
5일 입찰마감 앞두고 JC파트너사 가처분 신청
예보 "항소 이길 것... 절차 예정대로 진행"
MG손보해보험의  매각 관련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참여 기관을 둘러싼 관심이 주목된다. (왼쪽부터) 예금보험공사, MG손해보험. 사진편집=시장경제DB
MG손보해보험의 매각 관련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참여 기관을 둘러싼 관심이 주목된다. (왼쪽부터) 예금보험공사, MG손해보험. 사진편집=시장경제DB

MG손보해보험 매각 관련 공개 예비입찰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는 일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만 참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우리금융지주는 뚜렷한 의사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MG손해보험 예비입찰 접수가 5일 마감된다.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은 일부 신생 사모펀드와 우리금융지주 등이다. 이 중 적극 참전 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은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로 알려졌다.

파운틴헤드PE는 과거 ABL생명·KDB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이다. KDB생명 인수전에는 본 입찰까지 참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파운틴헤드PE 신승현 대표는 과거 MG손보 대표를 역임한 바 있어 누구보다 보험업계를 잘 이해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MG손보 재매각 과정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우리금융지주은 아직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간 우리금융지주는 대형증권사 인수합병에는 적극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보험사 인수에는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도 "공식적인 참여여부를 따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또, 지난달 30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코리아 핀테크' 행사에서 "카드사와 보험사 등은 인수 계획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업계는 '큰손' 지주사가 빠진 채 국내 PEF 간 대결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아울러 MG손보 부채 규모가 크고, 사법리스크 문제 등 악재가 있어 매각 흥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MG손보 매각 예상가격을 2000억원~3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인수합병 매물로 나온 타 보험사 대비 저렴한 편이어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부채 규모는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MG손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반복적인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MG손보의 지난해 지급여력(RBC) 비율은 43.4%로 손해보험사 중 가장 낮았다. 경영개선 권고 기준인 100%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 매각가는 낮은 수준이지만 인수 후 정상화에 투입될 비용을 생각한다면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매각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주식 매각(M&A) 또는 보험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인수(P&A) 방식 중 어떤 형태로 진행될 것인가도 관심사다. P&A는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원매자가 주식을 사들이는 인수합병(M&A)과 달리 우량 자산과 부채를 선별해 인수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3년 MG손보의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이 자베스 컨소시엄으로 매각될 당시에도 P&A 방식으로 진행됐다.

MG손보의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P&A 매각 방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자칫 원매자 측 부담을 덜어주는 P&A 방식이 허용되면 JC파트너스의 지분 가치는 사실상 '0'이 되기 때문이다. 우량 자산과 부채를 인수자 측에 넘기면 기존 법인은 껍데기만 남는다. 

이에 JC파트너스는 추석 연휴 직전 법원에 ‘입찰절차속행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는 예보가 공고한 ‘MG손해보험 주식회사 인수자 지정을 위한 입찰공고’에 따른 MG손해보험의 제3자 주식인수 또는 계약이전 계약을 체결 등을 포함한 계약 절차 일체 중단을 구하는 가처분 소송이다. 즉, MG손보의 공개 매각을 중단해달라는 취지인 셈이다.

JC파트너스는 '제이씨어슈어런스제1호 유한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MG손보 보통주 지분 95.5%를 운용하는 위탁운용회사다. 지난 2020년 4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하고 인수금융을 일으켜 2000억원에 자베즈파트너스로부터 MG손보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P&A방식이 허용되면 당시 투입한 약 200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JC파트너스는 "MG손보의 상황이 그 정도로 좋지 않은 것도 아니고 매각을 졸속으로 진행하면 문제가 반복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매각이 제대로 성사되지 못하고 좌초될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도 나온다. 

매각 주도권을 쥐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예비입찰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예보 관계자는 "JC파트너스 항소 소송과 별개로 입찰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작년에 예보가 MG손보 매각 절차에 돌입할 때도 JC파트너스는 입찰절차진행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항소 또한 이길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매각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입찰 진행이 끝나면 연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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