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곰표' 떼도 자신있다... '대표 밀맥주' 맛향에 놀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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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곰표' 떼도 자신있다... '대표 밀맥주' 맛향에 놀랄 것"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05.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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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밀맥주 개발, '세븐브로이' 김희상 부사장
"수제맥주 곰표밀맥주, 대중화 선도 자부심"
좋은 원료, 차별화된 맛... 편의점 흥행 이끌어
'세븐브로이 20주년' 팝업스토어 개장 주목
'곰표' 빼고 호랑이 내세운 '대표'로 도약
'수제맥주 침체' 사업영역 확장으로 극복
올해 무알콜·맥주·RTD·탄산수 출시 계획
지난 12일 서울 서울숲 인근에 문을 연 세븐브로이 2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에서 김희상 세븐브로이 브루마스터 겸 부사장이 자신만의 제조 원칙과 소신을 밝히고 있다. 사진=배소라 기자
지난 12일 서울 서울숲 인근에 문을 연 세븐브로이 2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에서 김희상 세븐브로이 브루마스터 겸 부사장이 자신만의 제조 원칙과 소신을 밝히고 있다. 사진=세븐브로이

수제맥주 전문 제조업체 세븐브로이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수제맥주 불모지에 뿌린 씨앗은 20년간 싹을 틔워 '수제맥주 대중화'로 꽃을 피웠다. 엄선된 재료로 기본을 채우고 특별함을 더한 대중적인 수제맥주를 개발했다. 대한제분과의 협업해 2020년 내놓은 '대표 밀맥주(옛 곰표 밀맥주)'는 3년간 6,000만캔 이상 팔렸다.

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수제맥주 1세대 기술자로 2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희상 세븐브로이 브루마스터 겸 부사장이다. "쉽지만 특별한 맥주를 만들겠다"던 일성을 차근차근 현실로 만들어 온 김희상 브루마스터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위치한 세븐브로이 팝업스토어에서 만났다.

세븐브로이의 '대표 밀맥주'는 김 브루마스터의 도전이자 자부심이 된 맥주다. 수제맥주 하나만을 바라보며 뚜벅뚜벅 걸어온 김 브루마스터는 품질에 있어서 결코 타협하지 않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특별한 향기가 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 원료 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수제맥주이기 때문에 원칙이 있다. 원료는 가장 좋은 걸로 쓴다. 독일산 밀맥아, 300여 가지의 홉 중 2~4종만 인정받는 '노블 홉(Noble hop)' 등 엄선된 프리미엄 재료만 사용했다. 노블 홉은 가장 전통있는 홉으로, 훌륭한 향을 갖고 있다."

대표 밀맥주를 개발한 세븐브로이의 대표 브루마스터 김희상 부사장. 사진=세븐브로이
대표 밀맥주를 개발한 세븐브로이의 대표 브루마스터 김희상 부사장. 사진=세븐브로이

 

그는 아로마 향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 한국인이 어렸을 때부터 즐겨먹던 과자·빙과류·껌·사탕 등에 많이 들어간 과일을 떠올렸다. 자두맛 사탕, 파인애플 샌드 등은 누구나 한번 이상 경험한 제품이다. 때문에 복숭아·파인애플·패션 푸르츠가 가장 익숙한 맛이라고 생각했다. "3가지 향의 천연 추출물을 영국에서 수입해 왔다. 고품질 원료를 사용한 수제맥주이기 때문에 아예 합성 향료를 쓸 생각은 하지 않았다."

효모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향(clove)과 바나나향의 바이젠(weizen) 효모 대신 벨기에산 '세종(saison)'을 사용했다. 세종은 효모에서 오는 하얀 후추 같은 스파이시한 캐릭터와 오렌지, 레몬과 같은 프루티함이 잘 어우러진다. 높은 탄산감과 드라이한 피니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종은 발효도가 상당히 높다. 발효도가 높다는 것은 효모가 당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다. 맥주 안에 당이 아주 적게 남아 있으면 굉장히 드라이하게 나온다. 아로마도 달달한데 맛까지 달면 부딪힌다. 대표적인 게 뱅쇼다. 달짝지근하지만 여러 잔 먹으면 부대낄 수 있다. '대표 밀맥주'를 마시면 코에서는 풍부한 달콤함을, 입안에서는 깔끔함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2020년 1월 시작한 콘셉트 회의부터 샘플 제작, 생산까지 4개월이 걸렸다. 같은 해 5월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다. 곰표 밀맥주는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편의점 맥주시장을 휩쓸었다. "곰표 밀맥주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수제맥주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후 수많은 수제맥주가 편의점 시장에 등장했다. 소비자들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맥주 회사가 있었나' 생각할 정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수제 맥주 대중화를 이끈 것에 가장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수제맥주 인기는 주춤하고 있다. '곰표 밀맥주' 이후 타 브랜드와 협업(콜라보)한 맥주가 쏟아지면서 피로감을 증가시켰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에 세븐브로이는 수제맥주 침체기를 극복하고자 사업 분야를 확장해 맥주뿐만 아니라 △무알콜 맥주 △RTD 하이볼(자몽·복숭아·유자) △하드셀처 △홉스파클링워터(탄산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 상반기 내에 30여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서울 서울숲 인근에 문을 연 '숲속 양조장'. 사진=배소라 기자
국내 대표 수제맥주전문기업 세븐브로이맥주가 '대표 밀맥주'로 브랜드의 새 출발을 기념해 팝업스토어 '숲속양조장'을 열었다. 사진=배소라 기자

 

'곰표' 떼고 '대표 밀맥주'로 변신

올해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 브랜드명과 로고에서 '곰표'를 떼고 '대표 밀맥주'로 새출발했다. 대한제분과 계약이 종료된 데 따른 조치다. 대표 캐릭터도 곰에서 호랑이로 탈바꿈했다. 브랜드 이름과 패키지 디자인이 바뀌면서 소비자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12일 세븐브로이는 서울숲 인근에 '숲속 양조장: 세로 ON 대표(이하 숲속양조장).'라는 이름의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로 나와 5~6분 걸어가 서울숲 6길과 서울숲 4길 사잇길로 200m가량 들어가면 오른쪽에 숲속을 연상케하는 양조장이 등장한다.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얼핏 보면 잘 꾸며진 카페 같다. 입구 왼편에는 곰 대신 호랑이 캐릭터가 그려진 대형 '대표 밀맥주' 모형이 세워져 있고, 오른 편에는 실제 사용됐던 양조 기기인 브루하우스(자비조·당화조)가 전시돼 있다.

28일까지 약 2주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에 대한 호응은 뜨겁다. 팝업스토어 공식 오픈 전부터 길을 지나가는 이들이 ‘숲속 양조장’ 간판을 보고 들어가보고 싶어했다. 오픈 하자마자 팝업스토어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주말 이틀간 약 3000명이 방문했다. 이곳에선 병이나 캔으로만 즐길 수 있는 '대표 밀맥주'를 생맥주로 마셔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상에서도 '대표 밀맥주' 팝업스토어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숲속양조장' 해시태그는 1000개가 넘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평일 800명, 주말 1000명 정도 예상했으나 토요일 1400여명, 일요일 1700여명으로 주말 이틀간 3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며 "생맥주 시음과 브루하우스 포토존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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