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사내이사 물러날 듯… "부회장직 유지, 책임경영은 계속"
상태바
이재용, 삼성전자 사내이사 물러날 듯… "부회장직 유지, 책임경영은 계속"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0.05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일 임기만료... 연장 안 할 듯
大法 파기환송 결정으로 '리걸 리스크' 높아져
사내이사 사임으로 회사 부담 최소화
부회장직 유지로 책임경영 의지, 대내외에 밝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내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신성장동력 확보와 더불어 경영 안정화에 보다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이달 26일까지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물러난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27일 임시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상법상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되는 이사(사내·사외 포함) 임기는 3년을 초과할 수 없다. 기존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선 주총을 열어야 하는데, 최소 2주 전 소집 공고를 내야 한다. 법이 정한 기간 안에 임기연장을 안건으로 하는 주총 소집 공고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은 임기만료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된다. 다만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더라도 부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사의 미래 먹거리 및 전략사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대외신인도 및 주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해외신용평가기관과 글로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삼성 오너 일가의 리더십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너 일가의 과감한 투자 결정과 전략적 판단이 삼성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이 해외전문가들의 기본 인식이다. 

글로벌 업계의 시각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사임은 ‘책임경영 약화’로 비칠 우려가 있다. 이 부회장의 부회장직 유지 결정엔 이런 배경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6년 11월 전장 및 음향부문 세계 1위 ‘하만’(Harman) 인수는 이 부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빛을 낸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계기로 미래 블루오션으로 각광 받는 전장 사업에서 단숨에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중국 브랜드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분야 세계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이 부회장의 한발 앞선 과감한 투자 결정을 꼽는 업계 관계자들도 많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후 그는 조용히 사업 현안을 살폈다. 특히 그는 국내외 변수가 불거질때마다 현장을 찾아 해법을 모색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시행되자 5박 6일 간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지난달 추석 연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삼성물산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 부회장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경영공백'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부회장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은 25일 오전 10시 서울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