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뒤집혔다"... 공룡 꺾고 날아오른 쿠팡, 연간흑자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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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뒤집혔다"... 공룡 꺾고 날아오른 쿠팡, 연간흑자 가시화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8.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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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
작년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 내·외 고루 성장
유통공룡들 일제히 적자... 쿠팡, 락인 효과 톡톡
로켓배송 차량. 사진= 쿠팡
로켓배송 차량. 사진= 쿠팡

쿠팡이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 공룡들이 같은 기간 고금리·고물가 불황인 상황으로 부진한 것과 대비된다.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쿠팡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58억3788만달러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로 계산하면 7조6749억원에 이른다. 사상 최고치 분기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1940억원(1억4764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약 42% 늘어났다.

2022년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흑자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은 2010년 이후 단 한 번도 연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1908억원(1억4519만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847억원, 당기순손실 952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외형과 내형을 고루 성장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유통시장이 올해 2분기 전년과 비교해 3.1% 성장할 때, 쿠팡은 21% 성장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지표도 긍정적이다. 쿠팡 사이트에 방문해 분기당 한 번이라도 구입한 고객인 '활성고객'은 올 2분기 기준 1,971만명이다. 국내 전체 인구의 40% 수준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칸타월드패널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지난 1분기 쿠팡은 구매경험률이 58.4%으로 나타났다. 65.2%인 이마트와의 간극을 좁혀나가고 있다. 이마트가 온·오프라인 통합인 것을 감안할 때 온라인만 따지면 쿠팡이 더 높은 수준이다. 쿠팡의 연간 구매 횟수는 13.2회로 이마트의 8.6회보다 4.6회 더 많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해외사업, 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의 매출이 1억5629만달러(2055억원)로 2.5% 감소했지만 제품 커머스 부문의 신장이 눈부셨다. 이 분야에서의 2분기 매출은 56억5159만달러(약 7조4695억원)를 기록해 15%나 증가했다.

쿠팡은 향후 직매입 유통에서 더 나아가 통신판매중개(3P)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쿠팡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쿠팡은 중소기업 제품을 입점시켜 로켓그로스를 통해 판매·배송·반품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쿠팡만의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진출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대만으로 배송되는 로켓직구 상품의 90%는 한국에서 직접 보낸다. 쿠팡은 3만원(약 690대만달러) 이상 구매하면 무료로 배송하고 있다. 주문 직후 대만행 첫 비행편으로 발송하면 하루 이틀 사이에 소비자에게 도착한다. 

쿠팡이 실적 반등으로 축포를 쏘아올리는 것에 비해 전통 유통 공룡들은 부진한 실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515억원으로 전년보다 30.8%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6222억원으로 7.2%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전년보다 156.3% 늘어났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올해 2분기 롯데백화점 영업이익은 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 줄어든 8220억원이다. 

롯데온은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한 360억원이다. 영업손실은 280억원을 개선해 21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도 올 2분기 2310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2%, 92.8% 감소한 수치다. 

이마트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한 매출 7조 2,711억원, 영업손실 530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시장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SCK컴퍼니의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및 신세계 건설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 이익률 하락이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의 별도기준 2분기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3조 9,390억, 영업손실은 258억원이다.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대규모 리뉴얼 투자와 지난해 9월 가양점, 올해 4월 성수점 영업종료 및 전기료 상승 등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유료멤버십 락인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이미 인구의 40%가 사용할만큼 쿠팡 유니버스 구축을 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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