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영' 재개 나선 이재용... '회장 취임' 가능성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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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영' 재개 나선 이재용... '회장 취임' 가능성 열려 있다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10.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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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취업 제한' 풀린 지 두 달째
12일 준법감시위 회의 참석 가능성
핵심 계열사 사업장 방문 등 활발한 현장 경영
해외 정재계 인사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국내 사업장서 MZ세대 직원과 직접 소통
財界 "'뉴삼성' 전략 추진 위한 동력 필요"
직원들과 인사하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직원들과 인사하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의 '회장 취임' 여부가 재계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달 15일 '취업 제한'에서 풀린 지 두 달 째를 맞는 이 부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 사업장 방문과 해외 정재계 인사 면담으로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해외 인사와의 만남이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방점이 찍혔다면, 국내 사업장 방문은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그룹 발전 전략으로 그가 제시한 '뉴 삼성' 마스터플랜 수립과 이행에 힘을 얹기 위해서라도 회장 취임의 실질적 필요가 있다는 것.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달 12일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정기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준법위는 매달 셋째 주 화요일에 정기회의를 열지만, 이번에는 위원들의 일정 등을 고려해 날짜를 변경했다. 삼성과 준법위 측은 이 부회장의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현'을 정한 2기 준법위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이 부회장은 이찬희 준법위원장을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준법위 회의에 참석한다면 회장 취임에 앞서 사전 인사도 하고 준법 경영 의지도 다지는 자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이 부회장은 복권 후 국내외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해 임직원과 소통하는 등 그룹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첫 공식 행보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 참석을 택했고, 이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생명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찾았다. 임직원 요청에 함께 사진을 찍고 직원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는 등 격의 없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금주 중에는 인천 송도 4공장 부분 가동을 시작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아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 제4공장은 단일 시설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바이오의약품 25만6000리터를 생산할 수 있다.

해외출장을 통한 현장경영 행보도 활발하다. 지난달에는 보름간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지를 돌며 민간외교사절로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했다. 동시에 각 지역 사업장 임직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방한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영국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ARM과의 포괄적 협력을 논의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회장 취임 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91년 부장 직급으로 삼성전자에 입사, 2021년 상무보에 선임되며 임원에 올랐다. 2012년 12월 44세 나이로 부회장에 오른 뒤 10년째 이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4대 그룹 총수 중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은 유일한 총수이기도 하다.

다만 회장 취임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이달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를 앞두고 있는 데다 내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내달 19일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 등이 거론된다. 사장단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에 맞춰 회장으로 취임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반면 삼성이 이미 '이재용의 시대'를 맞은 만큼 굳이 회장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해외 출장 후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난 이 부회장은 '연내 회장 승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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