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부는 新 패러다임... 3社3色, AI 활용 박차
상태바
유통업계 부는 新 패러다임... 3社3色, AI 활용 박차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7.14 2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 홈쇼핑 중심 AI 활용 적극 나서
현대百·신세계, 챗GPT 활용한 서비스 제공
'거짓말' 모르는 '챗GPT'... 없는 얘기 조작 우려
가상인간 '루시' 이미지. 사진= 롯데홈쇼핑
가상인간 '루시' 이미지. 사진= 롯데홈쇼핑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유통업계도 이를 반영해 다양한 콘텐츠와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AI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로, 롯데홈쇼핑을 중심으로 마트와 슈퍼 등이 다양한 방면에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도 신세계아이앤씨를 중심으로 무인매장, 셀프계산대 등을 공개했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AI신입사원을 통해 현업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

유통 3사(롯데, 현대, 신세계) 중 AI 활용에 가장 속도를 내는 곳은 롯데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2021년 업계 최초 가상인간 쇼호스트 '루시'를 선보이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루시는 국내외 기업 제휴, 신차 발표회 자동차 마케터, 호텔 홍보모델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진행자로 나서 명품 브랜드 가방 등을 완판시키는 등 쇼호스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롯데홈쇼핑은 루시를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자체 목소리를 개발하고, AI 기술을 통해 완전히 자동화된 루시를 구현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6일 비주얼 테크 솔루션 기업 '포바이포'와 계약을 체결하고 루시의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버추얼휴먼 실감화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챗GPT 기반의 대화형 엔진을 장착하고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화형 버추얼휴먼(Conversational Virtual Human)'이다. 포바이포는 루시가 이 단계까지 고도화되면 '스스로 생성하고 스스로 대화하는' 진정한 의미의 버추얼휴먼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복숭아와 천도복숭아에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해 균일한 품질과 중량, 색깔을 선별한다. 핵할(씨 갈라짐 현상), 병해충 항목을 포함한 28가지 항목을 토대로 검사를 시행해 현재까지 100만개 이상의 천도복숭아 데이터를 추출했고, 그 중 5만개의 표본을 기준 삼아 균일한 품질의 천도복숭아를 선별하고 있다. AI선별 천도 복숭아는 7월 초에 롯데마트와 슈퍼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롯데온은 'AI 전도사' 나영호 대표를 주축으로 IT(아이티)·UX(사용자경험) 업무를 중심으로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했다. 지난 3월부터 전 직원이 사용하는 업무툴인 '슬랙'에 챗GPT 터보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연동한 것이다. 챗GPT 도입으로 개발, 마케팅, MD, 디자인 등 주요 업무에 활용되면서 시간 효율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현대百·신세계도 AI 비즈니스 박차

현대백화점은 챗GPT를 활용한 AI 신입사원 '루이스'가 있다. 루이스는 현대백화점 브랜드 정체성에 적합한 마케팅 문구를 만드는 업무를 담당한다. 실제 루이스를 테스트한 결과 통상 2주 이상 걸렸던 업무가 3~4시간으로 대폭 단축되는 효과를 봤다. 현대IT&E가 직접 개발한 루이스는 향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까지 확대 적용될 계획이다.

신세계는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를 통해 AI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무인매장, 도난방지 기술이 탑재된 셀프계산대(SCO), 고객동선 분석 솔루션 등 AI 비전(AI Vision)기술 기반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발 과정과 경험을 공개했다. 또한 생성형 AI 기술 기반 가상인간이나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쇼핑 AI' 서비스를 개발했다.  '쇼핑 AI'는 챗GPT를 기반으로 개발된 대화형 고객 응대 서비스다. 챗GPT의 기본 알고리즘에 쇼핑 고객에게 적합한 방송 정보와 리뷰, 상품 장단점 분석 등이 추가된 학습 모델이 적용됐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자유롭게 채팅창에 문의하면 쇼핑 AI는 내용을 분석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바캉스 갈 때 필요한 준비물 뭐야?", "에디티드 재킷의 고객 상품평을 리뷰해 줘", "친환경 에어컨 추천해 줘" 등 다양한 질문이 가능하다.

또 이 서비스는 검색 결과 내에서도 추가 질문이 가능해 한층 더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여름 여성 원피스'를 검색한 뒤 쇼핑 AI에서 "시원한 원피스를 찾아줘"라고 하면 쇼핑 AI가 검색결과 내에서 상품 리뷰 필터링을 통해 해당 상품을 찾아 준다. 마찬가지로 특정 상품 내에서도 쇼핑 AI로 구체적인 내용을 질문할 수 있다.

 

만능박사 챗GPT 활용... 우려 시선도

주요 유통기업들이 활용하는 대세 AI는 챗GPT다. 챗GPT는 기존 채팅봇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AI다. 정형화된 답변이 아닌 질문자가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추가적인 질문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쇼호스트로 나서기도 하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고객 응대 서비스에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챗GPT가 만능은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챗GPT의 가장 큰 맹점은 '거짓말'이다. 거짓말을 구분하지 못하고, 실제하지 않는 것을 거짓말로 지어낸다. 즉, 거짓말이란 개념을 모르는 것이다. 질문에 반드시 대답하는 AI의 알고리즘대로 없는 얘기도 만들어서 대답한다. 챗GPT가 '이야기'를 할 줄 아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챗GPT에게 "강남에 있는 반도체 식당 맛집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챗GPT는 마치 강남에 반도체로 음식을 하는 식당이 실제하는 것처럼 주소와 주요 메뉴 등을 알려준다. 

향후 가상인간이 라이브로 고객과 응대하게 된다면 고객들의 장난스런 질문이나 거짓말에 AI가 없는 얘기를 지어내는 불상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전문가는 "향후 기술이 발달하면 거짓말을 구분하고, 사실만을 전달하게 되겠지만 현재 AI의 수준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다"며 "유통업계에서 챗GPT를 활용해 많은 효과를 보겠지만 자칫 예상치 못한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