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앞둔 롯데·현대百, 실적 만큼 찬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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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 앞둔 롯데·현대百, 실적 만큼 찬 바람 부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10.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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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한 롯데, 김상현 부회장 등 교체 가능성
현대 정지선, 지난해 이어 올해도 '안정' 기조 전망
(좌측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 각사
(좌측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 각사

유통업계가 올해 연말 인사에서 쇄신 분위기 차원의 강한 메시지를 던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9월 신세계는 대표이사 25명 중 9명을 교체하는 칼바람 인사를 단행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신상필벌' 원칙에 따른 것으로 이같은 기조는 롯데와 현대백화점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0일 이마트와 백화점 대표를 동시에 교체했다. 이마트 새 수장으로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임명됐으며, 기존에 이마트와 SSG닷컴을 이끌어온 강희석 대표는 임기를 약 2년 반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을 이끌던 손영식 신세계 대표도 2025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음에도 조기 퇴진했다. 이 자리는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겸직한다. 신세계는 올해 2분기 백화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 하락했다.

롯데쇼핑 역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줄어든 3조622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0.8% 감소한 515억원이다. 롯데쇼핑의 주력 부문인 백화점뿐만 아니라 이커머스와 홈쇼핑 부문도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롯데는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나영호 롯데e커머스사업부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등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부진한 실적을 보인만큼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롯데쇼핑 계열사 사장단 교체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 대표에 오른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특히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경우 올해 마트와 슈퍼의 소싱 통합으로 성과를 올린 부분이 있어 유임에 무게가 쏠린다. 롯데마트·슈퍼는 올 상반기 200.8% 성장이라는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어떤 보직을 맡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달 베트남을 찾은 신 회장이 장남 신 상무의 유통계열사 데뷔를 암시하면서 깜짝 인사를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에서는 김형종, 장호진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진원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류성택 현대퓨처넷 대표이사, 윤기철 현대리바드 대표이사 등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들을 모두 유임했다. 사업이 순항중인데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업계는 대전 아울렛 화재 사건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고, 더현대 광주 등 수습해야할 사건과 진행해야 될 사업들이 있어 안정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에 소폭 변화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4년 전 세대교체를 단행한 이후 한 번도 변화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업계 변화 대응 차원에서 젊은 사람들로 경영진을 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부진한 가운데 연말 인사에서도 칼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며 "신세계에 이어 롯데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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