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 세계에 수출되는 K-푸드의 무한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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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 세계에 수출되는 K-푸드의 무한변신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06.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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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회째 맞는 '2023 서울푸드' 가보니
작년 대비 참가 기업·부스 30~40% ↑
수출 지향적인 '쌀·김' 제품 가장 많아
올해 전시회 트렌드는 '비건·친환경'
사진=배소라 기자
지난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푸드’ 전시회장에 관람객들이 입장을 앞두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배소라 기자

지난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2023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이하 서울푸드)'는 국내외에서 유통되는 식품을 한 자리에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행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현장시식이 가능해지면서 행사장은 부스 탐방에 나선 국내외 주요 바이어와 기업 관계자, 일반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경기도 고양 킨텐스 제1전시장은 개막 행사가 시작되기 한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등록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이번 박람회에는 사전 등록만 2만7,000명에 달해 현장 등록까지 포함하면 총 4만5,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은 41년 전통의 아시아 4대 식품 전문 전시회다. 국내 식품산업 기업들의 수출과 국내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식품산업의 트렌드와 혁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다. 

종전 전시회보다 규모도 더 커졌다. 올해 참가국은 39개국, 참가업체수는 1,316개사, 전시부스는 2,515부스가 참여했다. 지난해 행사 대비 참가기업은 약 37%, 부스 는 약 44% 증가했다. 유정열 KOTRA 사장은 "K푸드가 해외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국내 시장 진출이 어려운 기업들이 많다"며 "이번 서울푸드가 판로 확대와 다양한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3 서울푸드’에 참가한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시관. 사진은 가루쌀 제분 시연 모습. 사진=배소라 기자
‘2023 서울푸드’에 참가한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시관. 사진은 가루쌀 제분 시연 모습. 사진=배소라 기자

 

사진=배소라 기자
코트라가 선정하는 '서풀푸드 어워즈'에서 '이노베이션' 부문을 수상한 백제 신제품 '팝떡'. 사진=배소라 기자

 

대표 K-Food 쌀·김의 무한 변신

한국 식품 기업들은 새로운 바이어들을 물색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식품 국내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쌀’이었다. 쌀가공식품제조업체가 52곳이나 참여했다. 2022년에는 쌀가공식품 수출액이 181.8백만불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 경기침체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며 K-푸드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쌀로 만든 제품은 떡·면·과자·빵·농산가공식품·밥·장·술·음료 등으로 다양했다. 현장에는 쌀가공식품 수출 주요 품목인 떡볶이와 전통떡을 HMR(가정간편식) 형태로 선보인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쌀떡을 이용해 팝콘 형태의 과자 ‘팝떡’을 선보인 농업회사법인 '백제' 전시관이었다. 팝떡을 시식한 한 관람객은 "쌀떡으로 팝콘 맛을 낼 수 있을까 궁금해서 먹어봤다"며 "팝콘보다 담백하고, 팝콘 특유의 바삭함도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코트라가 선정하는 '서풀푸드 어워즈'에서 '이노베이션' 부문을 수상했다. 김문수 한국쌀가공식품협회장은 "백제 신제품 '팝떡'은 아이디어가 넘치는 신제품이다"고 평가했다.

'2023 서울푸드'에 참가한 주식회사 광천김 전시관. 사진=배소라 기자
'2023 서울푸드'에 참가한 주식회사 광천김 전시관. 사진=배소라 기자

'김 수출' 세계 1위 국가인 만큼 김을 전시하는 부스도 많았다. 김 제조·판매업체 중 '광천김' 전시관이 규모가 가장 컸다. 이곳에는 수출 상담을 원하는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김준수 광천김 국내영업팀 대리는 "지난해 서울푸드에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어 올해 부스 준비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며 "지난해 수출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전통 간식인 부각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오희숙 식품 명인이 만든 부각을 생산하는 '하늘바이오'는 건다시마 튀각과 찹쌀 서리태 콩부각 신제품을 들고 나왔다. 이규훈 하늘바이오 영업본부·해외영업 부장은 "우리나라 부각 명인은 오희숙 명인 한명뿐이다. 파평 윤씨 집안에서 400년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방식의 양념으로 부각을 만들고 있다"며 "현재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는데 수출뿐 아니라 국내 영업 판로를 넓히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2023 서울푸드’에 참가한 농심태경 홍보 부스 앞에서 관람객들이 베지가든 제품을 시식하고 있는 모습. 사진=배소라 기자
‘2023 서울푸드’에 참가한 농심태경 홍보 부스 앞에서 관람객들이 베지가든 제품을 시식하고 있는 모습. 사진=배소라 기자

 

비건 식품·종이뚜겅 등… 친환경이 대세

비건을 내세운 제품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농심태경 부스 앞에는 대체육으로 만든 치킨강정과 미니바오를 시식하려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농심태경은 농심그룹의 새로운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인 베지가든 제품들을 홍보했다. 대체육으로 만든 HMR제품부터 식물성 치즈 슬라이스, 소스류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농심태경 관계자는 "현재 베지가든 제품을 2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국내외 바이어와 기업 관계자들의 문의가 많고, 관람객들의 시식 평도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에스앤플랜의 종이 용기와 종이 뚜껑 제품. 사진=배소라 기자
에스앤플랜의 종이 용기와 종이 뚜껑 제품. 사진=배소라 기자

정부의 매장 내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용 금지 정책에 따라 친환경 용기를 선보이는 식품 포장 업체들도 다수 참가했다. 올해 서울푸드에 처음으로 참가했다는 김성남 에스앤플랜 대표는 "친환경 누수 방지 종이 뚜껑과 자동 실링기를 개발했다"며 "심하게 흔들어도 음료 누출이 없고, 소비자가 음료를 들고 걸을 때 안정적이어서 포장 또는 배달 전문 업체에서 사용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사진=배소라 기자
향료 전문 제조 판매업체인 제이에프에프(JFF) 전시관. 사진=배소라 기자

 

제로 탄산 열풍에 '천연 향료' 인기 

음료에 넣는 식품향료 전문업체 부스도 눈에 띄었다. 향료 전문 제조 판매업체인 제이에프에프(JFF) 전시관을 찾은 예비창업주 김모(55) 씨는 "음료를 조제해 병·캔·파우치에 담아 판매하는 RTD(ready to drink) 음료를 만들려고 한다"며 "RTD 음료에 넣을 천연 향료를 상담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최철희 JFF 영업팀 과장은 "음료·제과·빙과·건기식 등 100여 업체에 향료를 판매하고 있다"며 "B2B 거래로 고객이 원하는 향료를 찾아 완벽하게 구현해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바이어들이 부스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삼양그룹 식품 계열사인 삼양사 부스에도 식품 향료가 전시돼 있었다. 삼양사 식품바이오연구소 솔루션센터 관계자는 "웰치스 제로, 이슬톡톡, 상쾌한 액상형 등에 들어가는 향료를 제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푸드에 올해 처음으로 참가한 삼양사는 대표 스페셜티 소재인 알룰로스와 건강기능성 원료로 쓰이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과 프락토올리고당분말 등 프리바이오틱스 홍보에 나섰다.

국제관 부스도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서울푸드 개막식에는 크리스토퍼 이브(Cristopher Eve) 인포마마켓(Informa Markets) 아시아 부사장을 비롯해 국가관으로 참여하는 23여 개국의 대사들이 참석했다. 서울푸드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 업체의 참가율 비중이 높아졌다"며 "과거에 미국 캐나다 중심으로 들어왔던 고기류도 올해는 우루과이와 남미 쪽에서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식 이틀째인 31일에는 행사장 3층에서 '제7회 글로벌 푸드 트렌드&테크 컨퍼런스'가 진행된다. 전 세계 푸드테크 관련 전문가들이 빠르게 면하는 평균 실종의 양극화 시대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소비자 니즈를 충족해야 하는 식품업계에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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