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닷컴 IPO, 길어지는 숨고르기... "시장 상황 예의 주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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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닷컴 IPO, 길어지는 숨고르기... "시장 상황 예의 주시 중"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7.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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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다른 이커머스 기업 상장 철회... "시장 악화" 이유
상대적으로 느긋한 쓱닷컴... "상장 시기 특정 못해"
사진= SSG닷컴
사진= SSG닷컴

IPO를 준비하고 있는 쓱닷컴이 여전히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내년 상장설이 업계에서 돌기도 했지만 회사 측은 아직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쓱닷컴은 2018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조원을 투자 받으며 5년내 상장을 약속했다. 올해 5년째를 맞이했지만 지난해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충족해 급하게 IPO를 추진하지 않아도 되는 여건에 놓였다. 오아시스, 마켓컬리, 11번가 등 IPO를 급하게 진행해야 하는 기업들에 비해 여유가 생긴 것이다.

쓱닷컴과 FI(재무적 투자자) 주주간 계약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2024년 4월 30일까지 ▲2023년 GMV(총 거래액) 5조1600억원 이상 달성 ▲IPO위원회가 선정한 복수 IB의 IPO 가능 의견 제출을 이행의무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쓱닷컴이 해당 조건을 모두 이행하면서 풋옵션이 발동될 위험이 사라졌다.

업계는 현재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연내 상장은 부담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먼저 IPO를 추진하던 마켓컬리도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먼저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기업가치가 기존 4조원에서 1조원까지 하락하며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쓱닷컴과 비슷한 시기에 투자받아 올해 상장을 해야 하는 11번가 역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녹록치 않은 시장 상황에서 선뜻 상장을 하기 부담스러운 것이다. 11번가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상장예비심사도 청구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재무적투자자와 약속한 상장 목표 시한인 9월까지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11번가의 매각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오아시스 역시 지난 2월 저조한 수요예측 성적과 비우호적인 시장 여건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우회 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 추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회사다. 비상장사는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이렇듯 쓱닷컴은 악화된 시장 상황에서 급히 IPO를 추진하지 않아도 돼 상대적으로 느긋하지만 마냥 손을 놓을 수많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최근 재무 총괄 임원이 2년 반만에 회사를 떠나면서 늦어진 상장이 이유로 지목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영준 SSG닷컴 재무관리 담당(상무)은 지난 6월 패션 플랫폼 무신사로 자리를 옮겼다. 최 상무는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으로 티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재무 전문가다. 티몬 CFO 재직 당시 첫 월간 흑자를 이끄는 등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상장 준비에 초석을 다졌다. SSG닷컴에서도 전략·재무를 총괄하며 IPO 추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통기업의 물적 분할에 여론도 부정적이다. 일부 이마트 주주들은 주주환원정책 발표가 없으면 쓱닷컴의 상장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기업들이 잘 나가는 계열사를 분할하면서 모기업의 가치를 하락시켜 주주 손해를 유발한 사태를 우려하는 것이다. 최근 여론이나 시장 상황 등 이커머스 기업의 상장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업계 중론이다.

쓱닷컴 관계자는 "상장 시기를 예단할 수 없지만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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