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앞둔 유통街... 올해는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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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앞둔 유통街... 올해는 웃을까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9.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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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10→30만원 상향... 프리미엄 확대
올 추석 수산물 제품, 기존 비축분... 오염수 영향 없어
수산물 재고 쌓일까... 대체 제품 찾기 분주
고객이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 상품을 고르는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고객이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 상품을 고르는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유통업계가 추석 대목을 앞두고 본격적인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올해는 김영란법 완화로 특수가 예상된다. 반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악재도 겹쳐 마냥 웃을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달 18일부터 주요 유통업체들이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올해는 김영란법 개정에 따라 농축산물 선물 가격 상한이 기존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상향돼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고, 추가 물량 확보에도 나섰다.

우선 백화점사들은 프리미엄 물량을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인기 상품인 한우와 수산, 청과 등 20만~30만원대 프리미엄 세트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10만원 이상 프리미엄 상품을 지난 추석 대비 17% 늘린 130여개 품목을 준비했다. 수산 품목인 굴비, 갈치, 옥돔은 겨울부터 봄 사이 제철에 잡은 원물을 사전에 수매하여 식품안전검사를 통과한 상품만을 엄선해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정육과 청과, 수산 등의 물량을 평균 20%가량 확대한다. 특히 명절 대표 선물세트인 프리미엄 한우, 굴비, 과일에 대한 고객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주요 상품은 물량을 최대 30% 늘리기로 했다.

대형마트도 프리미엄을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고든앤맥페일 코로네이션에디션 글렌그란트 1948'(700㎖)을 준비했다. 한정 판매 중인 이 제품은 영국 찰스 3세의 대관식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제품으로 롯데마트 주류 판매 상품 중 최고가 제품이다. 이마트는 '듀어스 더블더블 32년'을, 홈플러스는 '디아지오 조니워커블루 고스트앤레어'(750㎖)를 판매한다.

추석 등 명절 대목은 코로나 시기 비대면 선물이 확대되면서 사전예약부터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해는 엔데믹 이후 첫 추석을 맞이하면서 전년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전년대비 21.1%가 늘었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각각 15.0%, 13.8%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역시 가성비 선물세트를 내세워 견조한 성과를 냈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21일부터 9월 9일까지 51일간 판매추석 선물세트 예약·본 판매를 진행한 결과 작년 추석 대비 9.0%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중 10만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이 10%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 신장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가 2021년 추석 대비 30%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 역시 25.0% 증가했다. 홈플러스 역시 이 기간 동안 11.0% 매출이 늘었다.

 

안전 수산물 강조, 대응 분주

매년 성장세를 이어온 추석 선물세트는 하반기 전체 실적에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달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해산물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오염수 이슈로 수산물 선물세트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할 경우 재고 축적으로 인한 손실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대체 상품으로 한우 물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이미 내년 설을 대비해 전복, 옥돔, 굴비 등 인기 해산물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해산물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이 제품들은 재고로 쌓여 손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방사능 측정기를 도입해 수산물 검사를 강화하고, 올해 추석 선물세트는 기존 비축분이라 영향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등 대응에 분주하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지 않으며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 방사능 조사결과를 정기 체크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의 수산물은 4월 이전 수매분으로 구성했고 굴비·선어 등 대표 품목은 추석 비축 물량을 올 설의 3배 이상 확보했으며, 내년 설 예상물량도 미리 비축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국내산 굴비·갈치·옥돔을 내년 설 물량까지 사전 확보했고 아르헨티나·캐나다·에콰도르 등 일본과 멀고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지역의 갑각류와 선어를 신규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국내산 수산물은 정기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상품을 사들인다.

현대백화점도 굴비·옥돔 등 주요품목 물량 수매를 이미 마쳤고 수입처 다변화 노력도 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 점포에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했고 오염수 방류 시작 시점엔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국민들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본격 오염수가 방류된 이후 맞이하는 추석인만큼 수산물 관련 매출 동향에 추이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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