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 경영 키워드는 '불확실성·변동성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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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올 경영 키워드는 '불확실성·변동성 위기 극복'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01.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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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방향 ‘금융사고예방·디지털전환' 방점
신한·우리銀, 내부통제 힘 싣는 준법경영부 신설
국민·하나銀 등 디지털영업그룹 확대개편 특징
농협銀, DT전환 등 업무프로세스 변화 ‘눈길’
올해 주요 은행들의 경영키워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 화두다. 올 한 해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를 비롯한 경제지표 악화와 에너지, 안보, 공급망 등 여러 차원의 경제위기가 상호 증폭하는 변동성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비이자수익 부문  강화, 부실 위험 대비 리스크 관리 역할 등은 은행권의 판도 변화를 몰고 올 복병으로 꼽힌다.  사진=시장경제DB
올해 주요 은행들의 경영키워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 화두다. 올 한 해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를 비롯한 경제지표 악화와 에너지, 안보, 공급망 등 여러 차원의 경제위기가 상호 증폭하는 변동성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비이자수익 부문 강화, 부실 위험 대비 리스크 관리 역할 등은 은행권의 판도 변화를 몰고 올 복병으로 꼽힌다. 사진=시장경제DB

올해 주요 은행들의 수장들이 올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과 변동성 위기 극복'을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를 비롯한 경제지표 악화와 에너지, 안보, 공급망 등 다양한 경제위기 요소가 상호 작용해 변동성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따라 비이자수익부문 강화, 부실위험 대비 리스크 관리 역할 등은 은행권의 판도 변화를 몰고 올 복병으로 꼽힌다. 

최근 지속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서 부채부담 증가, 부동산경기 하강에 따른 위험요인 대응과 지난해 연이어 터진 횡령사건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올 선결과제로 꼽힌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과거 어느때보다 소비자보호 대비 내부통제 손질과 디지털전략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본지는 은행들의 신년사를 중심으로 올해 과제들을 살펴봤다. 
 

‘디지털사업 속도 높이기’... 전문그룹 확대재편

 

은행권은 4대 은행을 중심으로 지난해말부터 이달까지 디지털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경기 침체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새 먹거리로 ‘생활금융플랫폼'을 위한 플랫폼 고도화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사업을 추진하는 디지털전략그룹을 디지털전략사업 그룹과 'Open Innovation' 그룹으로 확대 재편해 핵심역량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한 외부 확장을 추진한다. 특히 신설된 Open Innovation그룹은 KT, 더존비즈온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 디지털 전환과 성과창출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마케팅부와 개인고객부를 디지털개인고객부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대면·비대면 고객관리 연계 등 옴니채널 마케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KB금융그룹 차원에서 금융플랫폼 등 디지털 조직을 대폭 확대했다. 윤종규 회장이 ‘넘버원 금융 플랫폼’을 목표로 디지털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고객경험디자인센터’와 ‘테크혁신센터’ 등 전문가 조직을 새로 꾸렸다. KB국민은행도 글로벌사업그룹내 글로벌플랫폼본부를 신설, 글로벌 디지털 금융 전략과 비즈니스 연계·제휴를 본격 추진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KB글로벌 플랫폼의 비즈니스 고도화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앱 ‘우리WON뱅킹’ 재구축을 위해 ‘뉴WON추진부’를 신설했다. 기존 뱅킹앱 재구축 준비 조직을 상설 부서로 확대 재편해 성공적인 우리 WON뱅킹 재구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비대면 채널의 UI와 UX를 총괄하는 ‘고객경험디자인센터’ 신설도 이번 조직개편에 포함했다. 부서별로 각각 담당하던 UI, UX 업무를 디지털전략그룹 산하 ‘고객경험디자인센터’로 집중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비대면 채널의 고객경험 제고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선 ‘트렌드마케팅팀’ 신설도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현재 MZ세대 고객을 중심으로 추진중인 고객특화 마케팅을 중장년 세대 등으로 확대해 세대별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중심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전임 은행장이던 박성호 부회장을 그룹디지털부문에 배속했다. 박 부회장은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하나금융에 몸담아온 정통 ‘하나맨’이다. 그는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통한다. 하나금융의 IT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맡을 때 하나·외환은행의 전산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디지털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장 취임뒤 모바일 앱인 하나원큐의 고도화 작업에 주력해 130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또한 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 차장, 인도네시아 법인 부행장·행장 등을 역임하며 현지 영업 성과를 달성한 ‘해외통’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은행은 DT(디지털 전환) 부문을 신설했다. 또 업무 프로세스 개선 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프로세스혁신부를 DT 부문내에 만들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의 이번 조직개편 단행의 모습은 주요 미래 먹거리로 예상되는 생활금융플랫폼 완성을 위한 조직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사고 대비 위한 ‘내부통제 고삐’

지난해 횡령·이상 외환 송금 등 잇딴 금융사고를 경험한 은행권이 준법경영부를 신설하는 등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올해 내부통제 체계 혁신 컨트롤타워인 준법경영부를 신설했다. 영업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준법감시 인력을 지역본부에 배치한다. 우리은행은 내부감사 조직인 검사실의 기능 중 본부조직 감사 기능을 분리해 본부감사부를 만들었다.

또 현장 밀착형 사전통제 및 대면 영업점의 사고예방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준법감시 인력이 지역본부로 전진 배치돼 준법감시 활동을 직접 수행한다.

KB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 권익을 최우선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보호본부를 그룹으로 격상했다. 금융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상징후 해외송금의 선제적 차단을 위한 외환거래 모니터링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고객 신뢰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 실천'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내부 감사 조직인 검사실 기능 가운데 본부 조직 감사 기능을 분리해 '본부감사부'를 신설했다. 본부감사부는 본부조직 전담 상시 감사 업무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은행은 또 여신 사후관리를 총괄하는 '여신관리본부'도 신설했다. 여신관리본부는 아래에 '관리기업심사부'와 '여신관리부'를 두고 연체 여신을 중점 관리하게 된다. 채권 회수, 기업 개선 활동 등 여신 관리를 강화해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체재를 유지하면서 그룹내 준법조직에서 은행 전체에 공문을 보내는 등 상시적인 내부통제 강화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내부통제 역량제고, 사고예방조치 세부기준 개선, 취약업무 프로세스 고도화, 상시감시 및 지점감사 강화 등 종합적인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키 위해 준법지원부 주재하에 전사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여부를 점검하는 전산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통해 영업점에서 발생하는 거래데이터를 분석, 이상 징후를 발견한다.
 

‘영업강화’에 중점 둔 인사조직개편 

주요 은행들의 올해 경영키워드로는 ‘고객접점’에 방점을 찍고 조직을 신설하거나 영업에 능통한 인력을 확대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정도영업, 내부통제, 건전성 관리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드라이븐(Data Driven)’과 직원 메타인지 강화가 인사의 핵심이다. 

일례로 직원 피드백 제도를 대폭 강화했다. 이 제도는 데이터(Data) 공유를 통해 직원 스스로의 강점을 이끌어내는 메타인지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성과 및 리더십 등 다양한 분석 결과를 직원에게 공개한다. 구체적으로 ▲HR 데이터 리포트(Data Report) ▲셀프(Self)-PR ▲마이 레쥬메(My Resume) 등 새롭게 도입한 제도를 확대해 해당 직원들에게 개인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기업고객 대상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FRM(Frontier RM)을 선발했다는 점에 눈에 띈다. 기업관련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FRM을 지역본부로 배치하는 등 심화된 맞춤형 관리를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뉴리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자산관리 전문교육을 이수한 영(Young) 프라이빗뱅커(PB)를 선발하고 과정의 정당성을 통해 역량과 성과가 우수한 직원을 조기 발탁승진 하는 등 미래를 이끌어갈 젊고 유능한 핵심인재 육성에도 주력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를 강화해 고객중심 가치는 더욱 발전시키고 직원 모두가 미래 핵심사업의 전문가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작년말 ‘고객접점 강화와 Biz지향 관점의 플랫폼조직 고도화’라는 기조 아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고객과의 접점으로 고객 니즈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품부서(수신상품부, 개인여신부 등)를 플랫폼조직으로 전환해 상품개발자와 IT인력간 유기적 협업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상품부서의 타임 투 마켓(Time-to-market) 대응 역량을 제고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본시장그룹내 트레이딩과 세일즈를 담당하는 '트레이딩 총괄’·‘세일즈 총괄'을 도입했다. 퀀트업무를 전담하는 금융공학센터를 신설해 자본 비즈니스의 고도화와 전문성 강화를 위한 환경을 구축했다. 아울러 기관Biz 경쟁 대응을 위해 기관영업본부를 신설, 영업추진 동력을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상시 감사기능 강화 ▲자산건전성 제고 ▲비대면채널 고객경험 확대 등으로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제고를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우선 내부 감사 조직인 검사실의 기능중 본부조직 감사 기능을 분리해 ‘본부감사부’를 신설했다. 본부감사부는 본부조직 전담 상시 감사 업무를 수행하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여신 사후관리를 총괄하는 ‘여신관리본부’를 신설했다. 여신관리본부는 산하에 ‘관리기업심사부’와 ‘여신관리부’를 두고 연체 여신을 중점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채권 회수, 기업개선 활동 등 여신관리 강화해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관리할 방침이다.

또한 비대면 채널의 UI/UX를 총괄하는 ‘고객경험디자인센터’ 신설도 이번 조직개편에 포함됐다. 여러 부서별로 각각 담당하던 UI/UX 업무를 디지털전략그룹 산하 고객경험디자인센터로 집중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비대면 채널의 고객경험 제고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은행의 영업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지역 기반 영업조직으로의 전환 ▲본점 조직 내 자체 영업기능 확대 ▲ESG·HR·ICT 조직 신설을 통한 전문성 강화 ▲손님과 현장 중심의 브랜드/채널 조직 확대 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영업 조직 운영 효율화와 지역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영업그룹을 ▲중앙영업그룹 ▲영남영업그룹 ▲호남영업그룹으로 분리 신설했다. 각 지역 영업그룹 내에는 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영업조직체계를 현장 중심으로 개편했다.

본점 조직의 자체 영업 기능을 확대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시장그룹을 신설하고 그룹 내 자금시장본부를 배속했다.

또한 전문성을 갖춘 인적 자원 확보와 인력 양성을 위해 기존 경영지원그룹에서 HR부문을 분리해 HR지원그룹을 신설했다. ICT 경쟁력 강화를 위해 ICT그룹 직속 부서를 통할하는 ICT본부를 신설하며 각 부문의 전문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은 대면/비대면 채널 등 고객 접점을 중심으로 하는 브랜드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위해 브랜드전략부와 채널전략부, 고객케어센터를 통할하는 브랜드채널본부를 신설하며 현장 지원을 강화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임원 인사의 방향에 대해 "현장과 성과 중심 인사, 전문성을 갖춘 젊은 리더 전진 배치, 여성 인재 중용 등"이라며 "이러한 임원 인사에는 동료가 믿고 따를 수 있는 임원, 경청과 공감의 소통 능력을 갖춘 임원이 필요하다는 인사 원칙이 준용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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