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알볼로, 가맹 게시판 폐쇄... '신메뉴 불만 폭주' 불편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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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알볼로, 가맹 게시판 폐쇄... '신메뉴 불만 폭주' 불편했나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09.0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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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볼로에프앤씨, 신메뉴 놓고 점주들과 또 충돌
신메뉴 재고관리, 공정 과정 어려움 호소
"공정시간 기존 2배... 바질은 버리는게 더 많아"
일부 점주들 "의견 묵살하려 폐쇄" 주장
본사 "소통 차단 아냐... 사업방해 악용 사례 발견돼 부득이 폐쇄" 해명
피자알볼로가 지난달 선보인 신메뉴. 사진=피자알볼로
피자알볼로가 지난달 신메뉴인 로마식 통밀 도우에 생토핑을 듬뿍 얹은 '정통 프리미엄 이탈리안 피자' 2종을 선보였다. 사진=피자알볼로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가 신메뉴 판매를 거부하겠다는 가맹점주들의 불만글이 쇄도하자 가맹 자유게시판을 폐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본부 측이 가맹점주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의도적으로 게시판을 폐쇄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알볼로에프앤씨 측은 "관련 없다"고 일축했다.

6일 시장경제 취재에 따르면 피자알볼로가 최근 내놓은 신메뉴는 로마식 통밀 도우를 사용한 ‘마르게리타’와 ‘잠봉루꼴라피자’ 2종이다. 가맹점주들은 해당 신메뉴의 조리과정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 가맹점주는 "신메뉴 공정 시간이 기존 피자의 2배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또 일부 점주들은 신메뉴를 만드는 시간뿐 아니라 토핑에 올라가는 바질과 루꼴라가 단가도 높고,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간도 짧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고 반발했다.

한 가맹점주는 "신메뉴의 메인 식자재인 바질과 루꼴라는 본사 차원에서도 납품관리가 어려워 사입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배송비 4000원씩 내고 극소량만 주문해야한다"며 "바질은 아무리 매장에서 관리를 잘해도 2~4일이면 상품으로 못낼 정도로 색이 변한다. 사실상 버리는 게 더 많은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빵도 로마식 통밀 도우여서 공정이 복잡해졌다. 재고관리나 조리 과정이 2~3배 어려워졌는데 판매가는 오히려 내려 가맹이 수익보는 부분이 없다"고 토로했다.

당초 가맹본부가 신메뉴 판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면서 제시한 피자 한 판당 판매가는 2만 1,000원이었으나, 실제 판매가는 이보다 더 저렴해진 1만9,000원으로 정해져 점주들의 부담이 더 커진 실정이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점주들은 '남는게 없다'며 항의하고 있지만, 본사는 '미끼 상품이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제보자
피자알볼로 가맹사업본사가 지난달 30일 올린 공지사항. 사진=제보자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소통창구마저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피자알볼로 가맹본부는 지난달 30일 소통 창구를 일원화하겠다는 이유로 가맹 자유게시판을 폐쇄했다. 알볼로에프앤씨 관계자는 "현재 본사-가맹점 간 소통창구가 OMS사이트의 가맹 자유게시판과 문의하기, FC다움 매장요청관리 등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어 본사에서 효율적으로 가맹점 대표님들의 문의에 응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가맹자유게시판을 폐지하고 FC다움(가맹점주 전용 앱) '매장요청관리' 한 곳으로 가맹점 대표님들과 소통 창구를 일원화해 운영하고자 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가맹점주들은 '매장요청관리'가 투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가맹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가맹점주들과 본사 모두 볼 수 있지만, 앱의 매장요청관리에선 가맹점주들이 올린 글을 본부만 확인할 수 있다.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의 정책에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한 가맹점주는 "점주들 호소에 본사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돌연 가맹 자유게시판을 폐쇄했다"며 "신메뉴 판매를 거부하겠다는 글이 쇄도하며 현실적으로 팔기 힘들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본사가 이를 묵살하기 위해 폐쇄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본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점주들의 의견을 묵살시키려는 행위는 선뜻 이해가지 않는다"며 "가맹본부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가맹점주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가하는 행위는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 상생하겠다고 말만 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대응을 해야할 때다"고 지적했다.

알볼로에프앤비 측은 소통을 차단할 목적으로 폐쇄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알볼로에프앤비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의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사실과 다르거나,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을 임의로 유포해 여타 가맹점주들의 사업을 방해하는 용도로 악용되는 사례가 발견돼 부득이하게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FC다움으로 소통 채널을 일원화 함에 따라 '정책 제안 사항' 카테고리 등을 신설해 가맹점주들의 문의에 임직원이 직접 소통하고 답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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