友軍 벽에 부딪힌 '은산분리 완화'... 與지지층 반발 심상찮다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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友軍 벽에 부딪힌 '은산분리 완화'... 與지지층 반발 심상찮다'은산분리' 놓고 여권 엇갈린 반응... 경실련·참여연대 강력 반대
박원순 "은산분리 대원칙 지키며 인터넷은행 운신 폭 넓혀야"
SK텔레콤·인터파크·미래에셋대우·교보생명 등 유력 후보 거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청와대

청와대가 추진하기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관련해 여야의 공수가 뒤바뀐 모습이다. 그동안 은산분리 사안은 보수진영이 적극 찬성해왔고, 진보진영이 결사 반대를 외쳐온 정치적 이슈였다. 하지만 상황은 뒤집혔다. 지난 8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좋은 판단을 했다"고 언급한 반면, 여권은 지지층의 반발을 우려하며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집토끼'들의 반발이 과거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분리 완화 입장을 밝힌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선 정의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주최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선 청와대의 은산분리 완화 추진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당이 반대했던 반개혁 정책이며, 대통령의 공약과도 명백하게 배치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 정책에 시동을 걸고 나서며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파크와 네이버·SK텔레콤 등이 인터넷은행 사업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해 산업재벌이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의 경우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다만 4%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 미행사를 전제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최대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이를 완화한 은행법 개정안이 2년 전 국회에 발의됐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정보기술(IT)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은산분리 대원칙을 지키되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규제가 성장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이어 국회에 입법 처리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혁신이 금융 분야와 신사업 혁신성장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성장의 새로운 물줄기가 될 것"이라며 "그 길을 정부와 국회가 함께 열 수 있도록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필요한 보완책을 함께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현장 행사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혁신 관련 법안들이 하루빨리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국회의 입법 논의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은행업 진입규제 완화 방안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다음달 은행업 관련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를 열어 오는 10월 중 진입 완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위원회가 은행산업에 대한 진입규제 완화 권고안을 내놓으면 금융위가 이를 토대로 최종 결정을 내린다. 평가위는 현재 국내 은행시장의 규모와 수익성, 적정 금융회사 수, 현행 규제체계 등을 전반적으로 따져 은행 면허 추가 발급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당초 금융위는 은행업 관련 경쟁도 평가를 올 4·4분기에 실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규제 완화에 속도감을 내달라"는 청와대 주문에 일정을 앞당겼다. 이르면 연내 제3의 인터넷은행 인허가 신청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을 중심으로 판이 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지난 2015년 IBK기업은행, 인터파크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인터넷은행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SK텔레콤이 재도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500만 가입자 보유한 SK텔레콤이 인터넷은행에 진출하면 사업적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SK텔레콤이 참여했던 컨소시엄 아이뱅크를 주도했던 인터파크, 미래에셋대우, 교보생명 등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아이뱅크는 1차 인가에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밀렸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은산분리가 반쪽 완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 계류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안에는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제한을 현재 4%에서 34%까지 풀되 ‘개인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은 제외한다는 규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법안이 만들어질 경우 SK그룹이나 네이버 등은 사실상 인터넷은행 참여에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논란은 대상 IT기업군에 삼성·SK·LG 등 대기업을 포함하느냐다. 문 대통령이 '혁신 IT 기업'을 지칭한 것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초과)이나 준대기업(자산 5~10조원) 등의 계열사는 제외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 이 부분의 결론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은산분리 무력화, 공약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소라 기자  bsrgod78@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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