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유통街, 위기의식 고조... 인적쇄신 '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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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유통街, 위기의식 고조... 인적쇄신 '칼' 뽑았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9.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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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40% 교체한 신세계, 영업익 1조 목표 롯데
업황 부진과 얼어붙은 내수... 강도높은 반전 꾀해
최근 지배구조 재편 완료한 현대百, 안정화 초점 전망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신세계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신세계

유통업계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고자 신세계가 이른 인사를 통해 계열사 대표 40%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롯데도 영업이익 1조원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린다. 하반기 주요 유통 기업들이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20일 이마트와 백화점을 포함한 계열사 대표 10명 중 4명을 바꾸는 초강수 인사를 단행했다. 철저히 신상필벌의 원칙이 적용된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한 달여 빠르게 단행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성장 전략을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사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명예회장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신임 대표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내정됐다. 한 대표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통합해 운영하게 된다. 신세계 대표는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맡았다. 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기존에 이마트와 온라인 채널 SSG닷컴을 이끌어온 강희석 대표는 임기를 약 2년 반 남기고 사실상 경질됐다. 컨설턴트 출신으로 2019년 이마트에 합류한 그는 신세계그룹의 G마켓 인수부터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출시 등을 이끌었지만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7∼9월) 영업이익 1007억원을 올렸으나 올해 2분기 53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세계 대표를 맡고 있떤 손영식 대표도 2025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었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물러나게 됐다. 손 대표는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공로로 사장까지 승진했지만 올 2분기 백화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나 떨어진 책임으로 교체됐다.

이번 신세계그룹의 인사는 유통 사업군 통합 운영을 통해 사업간 경계가 옅어져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쇼핑도 지난 19일 CEO가 직접 참석하는 IR 행사를 열고 오는 2026년까지 매출 17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대한민국 그로서리1번지 ▲e커머스 사업 최적화&오카도 추진 ▲부진 사업부 턴어라운드 ▲동남아 비즈니스 확장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 등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이렇게 강도 높은 분위기 전환을 꾀하는 것은 최근 온라인 성장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 산업의 부진과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의 연결 기준 총 매출액은 14조4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손실은 3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3조13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3020억원으로 14% 줄어들었다. 롯데쇼핑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7조1838억원으로 7.2% 감소했다.

신세계의 발빠른 연말 임원 인사로 롯데와 현대백화점에도 귀추가 모인다. 업계는 신세계를 의식해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예년보다 인사를 앞당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우 10월 조기 인사설이 돌고 있다"며 "다만 현대백화점은 최근 지배구조 재편을 완료한 만큼 당분간은 안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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