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 맛심 후덕한 내 마음의 포차
[회현역 맛집, 회현포차] 자리 없어 입성하기도 힘들지만 좀 일찍가서 일단 앉으면 김치국이 나온다. 다시마와 멸치가 우려낸 그 깊숙한 육수 맛이면 식욕 주욕 다 성급해진다. 볶음이냐 무침이냐 데침이냐? 주인장은 대개 볶음을 권한다. 제철 메뉴 위주로 시키자. 겨울엔 꼬막, 봄엔 쭈꾸미, 다른 땐 낚지 오징어 제육... 대부분 생물을 쓴다. 매콤 달콤 들척 볶음에 손댈라치면 지글지글 작은 팬에 계란 후라이가 서비스로 나온다. 이 대목에서 또 감동... 계란말이나 두부김치조차도 지글거리는 맛이 비범하다. 국물이 필요하면 김치찌개 해물두부찌개 조개탕 오뎅탕 중에 고르거나 계란탕+날치알을 시킨다. 구이도 있다. 조기 구이 고갈비 새우구이... 이게 진정 포차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뭔가 허전할 무렵 주인 아주머니 쓱 지나가며 계란 후라이를 또 턱 놓고 가신다. “이 집은 아무한테도 안 알려줄테다”
저작권자 © 시장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성복 기자
palmdor@mecono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