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이젠 내려놓으시죠"... 이재명 전 비서실장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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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이젠 내려놓으시죠"... 이재명 전 비서실장 극단 선택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3.03.1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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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탓"
검찰 "한 차례 외에는 조사 없었다"
유동규 "李 본인이 책임져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된 성남시 수정구의 자택 앞에서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된 성남시 수정구의 자택 앞에서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전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재명 대표 주변 인물이 유명을 달리한 5번째 사례다. 

9일 자택에서 발견된 전씨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받는 혐의와 관련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유서에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은 오후 7시 반경 주거지인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전씨는 1978년 성남시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행정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이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헌욱 전 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때는 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 모친상에 대리 조문을 가기도 했다. 전씨는 퇴직 후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의 공범으로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현장에서 노트 6쪽 분량의 유서를 발견했다.

전씨는 유서에서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유서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이 유서 공개를 거부해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에 관해서는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평소 전씨는 본인이 억울하게 사건에 연루됐다고 주변에 토로해왔다는 후문이다.

성남FC 사건은 이재명 대표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가 핵심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러운 공직 성과들이 검찰 앞에 조작당하고 지속적인 압박 수사를 받으며 얼마나 힘들었겠나,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저 때문입니까"라고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검찰 측은 "지난해 12월 26일 한 차례 영상녹화 조사를 진행했고 그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요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 관련 공판에 출석하던 중 전씨의 사망 소식과 관련해 "위법적인 행정 요구가 이런 사건들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은 "본인(이재명)이 책임져야 하는데 항상 뒤로 물러나 있다"며 "도시공사(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경우엔 저만 기소돼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분(이재명)도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을 져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숨진 전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 이재명 대표의 사소한 부분도 다 많이 챙겼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전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서 과연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많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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