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알볼로, 돌연 "치즈사입 조사"... 본사 비판 점주들 "보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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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알볼로, 돌연 "치즈사입 조사"... 본사 비판 점주들 "보복성"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06.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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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하 반대' 15곳 포함 총 33곳에 '내용증명'
"치즈 발주량 적은 매장, 소명 안될 시 계약해지"
일부 점주들 "재고확인 없이 발주량만 보고 협박"
본사에 항의하자 "해프닝" 답변… "주먹구구식 운영" 비난
(왼쪽부터) 알볼로에프앤씨의 이재원 부대표, 이재욱 대표. 사진=피자알볼로 홈페이지
(왼쪽부터) 알볼로에프앤씨의 이재원 부대표, 이재욱 대표. 사진=피자알볼로 홈페이지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가 최근 일부 점주들에게 모짜렐라치즈 사용량이 줄어든 이유를 소명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내용증명을 받은 점주들은 최근 원가 공개와 가격 인하 반대를 요구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12일 <시장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피자알볼로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로부터 '올해 1~4월 모짜렐라치즈 사용량이 줄어든 이유를 소명하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한 점주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본사는 가맹점주에게 4개월간 판매 매출 대비 치즈 구매량 부족분 소명을 요청했다.

알볼로에프앤씨가 가맹점에 보낸 내용증명에 따르면 "피자를 제조함에 있어 치즈를 사입해 사용했거나 레시피를 준수하지 않고 치즈를 현저히 적게 사용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필수품목 사입은 '상품의 조달과 관리 및 대금의 지불' 위반, 레시피 미준수는 '지도지침준수 및 취급 상품 제한' 위반에 해당돼 가맹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치즈의 사용량이 현저히 낮은 이유에 대한 소명을 하지 않거나 명확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도 가맹계약 해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피자알에프앤씨가 가맹점에 보낸 내용증명 일부. 

이에 대해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재고량과 주문량도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부적절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한 가맹점주는 "올 1월에 치즈값 폭등이 있다고 해서 지난해 12월에 다량 구매한 매장들이 많다"며 "재고 확인도 없이 단순 발주량만 보고 사입이라 판단하고 내용 증명을 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거꾸로 본사에 소명을 요청하고 싶다. 본사가 주장하는 치즈 한 박스당 매출 기준 근거와 정확한 치즈 구매량을 알고 싶다"고도 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이런 압박이 보복 조치라고 주장했다. 한 점주는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언론 제보에 협조한 가맹점들에게 보복하기 위해 내용 증명을 보낸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치즈 사용량이 모자란 매장에 보냈겠지만, 언론 제보 이후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점 때문에 시기상 보복성 조치로 받아들여진다"며 "실제로 본사가 내용증명을 보낸 가맹점은 총 33곳이고, 이중 15곳은 원가 공개를 요구하며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 위해 준비 중인 가맹점들이다. 일부 반송된 내용증명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점주 역시 "제품당 치즈량과 매장보관 재고량이 각각 다르고, 취소 주문을 삭제 못했을 수 있는 등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본사가 직접 사입한 증거를 잡아내지 않고 매출과 발주량으로 어림잡아 내용증명으로 계약해지를 운운하는 것은 본사에 대항하지 말라는 협박으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알볼로에프앤씨는 피자 가격 인하 논란 기사가 보도된 이후 매장 운영 홈페이지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관련기사: [단독] "광고집행 회유, 일방적 가격인하"... 피자알볼로, 점주 불만 속출

법무팀 직원은 홈페이지에 "일부 가맹점에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언론사에 제보하며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인한 가맹본사와 수많은 가맹대표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며 "가맹계약서 15조(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따라, 정확한 사실내용이 아닌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법적책임(손해배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정확한 사실확인 후 게시글을 작성해 주시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내용증명을 받은 일부 점주들이 슈퍼바이저에 항의하자 돌아온 답변은 "해프닝이다"는 말이었다. 한 점주는 "이렇게 심각한 내용증명을 보내놓고 단순 해프닝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 회사가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는지 알겠다"고 비난했다.

알볼로에프앤씨는 이에 대해 가맹본부로서 가맹계약에 따른 정당한 요청을 했다는 입장이다. 알볼로에프앤씨 관계자는 "매장 매출 대비 치즈사용량이 적어 이 부분에 대한 소명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식자재 사입으로 인해 품질 표준화를 저해할 우려와 위생 사고 위험도 있어 본사에서 가맹점을 대상으로 비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브랜드 관리와 가맹 계약을 준수하는 가맹점 보호를 위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의무이자 책임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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