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다른 온·오프라인 통합... 롯데, 신세계 보다 먼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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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다른 온·오프라인 통합... 롯데, 신세계 보다 먼저 웃었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8.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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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온오프라인 통합... 기대 이하 결과물 얻어
롯데마트·슈퍼 오프라인 통합 효과... 영업익 200.8%↑
유통업계 두루 거친 강성현 대표... 하나의 롯데 전략
非유통인 출신 강희석 대표... 실적 기대치 못미쳐
(좌)이마트 강희석 대표, (우)롯데마트 강성현 대표. 사진= 각사
(좌)이마트 강희석 대표, (우)롯데마트 강성현 대표. 사진= 각사

이마트 강희석 대표와 롯데마트·슈퍼 강성현 대표 두 컨설턴트 출신 CEO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라는 각기 다른 통합을 내세운 가운데 올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이마트는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롯데마트·슈퍼는 올 상반기 200.8% 성장이라는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이마트는 빠르게 온·오프라인 통합을 추진했다. 특히 올해 신세계유니버스를 출범하며 SSG닷컴과 G마켓까지 통합하는 등 신세계그룹 온라인 일원화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SSG닷컴과 G마켓은 수익성 개선 수준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올 2분기 SSG닷컴과 G마켓의 영업손실은 각각 183억원,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2억원, 69억원씩 손실폭을 줄였다. 회사 측은 물류비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구성을 통한 매출총이익률 향상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유니버스 출범 후 첫 성적표 치고는 초라하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30억원을 냈고, 신세계는 영업이익이 1,496억원으로 20.2%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이마트는 전년 221억원 영업 흑자에서 394억원 적자로 돌아섰으며, 신세계 영업이익은 3,020억원으로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신세계 유니버스 출범 초기인 것을 감안해도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매출은 2조8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90억원을 기록하면서 200.8% 성장했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는 매출 6,510억원으로 전년보다 4.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마트와 슈퍼의 선방은 롯데쇼핑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515억원으로 전년보다 30.8% 줄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6222억원으로 7.2% 감소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전년보다 156.3% 늘어났다. 백화점 등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마트와 슈퍼의 개선을 통해 방어한 것이다. 롯데쇼핑의 상반기 매출은 7조1838억원으로 6.4% 감소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52.1% 증가한 1,743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하고 있는 롯데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마트·슈퍼 영업익이 개선됐다"고 했다.

 

희비 엇갈린 두 컨설턴트 CEO

롯데와 이마트 경쟁은 두 회사의 CEO가 컨설턴트 출신인 것에도 관심사이다. 롯데마트·슈퍼 강성현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그로서리 중심 콘셉트를 새롭게 시장에 선보이면서 판을 흔들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001~2005년 한국까르푸 임원, 2005~2006년 컨설팅 기업 부즈 앨런 해밀턴(Booz Allen Hamilton) 팀장을 지냈다. 또 2006~2009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팀장을 거쳐 2009년 롯데에 입사, 2011년까지 롯데그룹 경제연구소 임원으로 일했다. 이후 그는 롯데그룹에서 ▲미래전략센터 임원 ▲롯데쇼핑 H&B사업부 담당임원 ▲롯데쇼핑 H&B사업부 대표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잇따라 역임했다. 이어 2020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 전무가 됐고,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지난해 12월부터 롯데슈퍼 대표를 겸임 중이다.

강 대표는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업계 트렌드와 달리 마트와 슈퍼를 통합하는 오프라인 결합에 중점을 뒀다. 마트·슈퍼가 '화학적 통합'을 통해 하나의 롯데 그로서리 매장으로 인식돼야 한다는 방향성을 추구한 것이다. 

이러한 강 대표의 방향은 시장 상황과 맞아 떨어졌다. 소비 둔화로 매출은 소폭 하락했지만 마트·슈퍼 상품 통합 소싱이 수익 개선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마트와 슈퍼 통합 과정에서 자원 배분 효율화를 통한 수익개선을 강조하며 올해 매출 총이익을 전년보다 1% 개선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반면,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는 베인드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으로 정용진 부회장의 파격 인사로 업계 등장하며 관심을 모았던 인물이다. 컨설턴트를 역임하고, 꾸준히 유통업계에 있던 강성현 대표와 달리 바로 강희석 대표는 바로 CEO로 기용된 케이스다. 그는 부임 후 그로서리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SSG닷컴과 계열사 간 시너지에 집중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G마켓과 공생하는 분위기에서 최근 신세계유니버스를 통한 화학적 결합으로 온라인 통합 시너지를 노리기도 했다.

더불어 업계는 별도 운영되는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이마트는 신세계유니버스 출범을 통해 멤버십 부분에서 물리적 결합이 이뤄졌지만 롯데와 같이 상품 소싱에서 통합이 아니란 점에서 향후 전략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슈퍼와 통합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 것처럼 이마트도 단순 통합이나 멤버십 공유가 아닌 화학적 결합을 통한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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