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산학협력... 새먹거리 찾기 분주한 현대百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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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산학협력... 새먹거리 찾기 분주한 현대百그룹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10.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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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혁신 '오픈 이노베이션' 통해 성장동력 모색
2020년 CVC 도입, 2021년부터 본격적인 투자 나서
월트디즈니·네슬레 등 글로벌 톱 기업과 협업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사진= 시장경제신문DB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사진= 시장경제신문DB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며 새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업계 불황과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부진이 겹치며 외부에서 혁신을 찾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2007년 취임 이후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유의 감각으로 과감한 인수합병을 단행했지만 때로는 안전하고 진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2011년 가구업체 리바트를 인수하고, 2012년 한섬을 인수, 한화 L&C 인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엔 '지누스'를 창사 이래 최대 투자 금액을 들이는 과감한 결단도 내렸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로 가구, 인테리어, 패션 등의 업체에 진출했다. 반면, 스타트업 투자를 과감하기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0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협의체를 도입하고, 2021년부터 본격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나인스웨더(30억원), 스미스앤레더(20억원), 킥더허들(20억원) 등이다. 대규모 투자보다는 소규모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며 정세를 살피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웨더는 편의점 콘셉트의 신개념 라이프 스타일 스토어를 표방한다. 나이스웨더에서 판매되는 'TOP100(The hottest items in June, 2023)' 아이템을 살펴보면 티셔츠, 키링, 소화기, 전등, 핸드폰 케이스, 장갑, 가방, 텀블러 세정제, 수건, 소다수, 필름 카메라, 모자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패션·생활 잡화들을 판매한다. 트렌디하고 유니크한 MZ세대의 레트로 감성에 맞춰 디자인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미스앤레더는 천연소가죽 액세서리 스타트업으로 커스터마이징 케이스를 제작한다. 커스터마이징이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맞춤 제작 서비스다. 핸드폰 케이스, 시계줄, 자동차 스마트 키 케이스, 지갑&태블릿 파우치, 골프 용품 케이스 등 비비드한 컬러에 가죽 본연의 텍스처를 살려 '고급스런 백화점 제품 같다'는 느낌이 물씬 난다.

킥더허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전문 약사의 상담 등을 기반으로 개발한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핏타민을 비롯해 스포츠·운동 카테고리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된 다중채널네트워크 사업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킥더허들과 손잡고 올해 하반기 더현대 서울에 개인별 맞춤형 건기식을 MZ세대 고객에게 제안해 주는 새로운 형태의 맞춤형 '헬스케어 스토어 핏타민 랩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스타트업 기업 투자에 그치지 않고 산학협력까지 추진하며 다양한 방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현대백화점 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신규 유망 사업을 발굴하던 중 온라인 의류 쇼핑의 번거로움을 발견했고, 고객과 수선집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의류 수선 플랫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룹 측은 O2O 소프트웨어 개발, 기획의 역량을 보완하고 MZ세대 관점과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대학생들과 앱 '얼핏'을 개발했다.

현대백화점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성장도 순조롭다. 스타트업 킥더허들이 오픈한 핏타민은 MZ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 핏타민은 지난 8월 더현대서울에 첫 매장을 열었다. 핏타민 측에 따르면, 핏타민 구매 고객 중 MZ세대 비중은 68%에 달한다. 또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주변 건기식 브랜드 대비 핏타민은 6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톱 기업과 협업도 오픈 이노베이션 일환이다. 그룹은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손잡고 국내 첫 공식 '디즈니 스토어'를 론칭했다.

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그룹이 운영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차세대 건기식 개발 등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확대에도 나선다.

여기 더해 내부에서도 '스타트업 데이'를 개최했다. 지난 8월 현대IT&E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신규 서비스'를 주제로 스타트업 데이를 열었다.

프레젠테이션은 온라인 생중계로 전사에 공개 헸으며, 최종 결과물을 생성형 AI 기술 활용 능력, 창의성, 시장성 등을 기준으로 임직원들이 평가했다. 현대IT&E는 평가 결과에 따라 총 5팀을 선정해 수상했다. 최종 우승은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메시지 카드 제작 서비스 'H기프트(가칭)'가 차지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스타트업 협력을 통해서는 스타트업만의 혁신성과 기동성을 벤치마킹하는 동시에 그들의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사업 추진 역량에 기반해 트렌디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빠르게 발굴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부터 국내 대학생까지 앞으로도 경계 없는 협업을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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