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린이 박물관이야? 키즈카페야?"... hy 평택 신공장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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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어린이 박물관이야? 키즈카페야?"... hy 평택 신공장의 변신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03.28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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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유산균 음료업계 이끈 'hy'
평택 신공장 오프라인 견학 가보니
야쿠르트 만들어지는 과정 한 눈에
전문 안내원이 1시간 가량 설명
VR게임・포토존 등 체험거리 풍성
마무리는 신선한 요구르트 식음
hy 평택 신공장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공장 견학 'hy팩토리+'에서 전문도슨트(안내인)이 안내하고 있는 모습. 사진=배소라 기자
hy 평택 신공장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공장 견학 'hy팩토리+'에서 전문도슨트(안내인)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배소라 기자

야쿠르트는 1970년대부터 반세기 넘게 한국인의 위장을 책임지는 국민 음료로 자리잡았다. 프로바이오틱스가 국내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들게 한 일등공신으로 단연 '야쿠르트'를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야쿠르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최근 hy(에치와이, 옛 한국야쿠르트)는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평택 신공장 오프라인 견학 공간 'hy 팩토리+'를 열었다. 지난 1978년 설립된 평택 공장은 2018년 12월 모든 공정을 자동화한 새로운 공장으로 열렸다. 견학 프로그램은 2020년 코로나 확산으로 외부인 출입을 금하면서 온라인으로 운영하다 3년만에 재개했다. 이곳에선 야쿠르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다채로운 체험도 즐길 수 있다.

24일 오전 평택화성고속도로 어연IC를 빠져나와 차로 5분 정도 달리니 어연·한산지방산업단지 사이로 알록달록한 색상의 'hy'라고 적힌 낯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50년간 국내 유산균 음료업계를 이끌고 있는 hy의 평택 신공장이다. 약 9,500평 대지 위에 지어진 평택 신공장은 깨끗함 그 자체였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야쿠르트 캐릭터 'D20(디이공)'과 프래시매니저들이 사용하는 냉장카트 '코코'가 보였다. 디이공은 hy만의 유산균 선별 과정이 20일 걸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평택 신공장은 배양 탱크와 조합 탱크 각각 36대, 43대를 비롯해 공통 12대 등 총 91대의 탱크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 약 210만개의 야쿠르트가 만들어진다. △야쿠르트 라이트 △얼려먹는 야쿠르트 △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 △비타·키즈·뷰티플러스 △메치니코프 플레인·사과 △멀티비타 프로바이오틱스 △통합 야쿠르트 등이 생산된다.

hy 평택 신공장 내부. 총 36개의 배양・조합 탱크가 있다. 사진=배소라 기자
hy 평택 신공장 내부. 총 36개의 배양・조합 탱크가 있다. 사진=배소라 기자

 

20일간 튼튼한 유산균만 골라내

평택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은 배양 시럽과 조합, 용기제조, 충전과 포장, 저장, 검사과정을 거쳐 출하된다. 가장 먼저 공장으로 재료가 들어오면 살균을 통해 세균은 죽이고 유산균을 키워주는 배양 탱크로 이동한다. 뜨거운 스팀으로 살균해 배양 탱크 속이 깨끗해지면 살균된 원료(우유)가 공급된다. 엄마 유산균으로부터 배양을 하고, 그 과정에서 힘 없고 약한 유산균들을 걸러낸 뒤 튼튼한 유산균들만 골라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20일동안 세 번 반복하면 몸에 좋은 건강한 유산균들만 남게 된다. hy만의 엄격한 유산균 선별 과정이다. 

야쿠르트 공정
공장으로 재료가 입고된 후 야쿠르트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사진=hy 홈페이지

20일동안 세 번의 선별 과정을 통해 건강한 유산균만 골라내 조합 탱크에서 맛과 영양을 위해 달달한 시럽을 섞는다. 이어 써지 탱크로 옮겨 발효유와 살균된 물을 섞으면 우리가 즐겨 마시는 야쿠르트 용액이 완성된다. 배양 탱크에선 야쿠르트 기준으로 2,700만병이 생산된다. 1,000만명 서울 시민이 3일 가량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익숙한 야쿠르트 병이 보였다. 얼핏 봐도 수백개가 넘는 야쿠르트가 일렬종대로 배치돼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사진=배소라 기자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익숙한 야쿠르트 용기가 보였다. 얼핏 봐도 수백개가 넘는 야쿠르트가 일렬종대로 배치돼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사진=배소라 기자

 

고속 카메라로 야쿠르트 용기 선별 

야쿠르트 병 안에 담기는 충전 단계도 살펴봤다. 우선 병 안을 깨끗하게 해주는 이온 세척 과정을 거친다. 이온 세척기는 용기 내부 이물질을 제거하는 이온 세척 장치로, 코로나 방제를 통해 이온을 감소시켜 불필요한 이물질과 정전기를 제거한다. 투입한 용기를 거꾸로 세운 뒤 용기를 회전시켜 자유 낙하를 통해 이물질을 1차적으로 제거한다. 이후 이온화된 공기를 투입해 용기내 정전기를 없애고 진공흡입을 통해 이물질을 완전히 없앤다. 

고속 카메라로 용기 내부를 촬영해 성형이 잘못되거나 파손된 용기, 이물질이 섞인 용기 등을 선별한다. 제트 프린터를 통해 유통기한을 표기한다. 이 과정에서 유통기한 표기 불량 제품을 선별하는데, 잘못 표기된 용기는 제거된다.  

충전의 마지막 단계에는 완성제품의 용량과 유통기한을 검사한다. 먼저 용기를 투과해 용량 부족 제품을 선별해 제거한다. 또, 수축필름으로 포장된 제품의 용기를 감지해 정량을 판별한다. 이후 고속카메라를 활용해 인쇄된 유통기한 정보와 품질을 검사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뒤에야 무결점의 완전한 제품이 출고된다. 자동화 로봇 시스템으로 포장 공정까지 마친 제품은 10℃ 이하로 설정된 냉장 창고로 옮겨진 후 차가운 상태로 물류소에 전달된다. 물류소에서 영업점으로 운반된 제품은 프래시매니저가 이동식 냉장카트 '코코'를 이용해 신선하게 배달해 준다. 

프로바이오틱스 체험관에 마련된 VR체험존. 사진=배소라 기자
프로바이오틱스 체험관에 마련된 VR체험존. 사진=배소라 기자

 

눈·귀·입이 즐거운 프로바이오틱스 체험관

오프라인 견학의 하이라이트는 프로바이오틱스 체험관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꾸며져 있어 어린이 박물관을 연상케한다. 현미경으로 프로바이오틱스 균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다양한 특허 유산균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입과 위, 장을 재현해 놓은 방으로 들어가면 몸 속에서 유산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이나 대장균을 잡는 VR게임도 흥미로웠다.

약 1시간 동안 견학이 끝나면 공장에서 만든 신선한 야쿠르트를 마실 수 있다. 국민 음료인 야쿠르트를 눈과 귀, 입으로 즐기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hy관계자는 "온·오프라인 공장 견학을 통해 우리가 평상시 마시는 야쿠르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서 보고 경험할 수 있다"며 "별도로 비용이 들지 않아 어린 아이를 둔 가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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