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열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리딩뱅크 재건 나선다"... '경영개혁'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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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열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리딩뱅크 재건 나선다"... '경영개혁' 시동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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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깜짝 실적... 불경기속 '성장 희망' 진단
취임후 조직문화 개편 시도... 'CEO 선임 프로그램' 도입
'증권·보험 M&A' 가능성 예고... '포트폴리오 힘 쏟기'
지난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관치외풍' 논란을 딛고 과감한 경영개혁을 선보이고 있어 금융권의 관심이 모은다. 취임일성으로 ‘혁신지속’을 강조한 말을 지키기 위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시장경제DB
지난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관치외풍' 논란을 딛고 과감한 경영개혁을 선보이고 있어 금융권의 관심이 모은다. 취임일성으로 ‘혁신지속’을 강조한 말을 지키기 위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시장경제DB

"조직에 부족하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히 혁신해 나가겠다." 

지난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관치외풍' 논란을 딛고 과감한 경영개혁을 시도하고 있어 금융권의 관심을 모은다. 취임 일성으로 ‘혁신지속’을 강조한 말을 지키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구시대적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기존 임원들의 ‘깜깜이’ 선출방식에서 탈피한 ‘오디션’ 형식을 새롭게 도입하는가 하면 증권·보험 M&A부문 인수 추진에 열을 올리는 등 KB금융, 신한금융 등과 리딩금융 경쟁에 어깨를 견주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1분기 실적이 대출금리 인하, 경제변동성 확대 등 악조건속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내 임 회장의 非은행사업 확장에 기대감을 모은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24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당기순이익 91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한 수치로 이자이익 증가와 기업금융(IB) 경쟁력, 리스크 관리에 기반을 둔 충당금 설정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는 순영업수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이 전년대비 7.6% 증가한 2조5505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이 1조9877억원에서 2조2188억원으로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은 3830억원에서 3317억원으로 감소했다.

NIM(순이자마진)도 작년 1분기 1.73%에서 올 1분기에는 1.91%로 상승했다. 은행측은 "기업대출 중심으로 대출규모가 늘고 작년 한해동안 기준금리가 2.25%포인트 인상된데 따른 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자본적정성 지표는 모두 개선됐다. BIS(국제결제은행) 자본비율은 전분기 대비 0.5%p 증가한 15.8%를 나타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이 12.1% 수준으로 향상된 점이 눈에 띤다. 이는 올해 환율상승과 벤처캐피탈사 인수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발표한 '그룹 자본관리계획'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결과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보통주자본비율 상승으로 임 회장의 숙원과제인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의지가 희망을 봤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 회장은 이날 기업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그룹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위기속 더 큰 기회를 찾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속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문화 개혁 먼저 시동... ‘새 라인’구축

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개혁에 먼저 착수했다. 취임전부터 계열사 CEO 8명중 7명을 교체했다. 취임후에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全계열사로 확대해 CEO 선발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8일 차기 은행장 선출 관련 첫 면접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장 1차 후보로는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부행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부행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가 선정됐다. 이들은 같은달 21일 우리금융 정기이사회에서 임 회장과 이사진을 상대로 현업에 대한 보고, 사업계획 등 40여분씩 업무보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일종의 ‘오디션’ 형식을 차용한 ‘4단계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이다. ▲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으로 구성되며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비공개 진행된다. 통상적으로 금융사의 CEO는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포함된 자추위에서 선임되는데 이러한 기존의 방식을 깨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차기 수장을 가리겠다는 구상이다. 

임 회장의 이같은 구상에는 우리금융의 고질적 문제인 한일·상업은행 출신간 파벌싸움을 타파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우리은행은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뒤 계파 갈등에 시달려 왔다. 지난 3월 시행된 우리금융지주·은행 임원인사에서는 이를 반영해 한일 출신 11명, 상업 출신 10명을 고르게 등용하기도 했다.  

또 선임 당시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인 임 회장이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로 경영활동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은행장 선출방식에 담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임 회장은 취임 당시 “새로운 경영승계 프그로그램은 회장이 (행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만드는 것이 지배구조를 바꾸라는 금융정책, 감독당국의 요구에 응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非은행 사업 키우기... 보험M&A 인수 가능성 ‘솔솔’

임 회장은 비(非)은행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금융이 인수 드라이브로 내건 곳은 일단 증권사다. 

임 회장은 지난달 기자들과의 만나 "증권사를 세우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뿐 아니라 인력을 채워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며 "시장상황을 적극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증권사 매물 후보로는 유안타, 이베스트, 삼성증권 등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중 유안타증권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증권업계가 M&A를 꺼려온 경향이 있는데다 최근의 시장상황과 대내외경기 불확성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인수작업이 원활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게다가 그동안 유안타증권이 매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데다 증시 악화로 몸값이 많이 하락해 M&A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임 회장이 자본확충 부담이 적은 보험사 인수를 먼저 타진할 수 있다는 의견도 개진한다. 

보험사 매물로는 KDB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과 최근에는 롯데손해보험이 거론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이 매물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인데다 다른 증권사들도 쉽게 매각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임 회장이 M&A의 속도를 내려면 매물이 풍족한 보험사 M&A로 선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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