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2023년 도시정비 수주액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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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2023년 도시정비 수주액 '반토막'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4.01.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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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정 수주 총액 ‘20조’
직전 년도 대비(42조) 52% 감소
4.6조 현대건설 지난해 수주킹
포스코이앤씨 4.59조로 2위
건설사들 “도정 돈 안 돼 해외 나가자”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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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올해 다크호스로 부상한 포스코이앤씨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국내 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도시정비사업 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반토막 났고, 금융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까지 하락하면서 건설업계가 지난해 보다 힘든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본지가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순위)의 2023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합산한 현대건설이 4조6122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11월까지 포스코이앤씨에 밀려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12월 막판 4곳의 사업지에서 1조5905억원을 수주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 기록을 4년에서 5년으로 경신하게 됐다.

포스코이앤씨는 4조5988억원을 달성하며 2위를 차지했다. 창사 이래 최대 수주액이다. 12월 23일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을 수주하면서 1위를 수성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대건설의 연속 추가 수주로 재역전을 당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차이는 134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두 건설사의 1위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했다.

3위는 DL이앤씨(2조3274억원), 4위 삼성물산(2조961억원), 5위 대우건설(1조6858억원) 등의 순위를 기록했다. 이어 6위 GS건설(1조5878억원), 7위 현대엔지니어링(1조2778억원), 8위 SK에코플랜트(1조1580억원) 순으로 1조원대의 수주를 올렸다. 이 외에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건설사는 없었다. 전통의 주택 강자인 롯데건설은 5173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은 1794억원 수주에 그쳤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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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도시정비수주 총액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는 점이다.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순위)의 2023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합산한 결과 수주 총액은 20조4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년도인 2022년(42조936억원)와 비교하면 52% 감소다. 2021년에는 28조7704억원, 2020년에는 18조6309억원을 기록했다.

개별 건설사 실적으로 봐도 현대건설이 2023년도에 도시정비 수주킹을 차지하긴 했지만 2022년(9조3395억원)와 비교하면 51%로 감소했다. 국내 최고 브랜드 ‘자이’를 보유한 GS건설은 2022년도 7조1476억원에서 2023년 1조5878억원으로 급감했고, 주택 강자 롯데건설은 2022년 4조2620억원에서 2023년 5173억원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1조307억원에서 1794억원으로 줄었다.

건설업계는 금융비 증가에 따른 부동산 경기 위축이 시장 축소를 가져왔다고 설명한다.

익명을 요구한 A건설사 관계자는 “2022년 3분기 레고랜드발 부동산PF 사태가 터지면서 건설 시장의 위기가 시작됐고, 코로나 펜데믹과 러시아-우크라 전쟁에 따른 자재값 상승, 코로나 엔데믹 이후 불어 닥친 고금리 악재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에 한파에 불어 닥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수익성에 대한 리스크도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등의 도시정비 사업은 건설사의 메인 사업이자 양질의 사업이지만 최근 자재값과 금융비 상승 속도가 예상을 한참 벗어나면서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위해 경쟁을 피하는 실정”이라며 “공사비 문제를 공사를 중단하는 현장이 속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도 선별 수주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경영 기조를 ‘해외’로 잡은 건설사도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지난 2일 “고부가가치 해외 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며 “대형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탄소 포집·저장·이용(CCUS)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건설시장의 글로벌 흐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안전 이슈‘를, 2022년에는 ‘품질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해외‧신사업도 언급하긴 했지만 후순위이었다.

대우건설도 ‘해외’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3일 시무식에서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 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답은 해외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시장에서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북미지역(뉴저지), 아프리카(나이지리아), 동남아(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이 해외 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이유는 국내 시장의 한계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재의 건설업은 고금리·고물가, 높은 수준의 원가로 인해 사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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