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건희 회장 2주기 조용한 추모식... 이재용, 연내 회장 승진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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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건희 회장 2주기 조용한 추모식... 이재용, 연내 회장 승진 여부 주목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2.10.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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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과 유족, 삼성 경영진 등 300여명 참석
김승연 한화 회장도 故 이 회장 선영에 참배
내달 1일 창립기념일서 회장 승진 이뤄지나
삼성 회장직, 2년간 공석... '컨트롤타워' 절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과 어머니 홍라희 여사. 사진=강민석 기자
25일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소재 가족선영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어머니 홍라희 여사(왼쪽 두번째). 사진=강민석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의 2주기를 맞아, 이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간소한 추모식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특별한 메시지 없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선영을 참배했다. 고 이 회장의 별세 이후 회장 자리가 2년간 공석인 가운데,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연내 회장 승진 여부를 두고 이목이 쏠린다. 

고 이건희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2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이목동 소재 가족 선영에서 엄수됐다. 선영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김승연 한화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도 선영을 찾았다. 아울러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전현직 사장단 및 부사장 등 경영진 300여명도 순차적으로 찾아 고인을 기렸다. 고 이 회장의 마지막을 지켰던 삼성서울병원 의료진과 간호사 등도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날 10시 50분쯤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탄 승용차가 순차적으로 선영 입구로 진입했다. 선영에 도착한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약 30분간 선영에 헌화하고, 목례를 하는 등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간소하게 추모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추모식을 마친 위, 이 부회장 등 현직 사장단 60여명은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  

5분 43초 분량의 추모 영상에는 ▲미래를 내다 본 선구자적인 혜안과 통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한 과감한 도전 ▲임직원을 중시한 '인재제일' 철학 ▲국가와 인류 사회에의 공헌 등 고 이건희 회장의 업적과 철학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경영 강연과 연설문 등 고인의 육성과 함께, 생전 고인의 모습을 회상하는 원로 경영인들과 외부 인사들의 목소리도 전했다. 아울러 삼성 직원들은 각 계열사 인트라넷에 개설된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고인을 기렸다.  

고 이건희 회장은 1987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삼성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삼성의 매출액은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이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3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했다. 

생전에 인재 확보와 양성을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식했던 고 이 회장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인재 육성과 함께 기술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여겨 기술인력을 중용함으로써 기업과 사회의 기술적 저변 확대에도 힘썼다. 

2014년 5월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고 이 회장은 6년 5개월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b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br>

 

이재용 부회장의 '승어부'... '컨트롤타워' 절실한 삼성전자

이번 고 이건희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을 기해 이 부회장의 회장직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서는 이달 27일 정기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의 승진안건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최종적인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다음달 1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회장직에 오를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회장 승진에 대한 이 부회장의 의중도 변수다. 앞서 2017년 12월 이 부회장은 최순실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라며 "앞으로 삼성그룹의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유럽 중남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된지 2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올 3·4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회장승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으로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회장직이 2년이나 공석에 놓인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올라 삼성 경영 전반의 '사령탑'을 맡아야 한다는 견해도 적잖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이 구상하는 '뉴삼성' 구현을 위해서도 회장 승진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꼽힌다. 최근 국내외를 누비며 현장경영 행보에 속도를 냈던 이 부회장은 '뉴삼성'에 대한 청사진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한다는 의미)'를 다짐했던 이 부회장의 과거 언급도 재조명되고 있다. 2020년 12월 최순실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 부회장은 " 모든 사람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삼성을 만들겠다"며 "이것이 기업인 이재용의 일관된 꿈이며, 나의 승어부"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다짐대로, 이 부회장은 아버지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사업에서 '기술경영'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글로벌 점유율에서 주도적인 입지에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물론,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 이르기까지 저변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019년 4월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생산과 연구개발 등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선언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은 3년여가 지난 현재에 이르러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1위인 대만 TSMC가 3나노의 벽에 가로막혀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앞세워 세계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했다. 2027년부터는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상용화해 압도적인 기술 '초격차'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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