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고집행 회유, 일방적 가격인하"... 피자알볼로, 점주 불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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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광고집행 회유, 일방적 가격인하"... 피자알볼로, 점주 불만 속출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05.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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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집행투표 찬성 종용에 점주들 반발
"본사서 왜 혼자만 반대하나, 찬성하라 했다"
찬성 50% 넘으면 매달 55만원 내야
본사 "크기 줄이고, 5천원 가격 인하"
점주들 "가격 인하하면 부담 가중"
(왼쪽부터) 알볼로에프앤씨의 이재원 부대표, 이재욱 대표. 사진=피자알볼로 홈페이지
(왼쪽부터) 알볼로에프앤씨의 이재원 부대표, 이재욱 대표. 사진=피자알볼로 홈페이지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엔씨가 중앙 광고를 집행하고 피자 판매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하반기 전략을 세우자 가맹점주들 사이에 반발이 거세다. 특히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중앙 광고 집행 찬반 투표 과정에서 본사 직원이 찬성표를 유도하는 취지의 연락을 돌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체 가맹점 중 50% 이상이 동의해야 중앙 광고 집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알볼로에프엔씨는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하반기 중앙 광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알볼로에프엔씨는 올해 혁신형 중소기업 방송광고 활성화 지원사업에 신청해 선정됐다. 이 사업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도 비용 부담 등으로 방송광고를 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의 방송광고 제작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에 선정된 기업은 KBS, MBC, SBS 기준으로 3년간 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선정기업에는 방송광고 제작비를 지원하고 광고마케팅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한다. TV 광고는 제작비의 50%를 최대 4500만원까지, 라디오 광고는 제작비의 70%를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알볼로에프엔씨 측은 "금액으로 지급받는게 아니라 알볼로에프엔씨가 광고비를 책정하면, 그에 상응하는 프로그램 광고를 추가로 집행해주는 형태다. 광고비를 집행해야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본사와 가맹점의 중앙광고 실 비용은 필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알볼로에프엔씨 측이 중앙 광고 찬반 투표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자알볼로 한 가맹점주는 "본사 슈퍼바이저가 전화로 다른 가맹점주들은 다 찬성했는데, 왜 혼자만 반대하냐고 물었다"며 "반대표를 던진 가맹점을 방문한다고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 역시 "슈퍼바이저가 어차피 본사에서 강행할 것이라며 무조건 찬성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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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와 가맹점과의 광고비 분담은 5:5 비율이다. 다만 본사는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으로 광고비를 채울 수 있지만, 점주들은 매월 54만6448원을 내야한다. 알볼로에프엔씨 관계자는 "광고비 집행과 관련해 가맹 대표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했고, 적은 비용으로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며 "일부 가맹점에서 오해를 하고 있다.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겠다"고 해명했다. 

점주들의 불만은 본사 측이 광고비 집행을 위해 가맹점주들에게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투표를 진행하고 찬성표를 유도하면서 커졌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가맹점 수익증대를 위해 피자 크기를 1인치 줄이고, 가격을 5000원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점주들의 불만에 불을 지폈다. 

이재욱 알볼로에프엔씨 대표는 매장 운영 홈페이지를 통해 "목동본점에서 2개월간 테스트한 결과, 사이즈를 1인치 줄이고 가격을 5,000원 인하할 수 있었다"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맹점 수익증대를 위해 협력사의 도움과 전 재료의 가격 비교를 통해 약 3% 정도의 원가절감을 이뤄냈다"고도 밝혔다.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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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맹 게시판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3만원 기준 피자 가격을 5000원(16.7%) 인하하고 원가율은 3% 내릴 경우, 점주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이 가격 인하 전과 동일한 이익을 얻기 위해선 더 많이 팔아야 한다. '박리다매(薄利多賣)' 식으로 피자를 더 많이 판매하려면 매장 인건비와 배달비 등이 높아진다. 따라서 매출은 동일하더라도 인건비와 배달 대행비 영향으로 수익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한 가맹점주는 "판매 가격 인하 전과 동일한 수익을 거두려면 상당히 큰 매출 상승이 있어야 하는데, 노동력 추가 투입 등을 고려하면 가맹점에 큰 피해를 줄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 역시 "일반 가맹점이 아닌 본사 직영점에서 고작 두 달간 테스트하고 300여개가 넘는 매장에 일원화 시키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렇게 중요한 정책을 가맹점 투표나 동의 없이 강행하는 것은 갑질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가맹점주들의 우려와 달리, 알볼로에프엔씨 측은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중앙 광고 집행과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피자 알볼로 관계자는 "판매가는 16.7% 내리고, 원가율은 3% 인하하기 때문에 판매가 인하와 광고를 통한 고객수 증가가 13% 이상되는 시점부터는 가맹점의 수익은 그 이상으로 증가된다"고 설명했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판매 가격을 내리면 평소보다 더 많이 팔아야 하는데 최근 가스비, 전기료, 배달비 등이 폭등한 점을 감안하면 점주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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