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순항 중인데... 광주 진출 놓고 애타는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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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순항 중인데... 광주 진출 놓고 애타는 신세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9.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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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尹 공약 이후 가장 먼저 진출 추진
더현대광주, 챔피언스시티 개발 일환으로 진행
현대百 의식한 신세계, 사업 축소도 불사
더현대 광주 조감도.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광주 조감도.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광주 쇼핑몰 건립을 경쟁 중인 현대와 신세계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광주 챔피언스시티 개발 일환으로 참여한 현대는 더현대광주의 추진이 순항 중이지만 신세계광주와 어등산관광단지에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추진하는 신세계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렬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광주지역 복합쇼핑몰 건립 발언 이후 유통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 광주점 철수 이후 재진출 설이 꾸준히 있었지만 대부분 소문으로 끝났다. 그러다 2022년 현대백화점은 더현대광주의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임동 전남방직-일신방직 부지에 건립 의사를 밝혔는데 마침 같은해 10월 휴먼스홀딩스가 전남방직과 일신방직에 잔금을 치러 땅을 매수하면서 본격적인 입점 가능성을 높였다. 

더현대광주가 세워질 곳의 입지도 좋다. 해당 지역은 '챔피언스시티'라는 이름으로 재개발이 진행된다. 바로 옆에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자리해 있고,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재개발도 이뤄져 인구 유입도 효과도 높을 전망이다. 

반면, 신세계는 광주 신세계 신축·이전과 스타필드 광주 건립 발표를 한지 1년이 지났지만 인·허가 작업도 안된 실정이다. 인허가 행정절차의 첫 관문인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도 열리지 않았다.

 

신세계 '지역 1번지' 전략 내세우는데... 광주서 막히나

신세계는 최근 초대형 점포를 통해 지역 상권을 장악하는 '지역 1번지' 전략을 바탕으로 대전과 대구, 부산 등에서 성공을 거둔 전력이 있다. 

신세계의 '1번지' 전략은 모두 성공을 거뒀다. 기존에 지역 1위를 자리하던 현대와 롯데백화점을 2위로 밀어내는 결과물을 얻었다. 대구의 경우 현대백화점을 밀어내고 지난해 매출 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 신세계는 2021년 3대 명품, 일명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를 모두 입점시키며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2021년 8월 오픈한 대전 도룡동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도 롯데, 갤러리아백화점을 제치고 지난해 대전백화점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 8,647억원으로 올해는 1조원까지 노리고 있다.

신세계는 이러한 '지역 1번지' 전략을 광주에도 접목하려 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11월 지구단위계획 주민제안서를 광주시에 접수했고, 올해 1월 도시계획위원회 재자문의결, 3월 조건부 동의 등의 절차를 거져 지난 6월 3일에 이어 8월 9일 추가 보완 요청에 따라 최종 조치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추가 진행사항은 없는 상태다.

광주시는 8월 23일 도계위를 열었지만 심의 안건에 '광주신세계 신축·이전사업'을 올리지 않았다. '백화점 확장과 광주시 소유 도로의 선형변경에 따른 교통영향 평가 및 대책의 적정성 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로 전해진다. 신세계 측은 "9월 공동위원회가 열릴지도 불투명한 상태"라며 당혹스러움을 드러냈다.

1번지 전략의 일환인 광주신세계는 9,000억원을 투입해 현재 백화점 옆 이마트 부지와 주차장 부지를 합쳐 '신세계 아트 앤 컬처파크'를 건립할 계획이다. 신축될 백화점은 현재 영업면적의 4배 규모로 부산 센텀시티점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백화점과 더불어 어등산관광단지 내 건립 추진중인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도 제3자 공모 방식으로 진행돼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에 더현대서울의 성공신화를 순조롭게 이식하는 현대백화점과 달리 신세계는 각종 난항에 시달리고 있다"며 "신세계가 2027년 완공 예정인 더현대광주보다 늦어진다면 지역 1번지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대안 찾기 분주

신세계는 광주신세계 신축·이전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광주시가 지적한 교통영향평가 및 광주시 소유 도로 편입에 따른 특혜논란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기존 사업계획 축소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이 되는 소유도로 편입에 따른 특혜를 불식하기 위해 오는 10월 철거 예정인 이마트 부지에만 백화점을 건립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마트 부지에만 백화점을 건립할 경우 시 소유 도로를 편입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새로 수립하거나 공공기여를 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기존 계획 축소까지 고민하는 것은 더현대광주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근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서는 현대백화점과 경쟁하기 위해 빠른 추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더현대광주는 더현대서울의 1.5배 규모에 달한다. 더현대서울의 성공을 밑마탕으로 럭셔리 명품 전문관과 MZ 전문관인 'MZ 그라운드'를 조성해 호남 지역 대표 쇼핑몰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대구와 부산에서 1등을 뺏긴 현대백화점이 광주에서는 반드시 1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더현대광주와 경쟁을 해야 하는데 늦게 건립되면 고객 선점효과를 뺏기는 것"이라며 "뺏긴 고객을 다시 가져오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사업 축소를 해서라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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